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단체를 만들고 강화하자

문경환 | 기사입력 2020/02/19 [13:43]

진보단체를 만들고 강화하자

문경환 | 입력 : 2020/02/19 [13:43]

▲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     ©자주시보

 

민족재단에서 월간 '민족과 통일' 2월호가 발간됐다.  이번에는 [진보와 통일] 문경환 글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 진보단체를 만들고 강화하자

 

우리 역사를 돌아보면 항쟁의 역사라 할 만큼 민중의 투쟁이 끊이지 않았다. 당장 지난해만 해도 일본의 경제침략에 맞선 반일 시위, 검찰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촛불 시위가 매우 큰 규모로 진행되었다. 그런데 이런 투쟁들이 매번 승리하고 목적을 이룬 것은 아니었다. 적폐세력의 탄압과 기만책에 좌절한 항쟁도 많았다. 오늘에 와서 이를 잘 분석해보면 대부분 항쟁 지도부의 한계와 투쟁에 참여한 대중의 단결 문제로 귀결된다. 특히 진보세력이 착실히 준비하지 않은 자연발생적 투쟁의 경우 이런 경향이 심하다. 

 

이 가운데 대중의 단결 문제를 살펴보자. 적폐세력은 항쟁을 무마하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한 탄압과 함께 회유, 기만술책을 펴고 또 이간질까지 한다. 경찰을 투입해 시위를 진압하고 지도부를 검거하는 게 일반적인 탄압이라면 87년 6월 항쟁 시기 6.29선언 같은 게 회유기만책이다. 그리고 프락치를 침투시켜 항쟁의 방향과 다른 주장을 하고 헛소문을 퍼뜨려 대중을 혼란하게 만든다. 만약 대중들이 항쟁 지도부를 믿고 굳게 단결하면 이런 적폐의 작간이 통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를 위해 대중들을 대중단체로 조직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대중단체에 함께 있어야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고 일사분란하게 행동할 수 있어 위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때 집회장에서 깃발 논란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들이 집회에 나가서 단체 깃발을 보면 위화감이 생긴다며 집회장에서 깃발을 내려달라는 요구가 등장한 것이다. 이 논란은 2008년 광우병 촛불 때 크게 부각됐다. 

 

깃발 논란의 배경에는 진보단체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있다. 적폐세력이 진보단체를 음해모략하고 악선전을 했기 때문에 생긴 편견이다. 물론 진보단체가 혁신해야 하는 지점도 있을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사회 저변에 널리 퍼진 개인주의, 무정부주의의 영향도 있다. 자유로운 개인이 좋은 것이고 단체에 얽매이는 건 나쁜 것, 불편한 것이라는 정서가 확산된 것이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자신도 집회의 주인, 투쟁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바람에서 출발했다고 봐야 한다. 왜 투쟁을 대규모 단체들 위주로 만들어가는가, 나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투쟁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주인의식의 발현이다. 그리고 이들은 투쟁의 주인이 되기 위해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스스로 조직을 만들기 시작했다. 광우병 촛불이 한창일 때 광장에는 이러저러한 진보단체에 가입하거나 자발적으로 다양한 단체를 만드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런데 진보단체를 만드는 데에도 원칙이 있다. 그냥 마구잡이로 많이 만든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하나의 계급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단체 혹은 하나의 목표를 가진 단체는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같은 계급계층 내에서 여러 단체가 난립하거나 혹은 같은 목표를 가진 단체가 여러 개 난립하면 단결을 가로막고 갈등과 분열이 발생해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지금 노동자 결집체인 노조연합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으로 나뉘어 있는데 사안에 따라 협력하기도 하지만 노선과 방침이 달라 갈등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보니 노동자의 권익을 위한 활동에 전체 노동자가 단결하지 못하고 분열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충분히 쟁취할 수 있는 목표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진보단체를 만들 때는 좌우경 편향을 경계해야 한다. 

 

좌편향이란 노동계급이 진보운동의 핵심 계급이라고 하여 노동자 조직화만 힘을 쏟고 농민, 청년학생 등 다른 계급계층을 무시하는 경향이다. 한국 사회 진보운동은 결코 한 계급, 계층의 힘으로 승리할 수 없는 매우 어렵고 복잡한 운동이다. 따라서 노동자 조직화에 힘을 쏟으면서 동시에 농민, 청년학생 등 다른 계급계층 조직화도 함께 밀고 나가야 한다. 

 

우편향이란 조직화가 잘 된 계급계층이나 단체에만 의존하는 것이다. 당장 대중투쟁을 잘 하려면 아무래도 조직화가 잘 돼 있는 고조기의 계급계층, 단체가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그런 계급계층, 단체에만 계속 기대서는 다른 전반적인 진보역량의 성장을 가져올 수 없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 사회 진보운동은 특정 계급계층이나 단체의 힘만으로 승리할 수 없다. 따라서 진보단체 조직화에서 우편향도 경계해야 한다. 

 

일단 진보단체를 만들면 끊임없이 대중적 지반을 확대하고 힘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단체 회원 교육을 잘 해야 한다. 진보단체의 힘은 회원에게서 나온다. 회원명부에 이름만 많이 올린다고 해서 그 단체의 힘이 강해지는 게 아니다. 회원 한 명 한 명이 자기 단체의 목적과 노선, 정책을 잘 알고 단체 활동에 주인이 되어 열심히 참여해야 단체의 힘이 커진다. 

 

둘째, 회원을 끊임없이 늘려야 한다. 회원이 늘어나지 않고 정체된 단체는 노쇠한 단체가 되기 쉽다. 단체의 문을 닫아걸지 말고 회원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단체의 뜻과 맞지 않거나 의식적으로 단체를 해치려는 사람까지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셋째, 간부를 잘 선발해 배치해야 한다. 단체가 흥하느냐 망하느냐는 간부에 달렸다. 뜻이 곧고 의지가 있으며 의욕적인 회원을 간부로 선발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게 중요하다. 간부는 회원과 단체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다. 자리 욕심이 있거나 사리사욕을 앞세우는 사람, 회원과 대중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을 간부로 세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넷째, 끊임없는 대중투쟁으로 단체를 단련해야 한다. 진보단체는 대중투쟁을 통해 목적을 달성하며 대중투쟁을 통해 성장한다. 대중투쟁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간부와 회원들의 의지와 실천력, 단결력이 강해진다. 진보단체는 대중투쟁을 활발히 벌여 말공부나 하는 모임, 친목모임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의 글을 게시하고자 할 경우에는 실명인증 후 등록하셔야 합니다.
실명확인 된 게시물은 실명인증확인 여부가 표시되며, 실명확인 되지 않은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 게시물은 선관위의 요청 또는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본 실명확인 서비스는 선거운동기간(2020.04.02~2020.04.14) 동안에만 제공됩니다.
  • 실명인증
  • ※ 일반 의견은 실명인증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진보단체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