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획] 3. 2019년 경제분야에 관한 평가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 | 기사입력 2020/01/07 [17:53]

[신년 기획] 3. 2019년 경제분야에 관한 평가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 | 입력 : 2020/01/07 [17:53]

2020년 북에서 신년사 발표가 아닌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보고 ‘조성된 대내외 형세 하에서 우리의 당면한 투쟁 방향에 대하여’로 올해 전반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이에 NK투데이, 자주시보, 주권연구소 공동 기획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보고에 대해 분석하고자 합니다.

 

분석 기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왜 신년사 발표가 아닌 전원회의 보고로 했을까?

 

2. 2019년 대외 분야에 대한 평가

 

3. 2019년 경제 분야에 대한 평가

 

4. 2020년 총적 방향과 구호에 대해

 

5. 2020년 대외 분야에 대한 전망

 

6. 2020년 경제 분야에 대한 전망

 

7. 2020년 조선노동당의 과제

 


 

 

 3. 2019년 경제분야에 관한 평가

 

돌아보면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북한 전역에서는 대대적인 경제건설이 줄을 이었다. “역대 최고수준”이라는 미국의 엄혹한 대북제재 속에서 이목을 잡아끄는 경제성과가 돋보였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그 성과는 무엇일까? 북한은 지난 연말 삼지연 2단계 꾸리기(공사), 중평남새온실농장과 양묘장, 양덕온천문화휴양지 등을 성과로 꼽았다. 지금부터는 지난해 연초부터 연말까지 ‘자력갱생과 인민생활향상’을 목표로 쉼 없이 가동된 북한의 경제정책을 차근차근 들여다보자.

 

 

‘남에 번쩍 북에 번쩍’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작년 북한의 자력갱생을 상징하는 주된 장면은 단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였다.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지도는 그 분야도 경공업, 중공업, 먹거리, 관광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했다.

 

그런 만큼 지난해 북한이 경제 분야를 무척 세심하게 신경써왔음을 알 수 있다. 북한 전역을 누빈 김정은 위원장의 발길은 어디부터 어디까지 가닿았을까. 우선 원산부터 출발해보자.

 

김정은 위원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새로운 관광지구를 비롯한 우리 시대를 대표할 대상건설들을 최상의 수준에서 완공하여야 한다”라고 밝혔다. 동해안의 거점항구도시 강원도 원산은 여기저기로 뻗어가기에 좋은 지리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 바로 지척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 마식령스키장이 있다. 남쪽으로 가면 금강산, 북쪽으로 가면 백두산에 다다른다. 원산은 바다와 산, 여름철 해수욕과 겨울철 스키를 오가기에 좋은 사계절 관광지구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북한은 원산 일대의 관광역량을 집중강화 해왔다.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은 여러 차례 원산 일대를 세세히 현지지도하며 보완책을 제시했다. 여기에 박봉주 조선노동당 부위원장의 시찰도 여러 번 더해졌다. 한 때 “마감재(내부 인테리어를 위한 자재)가 부족하다”는 말도 나왔지만 원산갈마지구 공사는 오는 4월 중 완공을 목표로 한창 순항 중으로 보인다. 

 

원산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보면 백두산을 품은, 최근 군에서 시로 승격된 량강도 삼지연시가 나온다. 지난 2018년 평양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함께 백두산 천지로 올랐던 길목으로, 우리에게도 무척 역사적인 장소이다.

 

현재 삼지연 일대에서는 김일성 주석의 혁명정신과 관광을 아우른 경제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이 작년 12월 2일 삼지연 준공식을 통해 ‘삼지연 2차 꾸리기’ 완료를 직접 선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혁명의 성지인 이곳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제에 무장투쟁을 벌인 김일성 주석의 혁명전적지가 있다”라고 전했다. 

 

고즈넉한 삼지연시 일대에는 살림집 4000세대를 비롯해 여러 호텔 등 관광명소가 속속 건설됐다. 혁명 발원지에 거주구역과 관광지를 동시에 꾸렸다는 점에서 북한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최종단계인 삼지연 3단계 꾸리기(공사)는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 75돌 이전까지 최종 완공을 목표로 이어지고 있다.

  

▲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모습    

 

인민생활향상…제재 뚫은 1번 성과

 

“인민생활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은 우리 당과 국가의 제일가는 중대사입니다.”

