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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선을 지켜라!] 이만갑에 출연하는 북한 전문가(?)들 믿을 수 있나?

nk투데이 이동훈 기자 | 기사입력 2015/07/30 [15:35]

[상식선을 지켜라!] 이만갑에 출연하는 북한 전문가(?)들 믿을 수 있나?

nk투데이 이동훈 기자 | 입력 : 2015/07/30 [15:35]

 

안녕하세요, 상식선을 지켜라 다섯 번째 시간입니다.

이 코너는 한국, 해외에서 보도되는 북한소식들이 과연 <상식선>을 지키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 이시간에도 지난 시간에 이어 이제만나러갑니다(이만갑)에 대해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진행을 맡은 김 기자입니다. 오늘은 이동훈 기자님이 준비해 주셨습니다.

김 : 안녕하세요, 오늘 주제도 이만갑인데요, 이만갑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온 건가요?

 

이 : 네, 지난 7월 26일 방송된 이만갑 188화에서 탈북자 강명도 씨가 지난해 말 처음으로 생긴 북한식 편의점 <황금벌 상점>과 관련하여 황금벌 상점이 외화만 사용하는 외화상점이라 주장했습니다. 강명도 씨는 황금벌 상점과 같이 고급상품을 비교적 싼 가격에 공급하는 곳에서 북한 돈을 쓰게 하면 북한 주민들이 새까맣게 몰려 들 것이라며 외화상점임을 누차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황금벌 상점이 외화상점이라고 주장하는 강명도  출처 : 이만갑 방송 캡쳐
황금벌 상점이 외화상점이라고 주장하는 강명도. 출처 : 이만갑 방송 캡쳐

그런데 정말 우습게도 강명도 씨가 이 말을 하고 2분도 지나지 않아 강명도 씨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것이 방송에 드러나 버렸습니다. 이만갑 제작진에서 내보낸 자료화면에 북한 음료수 가격이 3500이라고 표시되는 등 황금벌 상점의 상품 가격이 북한 원화로 표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황금벌 상점 상품 가격 출처 : 이만갑 방송 캡쳐
황금벌 상점 상품 가격. 출처 : 이만갑 캡쳐

 

김 : 강명도 씨의 주장으로는 외화상점인데 실제 현장을 보니 가격표가 원화로 표시되었다는 말씀이시죠? 혹시 가격표는 원화지만 판매는 외화로만 가능한 건 아닐까요?

 

이 : 만약에 황금벌 상점이 외화만 사용하는 상점이라면 상품의 가격은 당연히 달러나 위안화로 표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가격이 원화로 표시되었다는 것은 황금벌 상점에서 북한 화폐도 사용한다는 뜻으로 이해해야할 것입니다.

 

김 : 네, 그렇네요.

 

이 : 또 있습니다. 강명도 씨는 북한에서 배달음식을 이용한다고 말하면서 배달은 달러로만 결재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달러로 계산하지 않으면 도로 가져간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달러결제를 주장하는 강명도. 출처 : 이만갑 방송 캡쳐
달러결제를 주장하는 강명도. 출처 : 이만갑 캡쳐

김 : 이 말씀을 하신 이유는… 이것 역시 달러로만 결재를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거죠?

 

이 : 네, 그렇습니다. 이 주장 역시 이만갑 제작진이 보여준 자료화면을 보고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료화면에 나온 북한의 전자상점 <옥류> 인트라넷 페이지에는 여성 옷이 나와 있는데 가격이 <4,600.00원>이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휴대전화 어플을 통해 나온 금성식료공장의 팥소빵(단팥빵)의 가격이 <78.4원>이라고 표시된 장면도 나왔습니다.

