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혁 “나라의 주권자로서, 국익을 위해 미 대사관저 담을 넘었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19/12/29 [08:33]

이상혁 “나라의 주권자로서, 국익을 위해 미 대사관저 담을 넘었다”

김영란 기자 | 입력 : 2019/12/29 [08:33]

 

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5차 협상이 지난 17~18일 열렸으나 한미 양국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미국의 터무니없는 요구 때문이다.

 

미국의 부당한 한미 방위비 인상 요구에 맞서 지난 1018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 소속 학생들은 미 대사관저에 들어가 해리스 대사의 방위비 대폭 인상 요구와 내정간섭에 항의 시위를 벌였다.

 

대진연 학생들의 미 대사관저 투쟁은 미국의 방위비 인상 요구의 부당성이 대중적으로 폭로되는 계기로 되었으며 국민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미 대사관저 투쟁으로 현재 4명의 학생이 구속되어 있다.

 

지난 1211일에 구속된 학생들의 첫 공판이 열렸다.(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48288&section=sc4&section2= )

 

첫 공판에서 구속된 학생들과 변호인들은 미 대사관저 투쟁은 국민의 국익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투쟁이었음을 강조했다.

 

구속된 대학생 4명이 1차 공판에서 사법부에 제출한 모두 진술서를 차례대로 공개한다.(편집자 주)

 

아래는 이상혁 학생의 모두진술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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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항의방문의 이유

 

제가 재판을 받고 있는 미쓰비시 중공업 항의 방문과 주한 미 대사관저 항의 방문은 모두 외교적 문제가 있는 사안입니다. 일제강점기에 고통받은 우리나라 강제징용 노동자들에게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기 위해 미쓰비시를 찾아 갔으며 부당한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인상 요구를 반대하기 위해 주한 미 대사관저에 항의방문을 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나라의 주권을 빼앗겨 수많은 국민이 희생당했습니다. 지금은 한미동맹이라는 미명 아래 국민의 혈세가 엉뚱하게 쓰일지도 모릅니다.

 

2018년 한국 대법원은 일본의 전범 기업에 다니는 강제징용 노동자분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했습니다. 강제징용 노동자분들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끌려가 목숨을 내놓고 노동을 한 분들입니다. 당시 노동자분들이 겪었던 고통은 이미 많은 국민이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 살아계신 강제징용 노동자 한 분의 인터뷰를 잊을 수 없습니다. 일을 하다가 손가락이 잘려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노동자 앞에서 일본인 관리자가 잘린 손가락을 가지고 놀며 웃었다는 충격적인 증언이었습니다. 그 분은 눈물을 흘리며 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전범 기업들은 우리나라가 대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강제징용 노동자분들에게 사죄와 배상은 하지 않고 오히려 일본 정부를 앞세워 수출규제조치로 경제 보복을 하며 강제징용 노동자분들에게 다시 한 번상처를 줬습니다. 이번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우리 국민들이 피해를 입자 강제징용 노동자분들은 미안해하며 죄인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까지 일제강점기 식민지 역사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피해는 오롯이 국민이 감당합니다. 아직 살아계신 강제징용 노동자분들과 위안부 할머님들은 수십 년 세월을 고통 속에서 살고 계시며 더 많은 피해자분이 한을 풀지 못한 채 돌아가셨습니다. 이를 지켜본 우리나라 국민도 상처를 받습니다. 대법원의 상식적인 판단에 경제 보복으로 대응하는 일본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일본 물품 불매운동으로 나서는 국민들을 보면 국민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 미국 정부가 작년 대비 5배가 넘는 50억 달러의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다수 국민은 이런 터무니 없는 인상 요구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제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반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미국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SOFA에는 한국은 미국에 시설과 토지 등을 제공하고 주한미군 유지, 경비 등의 주둔 비용은 미국이 부담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주한미군의 인건비와 작전전개비를 한국에 요구하는 것 자체가 SOFA 위반입니다. 또한, 한미상호방위조약에서 정한 한국 방어 방위를 넘어서 중국과 이란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자산 운영비를 추가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불법입니다.

