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의 치유하는 삶] 5. 면역최적화, 생활최적화

황선 | 기사입력 2020/02/28 [09:39]

[황선의 치유하는 삶] 5. 면역최적화, 생활최적화

황선 | 입력 : 2020/02/28 [09:39]

몸의 면역반응에 이상이 온 것은 꽤 오래된 일입니다.

체격과 다르게 아이 때부터 잔병치레가 많았습니다.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기도가 막힐 지경으로 편도선염이 심하다고 해 양쪽 편도선을 떼어냈고 그 이후로는 적어도 이년에 한 번씩 전신 담마진으로 입원을 하곤 했습니다.

꽃가루 햇빛 한랭 ... 갖은 알러지로 거의 모든 계절마다 고생했고, 그 때문에 대학시절 농촌활동 역시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며 해야 했습니다.

스물여섯에 엄청나게 추운 대구교도소에서는 류마티스를 얻었습니다. 독방에서 손가락 관절이 퉁퉁 붓고 뻗뻗 하길래 동상 연고를 치덕치덕 바르곤 했는데 초여름이 되도록 동상이 풀리지 않아 의무실에 갔더니 동상이 아니라 류마티스 증상이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나의 면역세포들은 힘을 써야 할 땐 맥을 못 추더니, 엉뚱한 곳에서는 날을 세워 싸우는 통에 과잉면역증상을 보이기 일쑤였습니다.

외부의 침입자와 싸워야 할 면역세포들이 적아구분을 못하고 자해를 하는 양상인데 이걸 일컬어 자가면역이상증세라고 합니다.

사회의 갈등과 모순을 해결하는 것에 있어서도, 자기 한 몸의 이상을 치유하는 것에 있어서도 대적관이 바로 서지 않으면 싸움 양상은 복잡해지기 마련입니다.

적을 파악하지 못 하면 우리는 대혼란에 빠지고 맙니다.

면역은 무턱대고 힘자랑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명석하게 적아를 가려보고 질서 있게 적을 퇴치 할 수 있도록 신호와 명령 계통이 잘 서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손발의 운동이나 언어 활동과 달라서 의식적 활동(대뇌의 작용)이 아닙니다. 생물 시간 중 가장 지겨운 편이었던 자율신경계이야기 입니다. 바로 그 자율신경계가 정상적으로 작용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자율신경계, 그러니까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조화롭게 작용해야 모든 신체 기관이 긴장-이완의 조화를 이루는데, 우리네 삶이 타고난 자율신경계의 조화를 허물다 보니 혹자는 교감신경의 우위 상태를, 혹자는 부교감신경의 우위상태를 지속하게 됩니다. 우리 삶이 무질서해지면서 둘 사이를 조화로운 음양관계가 아닌 -을 관계로 변질시켜 버리는 것입니다. 자율신경의 혼란은 호르몬의 총사령부라 할 수 있는 뇌하수체의 역할에도 혼선을 초래합니다.

 

경험상 자율신경계를 혼돈상태로 만든 가장 치명적인 버릇은 밤낮이 없는 생활이었습니다.

일단 상당 기간 머물렀던 구치소와 교도소 생활 중 불 밝힌 밤은 특히 문제였습니다. 보안상의 이유로 불을 켠 채 잠을 자야 했는데, 밤 시간에도 계속되는 점등상태와 감시로 숙면은 아예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런 특수상황이 아니라도 밤낮이 뒤바뀐 생활이라던가 밤을 지새우는 일 등이 일상이 되면서 자율신경계를 교란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주행성 동물인 사람은 해가 떠오르며 교감신경이 우위에, 해가 지면 부교감신경이 우위에 서게 되어있습니다. 태양의 빛을 감지하면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작용하는데, 해가 지고 나면 이를 간파한 인체가 세로토닌을 멜라토닌 호르몬으로 바꾸어 휴식과 이완, 치유의 시간을 갖도록 합니다.

