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618] 김우중이란 인물

중국시민 | 기사입력 2019/12/10 [15:12]

[정문일침 618] 김우중이란 인물

중국시민 | 입력 : 2019/12/10 [15:12]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사망 소식을 10일 아침에 접했다. 대우와 얽힌 일들이 떠올랐다. 1980년대 중후반 필자의 집에서 처음 장만한 냉장고가 대우가 중국 푸젠성에 들어와 만든 제품이었다. 냉장고가 드물던 시절에 그럭저럭 써먹었으나 몇 해 지나 폐기해버리고 말았다. 20여 년 뒤 한중경제교류를 다룬 자료에서 “모 그룹의 푸젠성 냉장고 생산”이 실패사례로 꼽히고 그 회사가 사라진 지 오래단 걸 알게 되어 입맛이 한결 썼다.

 

말썽 많던 냉장고를 폐기하기 전에 김우중 자서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가 출판되어 베스트셀러로 되었다. 여러 경로를 통해 중국에 들어와 조선족 사회에서 퍼졌고 어느 조선어잡지가 연재도 했다. 사업 경험이 드물던 조선족 기업인들이 열심히 읽었는데, 이제 와서는 정주영을 거드는 사람들은 있어도 김우중이 어떻다고 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필자가 비교적 많이 접촉한 건 대우의 차들이다. 정상적인 경로로 중국에 들어온 것들도 있지만, 훨씬 더 많았던 게 밀수차이다. 물론 대우그룹이 밀수한 건 아니고 그쪽에서는 정상적으로 홍콩이나 다른 데로 수출했는데, 중국의 일부 세력들이 해상에서 접수하여 가만히 들여왔다는 게 통설이다. 구체적인 상황은 알 수 없으나 한때 중국 북방의 숱한 도시들에서 르망 따위 대우 승용차들이 돌아다닌 건 사실이다. 차량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 반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차량 수자가 적다나니 밀수차가 많았고 교통관리 부문들에서도 밀수차들에 한눈을 감아주었다. 문제는 새 차 상태에서는 그런대로 잘 굴러가던 대우차가 몇 해 지나니 엉망이 된 것. 대우차 새 차 밀수와 같은 시기에 조선(북한)을 통해 밀수해온 일본 중고차가 여러 해 지나도 몰고 다닐만 한데 대우차는 벌써 팔 수 없게 되었다. 

 

대우는 제일 먼저 중국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이었고 광고도 많이 했으나 그룹이 해체되기 몇해 전부터 중국에서 대우 브랜드의 신임도와 가치가 떨어졌다. 만약 대우그룹이 명칭을 유지했더라도 중국 시장에서 뒷날의 현대자동차나 삼성휴대폰의 명성과 지위를 가질 가능성이 드물다. 

 

필자는 대우 문제점의 뿌리를 정주영 전 현대 회장의 책에서 찾았다. 정 전 회장은 대우그룹 산하에 김우중이 직접 창업한 공장이 하나도 없음을 지적했다. 김우중이란 기업인은 정권과 결탁하여 강제인수하는 방식으로 문어발 확장을 하다나니 품질 문제는 뒷전으로 대하지 않았겠는가. 국제시장 틈을 파고들어 시장을 개척하는 데는 능했으나 장기적인 확장을 받쳐줄 만한 실력은 부족했던 게 대우의 고질이었고 김우중이란 인간의 약점이었다. 

 

그런데 김우중 사망 보도에 댓글을 달아 김대중 정부 혹은 김대중이 해쳤다거나 죽였다는 식으로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나 하면 김우중을 경제 영웅으로 묘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우그룹이 싼 똥을 한국이 아직도 깨끗이 치우지 못한 상황은 모르는지 못 본 척하는지 모르겠다. 한국에는 갑이 고와서가 아니라 갑을 친 을이 미워서 갑을 미화하는 현상이 흔하다. 김우중이란 약은 수 능수에 대한 미화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하는 게 맞지 않을까? 

 

 

 

  • 망조 19/12/11 [16:56] 수정 | 삭제
  • 식민지 매판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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