 

둘째, 미국은 터무니없이 높은 인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처럼 요구하는 근거는 지난 3, 미 국방부에서 주한미군 총 주둔비용을 52,352억 원으로 추산한 자료입니다. 작년과 비교하여 2배로 오른 운영유지비와 같은 미국의 주관적 판단만이 인상 요구의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셋째, 방위비분담금이 온전히 한국 방어에 쓰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약 2조 원의 방위비분담금이 적립되어 있습니다. 이 적립금은 우리나라 은행에 예치되어 이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렇게 이자로 올린 소득이 최소 3,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이것도 SOFA 협정 7, 영리활동 금지 규정 위반입니다. 그리고 미국은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을 건설하는 데 주한미군에 배정된 예산 845억 원을 전용하기로 했습니다. 이 돈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분으로 충당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의 세금이 미국의 국경장벽 세우는 데 쓰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2. 항의 방문의 목적

 

두 사건 모두 우리 국민이 주목하고 있는 사안입니다. 일제로부터의 해방 이후 식민지 역사 청산에 대한 요구는 항상 높았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독도 영유권 문제, 역사 교과서 왜곡 등으로 한국과의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었습니다.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 일본의 진정한 사죄와 법적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의 판결도 무시하고 오히려 보복으로 맞서면서 우리 국민의 요구는 짓밟혔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인상 요구에 반대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큽니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 90%가 넘는 국민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습니다. 90%가 넘는 취지는 진보, 보수라는 정치적 이념을 떠나서 거의 모든 국민이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주한미군 내 한국 노동자들에 대해서 무급휴가를 떠나게 할 수밖에 없다며 협박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운운하며 우리 국민의 요구를 무시합니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는 행위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습니다. 국민의 요구를 직접 전달하기 위해 항의 방문을 했습니다. 전범 기업 미쓰비시는 대법원의 판결을 따라야 할 책임이 있으며, 주한미대사는 한국과 외교를 하는 데 있어서 미국의 대표 역할을 하고 있기에 우리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임과 의무가 있는 당사자들에게 직접 전달하여 하루빨리 국민의 고통을 덜어야 했습니다.

 

3. 무죄 주장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헌법에 명시된 이 문장의 의미를 지켜내기 위해 항의 방문을 했습니다. 국민이 국가의 주인입니다. 국민의 이해와 필요에 의해서 국가 정책, 법률 등이 결정됩니다. 일제식민지 역사의 청산은 모든 국민의 염원이자 국가의 책임입니다. 매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강제징용 노동자분들의 희생을 위로해야 합니다. 오히려 경제 보복으로 나서는 일본에 분노하고 항의하며 국민의 요구를 대변한 것은 주권자인 저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또한 미국의 방위비분담금이 인상되어 국민의 세금이 엉뚱한 곳에 쓰여선 안 됩니다. 국민의 세금은 국가의 운영을 정상적으로 하여 모든 이익이 다시 국민에게로 돌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방위비 분담금 인상분은 미국의 이익으로 돌아갈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협상을 막아내고 국민의 이익을 지켜내기 위한 우리의 집회는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을 대변하여 국민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국민이 자신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책임을 다했던 집회였음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유관순 열사는 3.1만세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감옥에 보내져 옥사했습니다. 안중근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당했습니다. 이렇게 당시의 법에 의해 희생된 수많은 분이 계셨기에 지금의 한국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죄인이었던 분들을 지금은 모든 국민이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가의 해가 되고 국민을 위협하는 나라, 권위에 맞선 분들이 당시의 법 앞에 고통받고 희생되었던 역사를 기억해야 합니다. 저희는 앞에 열거한 분들과 비할 바는 아니지만 국민의 요구를 전달하고 주권을 지키기 위한 목적을 갖고 행동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법정에서 국가의 법 앞에 서 있지만 양심을 걸고 떳떳하게 무죄를 주장합니다.

 

2019. 12. 4 이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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