인트라넷 여성복 소개. 4,600.00이라고 되어 있다. 출처 : 이만갑 방송 캡쳐
인트라넷 여성복 소개. 4,600.00이라고 되어 있다. 출처 : 이만갑 캡쳐
모바일 화면에서 상품을 보는 장면, 팥소빵의 가격이 78.4원으로 나와있다. 출처 : 이만갑 방송 캡쳐
모바일 화면에서 상품을 보는 장면, 팥소빵의 가격이 78.4원으로 나와있다. 출처 : 이만갑 캡쳐

 

김 : 이렇게 영상으로 나와 있는데 강명도 씨는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이런 주장을 했을까요?

 

이 : 그것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방송을 준비하면서 자료화면을 보지 않고 방송을 했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뻔히 드러나는 거짓말은 할 수 없었을 것 같거든요.

 

 

김 : 네, 그렇겠네요.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없이 방송에서 함부로 말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없었나요?

 

이 : 네, 탈북자가 아니라 한국 코미디언이 황당한 주장을 한 일도 있었습니다.

이만갑 출연자인 코미디언 김영철 씨는 <영철 스패치>라는 프로그램 속 코너를 진행합니다. 이번 방송에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취미 때문에 주민들의 허리가 휜다면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개인의 취미를 위해 2013년에는 승마장, 2014년에는 스키장, 2015년에는 모래터배구(비치발리볼) 경기장을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 내용을 보니까 이해가 잘 안되는 게 있는데, 승마장과 스키장이라면 최근에 북한이 만든 미림승마구락부와 마식령스키장을 말하는 것 아닌가요?

 

이 : 맞습니다.

 

김 : 미림승마구락부와 마식령스키장은 혼자서 쓰는 시설이 아니지 않나요?

 

이 : 말씀하신 것처럼 미림승마구락부와 마식령스키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취미 때문에 만들어졌다고 보긴 어렵죠. 기본적으로는 북한 주민들이 이용하기 위해 만든 시설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9월 방북했던 재미동포 최재영 목사 방북기에 따르면 미림승마구락부는 원래 조선인민군 소속 일명 <534기마부대>가 있었던 훈련장이었으나 2012년 11월 군부대 직속 기무중대 훈련장을 현지 지도하던 김 제1위원장의 발기에 의해 근로자와 청소년 위주의 승마장으로 개건할 것을 지시하면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최재영 목사는 “당 간부들이나 지도급 인사들은 승마장 가는 것을 절제하는 분위기였으며 반대로 일반 주민들과 노동 계층과 청년들이 많이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6개월뿐이 안된 시점에서 벌써 수만 명의 주민들이 승마를 하기 위해 다녀갔다”고 밝혔습니다.

실내승마장에서 연습에 여념이 없는 어린이들. ⓒ최재영
미림승마구락부 실내승마장에서 연습에 여념이 없는 어린이들. ⓒ최재영

 

김 : 마식령 스키장의 경우에는 북한 주민 입장료가 북한 돈 60원이라고 들었어요.

 

이 : 네, 맞습니다. 2014년 1월 2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마식령스키장 이용요금이 북한돈 60원이라고 합니다. 거의 무료나 다름없으며 명목상 받는 수준이죠. 이것은 최대한 북한 주민들의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문턱을 낮춘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그리고 마식령스키장 개장 이후에 북한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아직 완전히 완공된 것은 아니고 숙박시설 확충, 교통 등에서 개선할 부분이 있어 보이지만 확실한 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개인적인 취미를 만족하기 위해 만든 것은 아니라는 거죠.

 

김 : 이런 시설에 관광객도 많이 찾아오고 있었던 것 같은데요.

 

이 : 맞습니다. 특히 마식령 스키장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도 하죠. 2013년 8월 12일 NK뉴스는 북한 당국이 예상 방문 인원을 하루 평균 5천명으로 기대하고, 이를 통해 총 6천만 달러 이상의 연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북한 당국은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를 만들면서 마식령 스키장과 연계하는 방안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사실을 종합해 보면 마식령 스키장을 김정은 제1위원장의 취미 생활 때문에 지었다는 것은 황당한 주장인 거죠.

