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기업이 중국기업과 함께 북 위화도 경제특구에 60억위안(약 1조466억원)을 출자해 공단을 조성하기로 북한과 합의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6일 보도했다.
6일 요미우리신문을 인용 보도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공단 건설은 지난해 11월에 북한측과 합의됐다. 중국 기업이 대만 투자가를 북에 소개하고, 대만측이 투자액의 70% 이상을 담당하기로 했다. 사실상 대만기업이 주체가 되어 이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공단이 완공되면 중국에서 원자재를 반입해 가공한 전자부품 등을 동남아 등지로 수출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대만측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위화도에 공단을 건설하기에 앞서 2억위안(약 350억원) 가량을 들여 위화도와 신의주를 연결하는 도로 2개 노선도 정비된다. 이미 건설 자재가 공사 현장에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는 "지난해 11월말 유엔의 대북제재결의 직후 외자도입을 관할하는 북한 대외경제성 간부가 중국 단둥(丹東)을 방문해 위화도 공단추진 방침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사실 압록강 하류 황금평과 위화도에 중국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2011년 북-중 합의가 있었지만 이를 추진했던 장성택의 처형으로 중국의 투자가 중단된 상황이었다. 그런데 중국도 아닌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친미동맹국 대만이 이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심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단, 북의 두 차례에 걸친 수소탄 시험 등 핵무력 강화에 대응한 미국의 대북제재정책이 동맹국 속에서도 외면받고 있으며 사실상 그 힘을 잃게 되었다는 점이다. 원래 자립경제가 중심인 북은 대외 무역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미미하기 때문에 미국의 경제 봉쇄 압박이 별 효력을 보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관련기사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6303
그런데 이제 친미 동맹국 대만이 대규모 자본을 북에 투자까지 한다는 것은 더욱 미국의 경제봉쇄 정책에 대형 파열구를 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북의 경제발전에 날개를 달아주게 된 것이다.
다음으로 대만이 미국의 불만을 사 경제적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는 대북 투자를 이렇게 전격적으로 단행한다는 것은 뭔가 세계 정세에 심각한 변화 있을 것을 감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유수의 국제정세분석가, 대북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까지 경고하고 있는 북에 대해 이제 미국이 쓸 수 있는 카드는 전쟁 아니면 대화뿐인데 전쟁은 너무 위험하기에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시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엑슨 모빌 최고경영자 틸러슨을 외무부 수장 즉, 국무무장관으로 기용한 트럼프 당선자의 포석만 봐도 그렇다. 틸러슨은 오래 전부터 남북러를 잇는 가스관 공사를 제안했다가 북핵문제에 따른 정치적 갈등 때문에 무산된 바 있다. 그를 트럼프 신 행정부가 외교수장에 앉혔다는 것은 남북러 가스관 연결 등 미국도 직접 대북투자에 나설 가능성까지 내비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대만이 이런 흐름을 파악하고 서둘러 대북투자를 단행했을 수가 있다고 본다.
일본도 그렇다. 지난 9월부터 매달 연이어 4차례나 북과 막후 협상을 진행해오고 있다. 북일 막후협상에서는 과거사 배상문제뿐만 아니라 대북 투자에 대한 논의도 했을 것이다. 사실 과거사문제가 해결되어야 일본은 북에 투자할 수가 있는 상황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북과 많은 교류를 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반도 주변국 중에 대만만 대북교류협력 사업에 대한 별다른 노력을 안 했는데 이번에 전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가장 먼저 치고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대만의 대류모 대북 투자는 북미사이의 대결전이 멀지 않아 극전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미국도 더는 이런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 수소탄을 보유한 나라가 고립된 적이 없다는 속설은 북핵문제에서도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수소탄까지 보유한 나라와 적대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자멸의 위험을 안고 살겠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맨하튼이나 여의도 등만 보더라도 강 가운데 있는 섬은 경치도 좋고 공기 등 환경도 좋을 뿐 아니라 드나드는 인원 통제가 쉬워 경제특구로 개발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카지노 등을 만들어도 드나드는 내국인을 관리하기에 그만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과 같은 사회주의 나라에서 자본주의 문화를 일정부분 수용하는 방식의 개발을 할 경우 국경 강 위의 섬이 최적지라 할 수 있다. 압록강 하구 대부분의 섬은 북의 소유이다. 여기에 대만 자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대만과 싱가포르는 누구도 그 출처를 추적하기 힘든 화교자본이 적지 않게 축적된 곳이다. 일회적으로 끝날 일이 아니고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일단은 대만과 중국 기업들은 개성공단과 같은 형태의 산업단지를 세울 계획인데 주로 전자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중국의 저렴한 부품과 소재, 한국, 일본의 기술력 높은 부품과 고급소재 및 원천기술, 그리고 북의 경쟁력이 있는 노동력을 이용하면 꽤 질 좋은 제품을 가장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생산하게 될 것이다. 주변 시장을 석권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가 될 것이다. 특히 날로 시장이 커가고 있는 동남아나 아프리카 수출용으로는 경쟁력이 매우 높을 것이다. 대신 대만과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과, 일본 전자제품회사들은 강적을 만나게 된 것이다.
한국의 수구세력들은 있던 개성공단마저 폐쇄하고 북을 경제제재로 붕괴시키겠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그게 가당키나 한 이야기인지 이제는 정말 되집어 봐야 한다.
하루 빨리 남북교류를 추진할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키는 것만이 우리 경제가 살 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 시가 급하다. 주변에서 이미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북도 더는 남측을 기다려줄 수만은 없는 상황인 것 같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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