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차] 시야

중국시민 | 기사입력 2019/12/14 [10:41]

[오미차] 시야

중국시민 | 입력 : 2019/12/14 [10:41]

 

♨ 워낙 질투는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겨난다. 운동선수가 미술가를 시샘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요즘 세상에서는 전혀 다른 부류 인간들도 서로 시샘하는 판이다. 미국 잡지 《타임스》가 “올해의 인물”로 스웨덴 환경보호 소녀 툰베리를 선정하니,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트럼프의 팀이 트럼프의 얼굴을 툰베리 몸에 합성하여 “타임스 올해 인물” 그림을 만들었다. 하는 일이 다르건만 둘 다 인기 독점에 미친 인간이라 노벨평화상부터 시작하여 “올해의 인물”에 이르기까지 다툰다.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이 16세 소녀를 지나치게 인식하는 게 우습지 아니한가! 

 

♨ 툰베리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걸 시샘하는 건 트럼프뿐이 아니다. 홍콩의 시위대도 불만스러워했다. 그들도 한때는 유력 후보로 꼽혔는데, 폭력 경향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미국 매체들마저 부득이 그 점을 시인했으니 낙선을 자초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허나 그들은 곧 다른 상대를 찾아 비판하면서 불만을 해소했다. 중국의 시험비행사 대좌 리중화(李中华)가 군사기밀을 누설했다, 중국 공군이 2015년 태국과의 연합훈련대항경기에서 0: 4로 참패했다는 것이다... 사실 리중화는 9일 시안공업대학에서 한 연설에서 당년 중국 공군의 졘 11A(소련 수호이 27의 중국판)이 근거리 격투에서는 절대적인 우세를 차지했으나 시야 외의 공중전에서는 열세에 처했고, 태국 조종사들의 전술에서 중국 조종사들이 많이 배웠다고 설명한 뒤, 그 후의 3차례 연합훈련대항경기에서는 압승했다고 밝혔다. 홍콩 시위대는 뒷부분이 잘린 보도를 보았기에 몇 해 전의 일을 갖고 호들갑을 떤 것이다. 보는 면이 좁아서이다. 

 

♨ 리중화의 연설에 관해 한국 최대 일간지도 홍콩 시위대와 비슷한 오류를 범했다. 이른바 중화권 매체 둬웨이의 보도를 운운하면서 4년 전의 일만 떠들었는데, 중국 사이트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잠깐만 훑어도 리중화 연설의 뒷부분을 찾아내어 온전한 보도를 할 수 있었건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저 능력 탓일까?

 

“리중화는 그번 연습에서 공군이 많은 걸 배웠다고, 많은 새 전술도 일후에 개발해냈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사실 졘11A는 당시 벌써 우리 수중에서 항공전자시스템이 비교적 낙후한 기종이었으니, 심지어 개량형 졘8I전투기의 항공전자시스템도 졘11A보다 앞섰다. 후에 졘10A, 졘10C도 연속 3차례 ”잉지“연합훈련에 참가했는데 항공전자시스템에 태국 공군의 그리펜 전투기보다 못지 않은 졘10A는 연습에서 이미 우세를 차지했고 항공전자시스템이 보다 선진적인 졘10C는 더구나 전면적으로 상대방을 제압했다. (李中华认为这次演习令空军受益匪浅,许多新战术也在日后被钻研出来。并且歼11A已经是我们手中航电比较落后的机型了,甚至改进型的歼8II战机航电都比歼11A要先进,后来歼10A、歼10C也连续参加了3届“鹰击”联合训练,航电系统不输于鹰狮的歼10A已经能在演习中占据上风,航电更先进的歼10C更是全面压制对方。)”

 

♨ 한국 최대 일간지는 걸러진 보도를 함으로써 일부 한국인들의 대중국 심리우세를 부추기는 역할을 했으나 현실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 그 신문을 보면 한국인들의 자부심 고양에 이로우면 대충 넘어가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예컨대 한국 찬가를 불러온 태영호 전 영사는 남과 북의 술 문화 차이를 거론하면서 이렇게 썼다. 

 

“한국처럼 술 마시고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 자기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나라는 거의 없을 것이다.” 

 

반도와 유럽에서 활동해온 태 전 영사가 그렇게 여길 수는 있다. 그러나 대형 일간지의 편집진 정도라면 바로 이웃인 일본에서 대리운전이 1960년대부터 유행됐고, 중국에서는 21세기에 널리 보급됐다는 걸 모를 리 없을 텐데 정말 몰라서인지 아니면 “거의 없을 것”이라는 구멍을 봐서인지 위 문장을 그대로 내보냈다. 보수층 독자들이 보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뿌듯이 느낄 수는 있겠다만, 일본인, 중국인들이 보고 어떻게 생각할까? 태 전 영사가 아니라 그 일간지를 나아가서는 한국 전체의 수준을 비웃지 않겠는가? 

 

♨ 좁은 시야의 극치는 전광훈 목사의 지지자들이 13일 경찰서에서 취재진에게 폭언을 던지고 폭행까지 하면서 보여주었다. 하나님의 보좌를 꽉 쥐고 살면서 하나님이 까불면 죽인다고 선언한 전광훈 목사의 신도답게 전광훈 목사를 비난하는 기미만 보이면 무슨 짓도 할 수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정치인들은 그나마 좀 더 넓게 보는 것 같다만 요즘 국회에서의 다툼은 밥그릇 싸움으로 비치니 그런 내향적인 방식으로 외부세계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겠는지 의문이다. 지금은 냉전 결속 이래 국제적 판도가 최대의 변화를 맞이하는 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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