 

 

김 : 그렇네요.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게 있는데 모래터 배구라는게 뭔가요? 느낌은 비치발리볼 같은 걸 말하는 것 같은데요?

 

이 : 맞습니다. 비치발리볼입니다. 다만 원래 비치발리볼은 선수 2명이 하는 것인데 북한의 모래터 배구는 말 그대로 모래사장을 만들고 그 위에서 배구를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을 말합니다.

 

김 : 모래터배구가 뭔지는 대충 이해가 되는데요, 이게 김정은 제1위원장의 취미와 무슨 상관인가요?

 

이 : 저도 이 부분이 참 황당했습니다. 이만갑에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새로운 취미 때문에 문수물놀이장, 릉라도 유원지, 원산 등 전국 각지에 있는 물놀이장과 해수욕장 근처에 모래터 배구 경기장을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부 출연자들은 마치 북한이 여성의 노출을 노리고 이런 시설을 만든 것 아니냐는 식으로 말하더라고요.

 

김 : 아니 수영장 옆에 배구 운동 시설을 만드는 게 어떻게 여성의 노출을 노린다는 것과 연계가 될 수 있나요? 어차피 수영장이나 해수욕장은 다 수영복을 입쟎아요. 이런 해괴한 논리라면 수영장은 여성의 노출을 노리고 만든 것이라는 주장도 성립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럼 한국에 있는 워터파크와 해수욕장은 어떻게 되죠?

 

이 : 맞습니다. 모래터 배구장은 말 그대로 북한 주민들의 체육을 위해 만든 것일 뿐입니다. 이만갑이 공개한 참고 영상에서도 남성과 여성이 어울려 배구를 하는 장면이 나왔어요. 그 사람들이 수영복 입고 있지만 그게 뭐 이상한 건가요? 수영장이나 해수욕장에서 수영복을 입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죠. 이것을 가지고 노출을 문제삼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해 보입니다.

 

김 : 이만갑 188회 방송이 문제가 많았네요. 이외에도 문제가 될만한 발언이 있었나요?

 

이 : 그렇습니다. 탈북자 주찬양 씨는 북한의 인트라넷이 평양에서만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이미 전국의 공장기업소나 각 대학 정보학과, 고등중학교 수업에 필요한 컴퓨터, 그리고 <컴퓨터 봉사소>마다 북한 자체의 인트라넷 망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인트라넷 망을 통해 전자우편이라든지 영상전화(화상채팅)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인트라넷 망을 이용해 사이버강좌도 열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국 각지에 인트라넷 회선이 설치되어 연결되어 있고 인트라넷을 이용해 화상통화도 할 수 있는데 왜 주찬양 씨는 인트라넷이 평양에서만 된다고 했을까요?

 

김 : 아무래도 북한에서 인트라넷을 쓸 기회가 없어서 잘 몰랐던 것 아닐까요? 주찬양 씨 개인적으로 인트라넷을 쓸 기회가 적어서 지방에는 없었다고 생각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이 : 모르는데 아는 것처럼 말한 것도 문제지요. 사실 모르는 내용을 마치 아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방송에서 국민을 속이는 것 아닌가요? 만약에 알고도 거짓말 한 것이면 이건 더 큰 문제고요.

 

김 : 그렇네요. 또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 있었나요?

 

이 : 통일방송이라는 언론을 운영하고 있는 탈북자 임영선 씨가 북한에 생맥주 집이 유일하게 혜산에만 있다는 황당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혜산에만 생맥주집이 있다는 주장. 출처 : 이만갑 캡쳐
혜산에만 생맥주집이 있다는 주장. 출처 : 이만갑 캡쳐

김 : 아니, 북한의 맥주하면 대동강맥주 아닌가요? 대동강맥주면 아무래도 평양일 것 같은데요?

