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문재인 정부, 미국에 더 이상 위축될 필요 없어

이상혁 | 기사입력 2020/02/16 [21:05]

[감옥에서 온 편지] 문재인 정부, 미국에 더 이상 위축될 필요 없어

이상혁 | 입력 : 2020/02/16 [21:05]

 

감옥에서 온 편지'는 지난해 1018일 미 대사관저 월담 투쟁으로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김수형, 김유진, 김재영, 이상혁 학생들이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으로 보낸 편지를 소개하는 기사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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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끈 부분은 역시 남북관계와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북한 개별여행과 같은 대북제재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 것들을 중심으로 남북관계를 풀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금강산 관광이 한미워킹그룹에 의해 막혀있는 동안 북한에서는 금강산 숙박시설들을 처리하겠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남북관계의 악순환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더 이상 북미관계 개선이 선행되길 바라며 지켜만 보고 있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는 북한보다는 미국을 향한 의지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신년사가 발표되자 해리스 미 대사가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소식을 뉴스에서 봤습니다. 청와대가 해리스 미 대사의 남북관계 발언에 대해서 적절치 않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냈습니다. 그야말로 미국에 “NO”라고 얘기한 것입니다. 대사의 자격으로 할 수 없는 언행과 내정간섭으로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킨 해리스에게 드디어 한마디 했습니다. 종북좌파에 둘러싸여 있다는 망언을 듣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던 청와대가 해가 바뀌니 작심한 듯합니다.

 

북미관계가 풀리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부터 풀겠다는 문재인 대통령, 미 대사의 망언에 적절치 않다고 할 말 하는 청와대. 이를 보며 국민들은 어떤 입장일까요? 미국에 한마디 했으니 보복을 당하지 않을까, 어떻게 동맹국인 미국에 이렇게 강경한 입장을 낼 수 있느냐! 이런 반응이었을까요? 저와 함께 생활하는 수용자들은 속이 시원하다”, “지네가 뭔데 이래라저래라 하냐!”며 뉴스를 봤습니다. 남북관계 개선, 미 대사의 망언에 대한 제재는 정부가 해야 할 당연한 의무입니다.

 

이제 더 이상 미국 앞에 위축될 필요가 없습니다. 작년 연말부터 북한의 새로운 길언급에 전전 긍긍하는 미국의 모습을 전 세계가 목격했습니다. 미국의 안보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 우리나라를 지켜준다는 것 자체가 모순입니다. 한미동맹이라는 미명 아래 한국을 동북아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은 그들의 꼼수가 드러난 것은 이미 오래전입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의 미국보다 북한과의 평화경제를 앞세우고 전망 좋은 중국, 러시아와의 교역을 늘리는 것이 정상적인 판단입니다. IMF, 한미 FTA,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와 같이 지금까지 미국은 우리나라에서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취해왔습니다. 자존심보다는 쌀을 선택하여 따르는 고통이 지금까지 이대로면 영원히 미국의 경제적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자주의 길과 예속의 길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이제는 예속의 길로 간다고 해서 쌀도 나오지 않습니다. 촛불 국민과 우리 민족이 자주의 길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2020년의 시작과 함께 보여준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가 외교의 정상화, 막혀있는 경제의 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6.15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올해에는 우리민족끼리의 정신을 살려 민족자주가 빛이 나는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 미 대사관저 투쟁으로 구속된 대학생들의 수번과 이름     ©자주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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