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176] “박근혜 누드화” 풍파의 아쉬움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7/02/02 [19:23]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박근혜 풍자 누드 원작  

 

▲ 박근혜 풍자 누드 '더러운 잠'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을 누드 여체에 합성하여 세월호 침몰사건에서의 박근혜 정부의 부작위를 풍자한 그림 “더러운 잠”이 국회에서 전시되어 일어난 이른바 “박근혜 누드화”의 풍파가 2월 2일 더불어민주당이 전시회를 관장한 표창원 의원에게 당직 정지 6개월 처분을 내리는 것으로 한 단락 맺었다. 여성비하라는 등 이유로 친박세력들은 표창원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니 아직도 풍파가 가라앉지는 않았다만, 더불어민주당은 나름 차원에서 공식결정을 지은 셈이다.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예술인들이 “곧, 바이” 전시회에 내놓은 작품들은 수량이 꽤나 된다는데, “더러운 잠”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다른 작품들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더러운 잠”에 대해 보수세력들은 굉장히 분개하여 찢어버렸고, 예술인들은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는 상황이다. 패러디의 원형인 19세기 프랑스 화가 마네의 “올링피아”로부터 시작해 미국에서 같은 그림을 패러디하여 아들 부시 대통령의 얼굴을 누드 남체에 합성해 만든 작품들이 별다른 풍파를 일으키지 않은데 이르기까지 소개하면서 한국의 문화환경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헌데 그러한 외국역사와 미술사 지식들이 반대세력에게는 먹혀들지 않은 모양으로 기어이 여성비하나 여성모독으로 몰아가는 사람들도 꽤나 된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적수를 공격할 구실이 중요하지 역사사실은 중요하지 않아서 그럴까? 글쎄 “더러운 잠”을 근거로 블랙리스트의 작성과 사용을 합리화하려는 사람들까지 나왔다지 않는가.

 

누드화 풍파 덕분에 설 전후 생각이 많아졌다.

 

미국에서 부시를 누드 합성한 그림이 풍자의 자유로 간주된 건 사실인데, 근년의 미국과 한국을 대비하는 건 마땅치 않다는 느낌이다. 미국에도 정치인물의 나체묘사를 금기시하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19세기 어느 미국 조각가가 초대 대통령 워싱턴의 나체조각상을 만들었다가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다는 글을 본 기억이 난다. 빗발치는 항의에 조각상이 결국 폐기되었는데, 작가는 워싱턴이 세상에 태어날 때 어떠어떻게 멋진 옷차림을 하고서 정중하게 허리를 굽히면서 “세계여 안녕한가”고 말했노라고 비꼬았다던가.

 

워싱턴 사후 몇 십 년 되던 시절에는 워싱턴을 신성시하는 분위기였는데, 근 200년 지난 20세기 말에는 미국에서 어느 아이에게 달러 지폐의 워싱턴 상을 가리키면서 누구냐고 물으니 텔레비전에서 맥주광고를 하는 사람이라는 대답이 나왔다는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워싱턴의 상업화를 “이용의 자유”라고 부를 수 있겠는데, 어찌 보면 “표현의 자유” 범주에 속할 수도 있다. 굳이 워싱턴의 나체그림이나 조각상이 나왔느냐 나오지 않았느냐를 놓고 표현의 자유도를 평가할 필요는 없다.

 

워싱턴 이미지의 변화로부터도 알 수 있다시피 사회의 인식이란 하루이틀 사이에 바뀌지 않는다. 고작 근 100년 전에 반도에서 나온 노래에는 고무공장 큰 애기가 드러낸 발목에 총각 맘이 싱숭생숭해진다는 내용이 있었다. 60여 년 전에는 젖과 아랫도리만 가린 수영복이 세계적으로 폭풍에 비길 충격을 안겨주면서 그보다 좀 앞서 비키니 섬에서 진행된 대규모 핵실험과 비교되면서 비키니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허나 이제 와서는 비키니를 입은 여자들을 보고도 맘이 싱숭생숭해지지 않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자주 보고 자주 들으면 습관되기 마련인 게 인간이다. 여러 나라들에서 맨 첨으로 비키니를 입었던 사람들이 받은 비난 지어는 공격과 비교해보면 “더러운 잠” 풍파는 별거 아닐지도 모른다.

 

전임이나 현임 영도자의 나체화가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인 중국에서 “표현의 자유”를 놓고 얘기한다는 게, 한국인들이 보기에는 우스울지도 모르겠다. 단 외부에서 볼 때 모순되고 이해하기 어려운 게 한국에서 현직 대통령을 닭으로, 전직 유엔사무총장을 장어로 포현하는 건 허용되면서 합성누드화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상이다. 한국에서의 표현의 자유도가 수십 년 퇴보했다는데 자유를 되찾자면 갈 길이 멀고 풍파도 많을 것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더러운 잠”에 대해 불만스러운 점들이 있어 아쉽게 여긴다. 첫째로 그림이 전반적으로 불쾌감을 자아내는 것이다. 작가가 노린 게 그런 효과일 수도 있겠다만 마찬가지로 마네의 그림을 패러디한 부시누드합성화는 희화화효과가 분명해 웃음을 자아내는데, “더러운 잠”은 색채와 세부 표현 등을 포함하여 불쾌한 시각적 충격을 안겨준다. 촛불시위 이래 나온 수많은 관련그림들 가운데서 유난한 공격을 받은 건 저자의 표현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느낌이다. 워낙 우리 민족의 해학과 풍자는 탈춤을 비롯하여 밝은 게 특징인데...

 

다음으로 창작이 아니라 패러디라는 점이 불만스럽다. 필자가 한국 문화예술작품들을 접하면서 늘 불만스러운 게 창작의 부족이다. 몇 해 전 필자는 민족고전작품 “춘향전”을 새로이 해석한다면서 방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춘향의 심리를 멋대로 재해석하여 춘향을 비하(?)한 영상작품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은 적 있다. 정말 재간이 있으면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만들 거지 왜 하필 민족의 고전작품을 파괴하는가? 우리 민족의 역사를 훑어보면 발명보다는 모방이 너무 많다. 현대에도 발명이라고 내놓을 게 많지 않다. 가뜩이나 아쉬운데 새로운 걸 창조할 책임을 지닌 문화예술인들마저 자꾸만 옛것과 남의 것들을 모방하면 되는가! 패러디가 국제적으로 유행되고 손쉬운 방식임을 모르는 게 아니다. 그러나 남의 것 살짝 뒤집기에 맛을 들인 사람들은 새것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좀 어수선하더라도 유치하더라도 스스로 창작한 작품 하나가 패러디 작품 백 건보다 낫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가 마무리되자면 아직 멀었는데, 푯말부터 시작해 그림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무언가가 나와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를 바란다. 한국 사회와 문화예술계에서 창작과 발명이 대접을 받는 분위기가 이뤄져야만 작년에 집중폭발해 한국인들이 망신스럽게 여겼던 명작가 표절사건들도 사라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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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17/02/03 [03:06]
박근혜누드화로 박사모페거리들, 생트집,땡깡난리부르스인데 정작, 7푼이본인은 즐겁기만한듯.....늙어 쯔글 쭈글하지않고 몸뚱이가 탱탱 색시하게 묘사됐으니좋은것이다....세월호참사로 아이들이 죽어갈때도 머리화장에 성형수술하느라 낯짝은 작부집 칼도마처럼 주사바늘로 벌집이된채 더러운 잠을 자고있는 7푼이 대한민국 대똥년.....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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