 

이 : 네. 그렇죠. 보통 생맥주 집은 혜산이 아니라 평양에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통일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동강맥주공장에서 공급되는 생맥주를 파는 <경흥관 대동강 맥주집>은 한번에 천명이 넘는 손님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김 : 천명이요? 그러면 엄청 큰 거 아닌가요?

 

이 : 네, 그렇죠. 저도 한번에 천명이 들어가는 맥주집은 독일의 어떤 호프집을 찍은 사진밖에 본 기억이 없어요. 한국에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평양에 큰 생맥주집이 있다는 건 확실한 거죠.

그리고 몇 년 전에 미국인 맥주 애호가 조시 토머스 씨가 평양에 가서 북한의 생맥주 탐방을 한 적이 있어요. 조시 토머스 씨에 따르면 평양에는 대동강맥주양조장, 양각도국제호텔의 생맥주 양조장 등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동강맥주양조장만 해도 <대동강 1번>에서부터 <대동강 7번>까지 다양한 생맥주를 생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 : 대동강 1번, 대동강 7번이요?

 

이 : 저도 정확하게는 모르고 각 번호마다 조금씩 다른 맥주를 만든다고 하네요. 정확히 각 번호가 어떤 방식인지는 모르지만, 조시 토머스 씨가 확실히 밝힌 것으로는 3번은 흑맥주라고 하네요. 이런 식으로 번호마다 다른 방식 맥주를 만든다는 겁니다.

 

김 : 그렇네요. 아무튼 생맥주집이 혜산에만 있다는 말은 완전히 틀린 말이 되는 군요.

 

이 : 그렇습니다. 조금 조사해 보니까 혜산에서 맛있는 생맥주가 만들어진다는 글이 보이기도 하는데 이것도 정확한지는 불분명한 것 같아요. 아무튼 평양이 아니라 혜산에서도 생맥주가 만들어지고 판매된다는 말은 맞을 수 있지만 혜산에서만 생맥주를 판다는 말은 분명히 틀린 말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김 : 통일방송이면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을 서비스하는 그 사이트 말씀하시는 거죠? 거기 운영자면 북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 : 그렇습니다. 임영선 씨는 자신을 전직 총참모부 장교로 소개하고 있고, 지금은 통일방송 운영자로 현재 종편에서 북한 전문가로 출연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앞서 문제가 된 강명도 씨나 주찬양 씨도 탈북자라는 이유로 북한 전문가로 소개되지요. 그런데 실제로는 이렇게 잘 몰라서 틀리게 말하는 것도 있습니다. 기본적인 정보를 틀리는 일도 많습니다.

한국에 살고 있다고 해서 한국에 대해 다 알 수는 없듯이 북한에서 살았다고 해서 북한에 대해 다 안다고 할 수 없는 거죠. 문제는 알지 못하면서 다 아는 것처럼 말한다는 겁니다. 3년에서 10년 전에 탈북한 사람이 2015년 현재 북한의 모습을 어떻게 정확하게 알겠습니까? 이 분들의 말을 전부 신뢰해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김 : 하지만 사실을 잘 모르는 국민들은 이 사람들의 말을 믿게 되겠죠. 그리고 북한에 대한 오해가 쌓이게 되는 것이고요.

 

이 : 그렇습니다. 저도 그 부분이 많이 걱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방송을 보면서 방송에 나오는 탈북자들의 말은 정말 잘 걸러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 : 네, 저도 탈북자들의 말을 잘 걸러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탈북자의 말도 <상식적으로 맞는지> 잘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 네, 그렇습니다. 북한 관련 보도나 대담에서는 상식에 맞지 않는 주장이 나오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상식선을 지켜라>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겠죠. <상식선을 지켜라> 더욱 많은 청취 바랍니다.

 

김 : 네, 이상으로 방송을 마칠까 합니다.

이만갑은 남과 북의 화합을 모색하는 소통 버라이어티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해 오해를 부를 수도 있는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과연 화합을 모색하는 소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고민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청취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이 :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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