-2019년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중에서

 

바다와 산을 보았으니 이번에는 온천으로 가보자.

 

원산과 맞닿은 평안남도 양덕군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7일 “특색 있는 우리식 건물, 만점짜리”라고 평가한 양덕온천문화휴양지가 완공됐다. 양덕온천문화휴양지는 166만여㎡ 부지에 실내·야외온천장, 스키장, 승마공원, 여관을 비롯해 요양구역과 체육문화기지, 편의봉사시설이 자리한다. 

 

주목할 점은 북한에서 양덕휴양지를 “인민을 위한 봉사기지”로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재로 인해 외부에서 손쉽게 건설 자재를 들여오지 못하는 가운데, 인민생활향상을 앞세우는 북한의 경제정책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양덕휴양지는 김정은 위원장이 역점 사업으로 강조한, 미국에 보란 듯이 이뤄낸 성과다. 

 

앞서 언급한 원산갈마지구, 양덕휴양지 등 관광지구는 대외 관광객 유치와 주민들의 편의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북한은 먹거리(농사), 전력 등 인민생활향상에 방점을 둔 경제사업도 활발히 실행했다.

 

2019년 신년사 이후 1년이 훌쩍 지났다. 북한은 지난 연말 전원회의 보고에서 “올해 농사에서 최고수확년도를 돌파하는 전례 없는 대풍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앞서 노동신문은 “과일 대풍” “물고기 대풍”을 강조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주민들에게 먹거리가 전달됐다고 여러 차례 보도한 바 있다. 연초에 세운 계획이 연말을 맞아 눈에 띄는 결실을 맺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위대한 인민사랑의 창조물”로 꼽은 중평남새온실농장과 양묘장을 주목 할 만하다. 12월 3일 완공된 이곳은 북한에서도 오지로 꼽히며 혹독한 추위가 잦은 함경북도 경성군에 있다. 중평남새온실공장에서는 계절과 상관없이 싱싱한 각종 남새(채소)들을 재배, 양묘장에서도 어느 때든 식물의 종자를 가꿀 수 있다. 이 일대에는 가족단위가 생활할 수 있는 살림집과 각종 편의시설도 함께 마련됐는데 주민들을 향한 배려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또한 보통 채소는 부식으로 취급되며 농사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마련이다. 주식(쌀, 감자, 강냉이 등)이 부족하면 일단 주식 생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상식 중의 상식이다. 그런데 척박한 경성군 일대에 대규모의 온실공장을 건설했다고? 이것은 지난해 북한의 식량사정 전반이 나쁘지 않았음을 뜻한다. 

 

뿐만 아니라 늘어난 전력 생산도 주민들의 생활을 뒷받침했다. 각각 함경남도 단천시에 단천발전소, 어랑군에 어랑천발전소가 완공되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를 종합하면 북한이 중심지역인 평양이 아니라 낙후한 지역의 개발을 우선 추진하는 국가균형개발을 아울러 구현하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이 역시 김정은 위원장은 2019년 신년사를 통해 “전력문제해결에 선차적인 힘을 넣어 인민경제활성화의 돌파구를 열어야 합니다. 올해 사회주의경제건설에서 나서는 가장 중요하고도 절박한 과업의 하나는 전력생산을 획기적으로 늘이는 것입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극심한 제재에 아랑곳없이 자력갱생으로 전력상황·인민생활을 개선하겠다는 북한의 경제정책-의지가 잘 드러난다. 

 

이처럼 지난해 북한의 경제정책은 늘 인민생활향상을 앞장세웠고 그대로 실행한 것으로 평가된다.

 

 

제재 뚫어낸 2019년 북한경제

 

종합하면 2019년 초 발표된 신년사 내용이 연말까지 차질 없이 계획대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의 2019년 경제정책은 ‘성공’했다고 봐야 한다. 제재를 뚫고 자력갱생과 인민생활향상을 목표로 한 북한의 경제정책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북한이 제재에 큰 피해를 받지 않았다고 지난해 북한을 찾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한다. 2019년 7월 31일부터 8월 7일까지 평양을 찾은 재미동포 이금주 씨가 뉴스페이퍼에 연재하고 있는 <[북한 여행기] 재미동포 교사 이금주의 따끈따끈한 북한이야기>의 내용을 통해 관련 내용을 좀 더 살펴보자.

