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차] 가상 대화로부터 모두까기

중국시민 | 기사입력 2020/01/18 [21:20]

[오미차] 가상 대화로부터 모두까기

중국시민 | 입력 : 2020/01/18 [21:20]

 

♨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 소장을 암살한 다음, 중국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가상 대화가 떠돌았다. 

이란: 당신들이 우리 삼인자를 죽였다. 

트럼프: 상응한 보복을 하라, 우리 삼인자를 죽여라. 미국의 삼인자는... 하원 의장 펠로시다. 

자국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일에 대해서는 비교적 느긋하게 대하면서 웃음을 만드는 게 네티즌들의 심리인가 보다.

 

♨ 중미 무역 제1단계 협의서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서명한 다음 트럼프가 엄청난 승리라고 자랑한 데 반해, 한국 언론들은 대체로 객관적인 정보들을 전달하면서 협의 달성에 안도했다. 약 2년 전 트럼프가 무역전을 발동하던 초기, 미국에 까불던 중국이 깨갱하고 꼬리를 내릴 거라는 식의 분석 보도는 보지 못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협의에 대해 엄청난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굴욕적이다, 미국은 양보한 게 하나도 없는데 중국만 양보했다, 시진핑 주석이 망신스러워서 미국에 가서 사인하지 않았다... 물론 반론도 많고 트럼프가 사인한 협의서가 며칠 가겠느냐고 웃는 사람들도 많았다. 설득력이 강한 질문은 무역전 2년 동안에 우리 삶에서 뭐가 변했냐였다. 대다수 답이 변한 것 없다였다. 사실 그러하다. 다수 백성으로서는 2년 동안 전과 다른 거라면 아프리카 돼지 열병으로 인한 돼지고기 가격상승이나 꼽을 수 있을 정도다. 어떤 사람들은 2017년 11월에 트럼프가 중국을 방문하고 자랑했던 성과와 현재 협의서를 대조하면서 미국의 대중국 수출 부분이 그때와 무슨 큰 차이가 있느냐고 비꼬았다. 일방적인 주장만 보고 듣지 않고 시기를 좀 길게 잡으면 보다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 필자로서는 비교적 흥미롭게 여기는 현상이 하나 있다. 중국 중부 우한시에서 발생한 폐렴을 놓고 외국 언론들이 위협증대를 떠들어대는 것과 달리 중국에서는 정부가 하는 일들에 시시콜콜 트집을 잡던 사람들마저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다. 사스를 운운하면서 공포를 조장하려는 요언들이 중국에서 맥을 추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로 최근에 그런 폐렴임을 확진한 4명이 1월 5일~8일에 감염되었으니 벌써 10여 일 전의 일이고, 둘째로 우한시에서 폐렴이 발견된 후 한 달 가까이 지났으나 주변에서 1례도 발견되지 않았다. 셋째로 한국 언론들도 보도했다시피 치료에 참여한 의료 일꾼들이 하나도 감염되지 않았다. 글쌔 병독이란 변이를 일으킬 수 있으니 혹시 감염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만 우한시보다 좀 더 큰 범위를 보면 그 병독이 대규모 전염병을 일으킬 확률은 아주 낮다. 

 

♨ 인간이란 자신이 아는 언어로 된 정보들을 접할 때와 모르는 언어로 작성된 정보들을 대할 때 주목하는 내용이 다르기 마련이다. 우리 말, 우리 글을 모르는 중국인들이 절대다수인 상황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정보들을 언론사들은 문자 위주로 다룬다면, 네티즌들이 퍼 나르고 평가하는 건 사진과 동영상 특히 짧은 동영상들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사람들을 이끌고 백두산에서 말을 달리는 동영상이 발표 초기에는 저 말이 얼마나 힘들겠냐는 식의 반향을 불러왔는데, 미국의 이란 장성 암살 후에는 다시 퍼지면서 핵이 있으니까 저렇게 느긋하게 말을 타지 않느냐는 새로운 평가가 붙여졌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어느 여성 구분대에 가서 배구 경기를 관람하면서 여군관(여장교)가 올리는 방석을 웃으면서 밀어내는 장면이 부대 시찰 전반내용보다 더 시선을 끌었다. 기층에 내려가서 특권을 마다한다는 의미를 부여한 네티즌들의 평가를 보면서, 필자는 시각 형상의 중요성을 새삼스레 인식했다. 

 

♨ 보는 시대에서 사진과 동영상이 지나칠 지경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다 나니 한국에선 그저 그러루한 연예인들이 중국에서 훨씬 유명하고 팬들도 확보하는 현상이 생겨났다.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 학술 등에 실제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은 황교안 대표처럼 단식하다가 병원에 실려 가지 않는 한 중국 언론들이나 웨이보 등에 등장할 이유가 별로 없다. 중국문화를 전공했던 도올 김용옥 같은 경우마저 조선족들 외에는 아는 사람이 적고 중국과 관계없는 진중권 같은 분은 더구나 거의 거들어지지 않는다. “모두까기”라는 별명이 붙여진 지 오래지만 “대표적인 진보논객”이라는 타이틀이 항상 따르면서 “자기편”은 까지 않았던 이분이 지난해 가을에 시작된 조국 사태를 계기로 이른바 진보진영과 인물들을 싸잡아 까서 보수진영의 찬사를 듣는 건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분의 학술서적들을 감명깊게 읽었고, 2008년 촛불시위 때에는 광장에서 인터뷰를 받고 마지막엔 취재기자의 요청으로 무슨 외국 노래를 부르는 광경에 박수까지 쳤던 필자로서는 입맛이 쓰다. 한국의 누군가를 쉽사리 좋아했다가는 실망하기 쉽다는 말이 떠오른다. 살아있는 한 평가는 유보해야 되는가 보다. 

 

 

  • 123 20/01/19 [08:14] 수정 | 삭제
  • 김용옥이 이젠 늙어서 그런가부죠. 말을 하는 모양세도 보면 이전과 같이 곳곳한 자기의 주장을 못세우고 이래따 저랬다 하는 것이 알립디다. 육체는 늙어도 마음은 늙지 말라고 헸는데,,, 아마 둘다 퇴색이 됐나붑니다. 나도 옛날엔 그만하면 좋게 보았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하웨다.
  • 한빛 20/01/21 [10:26] 수정 | 삭제
  • 123 / 필자는 마지막 부분에서 진중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독자는 도올 김용옥 이야기인 줄 알고 댓글을 달고 있다. 이런 경우 글을 쓴 사람 잘못인가, 아니면 잘못 읽은 독자 잘못인가? 그것도 아니면 내가 잘못 이해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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