 

이금주 씨는 매대 마다 국산(북한산) 먹거리, 마실 거리가 즐비한 대형마트를 찾아 놀랐고, 우리와 기능이 같은 스마트폰(지능형손전화기)를 들고 거리를 오가는 젊은이들을 만났고, 한여름 평양 복판의 ‘빙수매대’에서 수박, 복숭아 등 각종 과일즙으로 맛을 낸 북한식 빙수를 맛봤다며 “북한 사람들의 표정에서 여유가 느껴졌고 매우 즐거웠다”고 전했다. 

 

물론 이금주 씨는 “때때로 묵은 호텔이 정전이 됐다”며 전력수요에 차질을 빚던 평양의 상황, 제재로 인한 피해를 밝히긴 했다. 하지만 미국이 거의 모든 물자 반입을 금지하는 강력한 대북 제재를 가하는 상황에서 이 정도 피해면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 때면 앞서 언급한 단천, 어랑천발전소 등으로 대표되는 전력공급체계가 완비되기 수개월 전이다. 이금주 씨가 다시 방문할, 2020년의 평양은 사뭇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일 것이다.

 

이와 관련해 비교적 최근인 작년 10월 15일부터 5박 6일 동안 북한의 모습을 비춘 방송 <샘 해밍턴의 페이스北(북)>이 방영되어 주목받고 있다. 우리에게도 얼굴이 잘 알려진 샘 해밍턴 같은 외국인들이 북한에서 유행하는 스타일로 머리를 다듬고 집단체조 ‘인민의 나라’를 보며 감탄을 연발했다. 한 여행업체를 통해 이들의 방북을 추진한 SBS는 “유창한 한국말로 대동강 변에서 낚시하는 주민들과 대화하고, 평양 시민과 배드민턴을 함께 치기도 했습니다. 판문점을 둘러보며 한걸음 떨어져서 느끼는 분단의 아픔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친숙한 외국인들이 평양, 판문점, 금강산 등 북한 곳곳을 오가며 소소한 일상을 즐기고 분단의 아픔을 느끼는 모습에서 대북제재의 흔적은 느껴지지 않았다. 남녘의 우리들은 평양에 간 외국인들을 통해서야 ‘대북제재가 생각보다 별 것 없구나’를 알게 된 것이다.

 

이밖에 ‘지난해 북한에는 120만명의 중국 관광객들이 방문했다’고 중국 국가여유국(관광청)이 밝히기도 했다. 북한 경제사정에 밝은 정창현 평화경제연구소장은 표가 금방 동나 중국에서 평양발 비행기표를 구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모두가 2019년 북한에서 미국의 대북제제가 아닌, 자력자강과 인민생활향상을 디딤돌 삼은 경제전법이 위력을 발휘했음을 입증한다.

 

이렇듯 ‘북한경제는 낙후됐다’라는 왜곡의 장막을 걷어내고 곰곰이 살펴보면 지난 2019년 한해, 북한경제의 진면목이 비로소 드러난다. 만약 지난 북미 하노이 합의에서 미국이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대신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북한의 요구(상응조치)를 받았다면 훨씬 신속하고 야심찬 경제건설이 북한 곳곳에서 가동됐을 것이다. 

 

돌아보면 김정은 위원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사회주의자립경제의 위력을 더욱 강화하여야 하겠습니다”라며 “우리는 자체의 기술력과 자원, 전체 인민의 높은 창조정신과 혁명적 열의에 의거하여 국가경제발전의 전략적 목표를 성과적으로 달성하며 새로운 장성단계에로 이행하여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비유하자면 지난해 북한은 미국의 제재바람에 자력갱생과 인민생활향상의 맞바람을 불어 “우리식 사회주의경제”를 구가했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2019년의 한 해 경제성과는 김정은 위원장을 필두로 한 국가·당·군이 한데 뭉친 경제 사업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러한 점에서 ‘북한 사람들이 미국의 제재로 고통 받고 있다’는 일부 주장은 지나친 과장·비약이다. 오히려 북한의 경제가 제재를 뚫어내고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가 훨씬 진실에 가까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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