빛을 감지하는 센서로 가장 예민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눈이 최고입니다. 최근에는 조명뿐 아니라 휴대폰, 노트북을 자정이 되도록 들여다보는 생활이 보편적이니, 센서가 보내는 사인이 뇌하수체에 제대로 전달이 되기 힘들기도 합니다. 또 빛이 강한 낮 시간엔 선글라스를 착용하니 호르몬의 오작동이 불가피합니다.

밤이 긴 겨울엔 여름보다 긴 잠을 자야 하고 신체 활동을 줄이고 긴장을 이완시켜야 합니다. 많은 포유류 동물이 천고마비의 계절에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을 비축해 기근과 추위를 나는 방편으로 동면에 듭니다만, 다행히 사람은 집을 짓고 구들(난방)을 놓고 두꺼운 옷을 지어 입을 수 있는 지혜로운 존재라 동면까지 하는 자연 일체의 삶을 살지는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계절과 밤낮의 변화 등 자연의 섭리에 정면으로 반하며 엉망으로 살면서 건강을 유지할 초능력까지는 지니지 않은 듯합니다.

결국 생활을 규칙적으로 만들지 않고는 면역을 정상화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다양한 면역이상증세에서부터 최근 부쩍 증가한 갑상선 기능 항진이나 저하증, 지속적인 긴장 상태로 인한 악성종양, 고혈압, 당뇨 모두 하나의 호르몬 처방이나 하나의 항암제를 처방하는 것으로는 잘해야 현상 유지는 될지 몰라도 해결은 요원합니다.

면역억제제나 면역증강제도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면역이상증세에 한 가지로 쓰기에는 한계가 있을 듯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한 북의 최근 기사에 금당이란 약을 면역최적화제라 설명했던데 이후 기회가 되면 이에 대한 글을 따로 올릴까 합니다.)

 

여튼, 내 몸이지만 초자아이기도 한 자율신경계가 보내는 신호에 감각을 집중해 볼 일입니다.

그동안은 초자아라는 이유로 거들떠보지 않았던 자율신경계야말로 내 생활을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크게 공들이지 않고 쉽게 할 수 있는 일들도 꽤 있습니다.

자율신경계의 작용 중 유일하게 내 의지로 조절이 가능한 것이 호흡입니다.

복식호흡으로 마음을 평화롭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보다 조금 더 노력하자면 이런 것도 있습니다.

낮 시간에 30분 이상 자지 않기, 취침 한 시간 전부터 스마트폰 멀리하기, 적어도 자시에는 취침 중일 것, 취침에 임박해 먹지 않기, 취침 전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술이나 담배 피하기(그렇다면 낮술을 먹으란 말인가! 탄 하시겠으나, 최소한 너무 임박해서는 피하시길)

 

▲ 냉온욕 욕조.   © 황선

 

▲ 냉온욕할 때 보는 시계  © 황선

 

중증의 면역이상 환자라면 상당한 공을 들여 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상당한 공이 들지만, 효과는 아주 큽니다.

바로 냉온욕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취침 전 저녁 시간에 하는 것입니다. 찬물과 더운물을 각 1분 씩 오가는데 최소 세 번, 가능하면 5회 내지 7회 정도는 하는 것이 좋습니다. 찬물에서 시작해 찬물에서 끝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너무 몸이 안 좋을 경우 더운물에서 시작해도 괜찮다고 합니다. 다만 끝나는 것은 꼭 찬물에서 끝내야 합니다.

저는 반신욕 욕조를 두 개 사서 집에서도 매일 해왔는데 혹 욕조가 없으시면 샤워기로도 효과가 있습니다. 찬물에서는 교감신경을 더운물에서는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합니다. 찬물에서는 종양이 있는 곳이나 불편한 근육을 움직이거나 주무르시고. 더운물에서는 완전히 이완시키고 가만히 있는 것이 좋습니다.

생각만으로는 쉽지 않을 것 같이 여겨질 수 있는데, 막상 해보면 심신이 맑아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린아이들도 곧잘 따라 하고 재미있어하는데, 감기를 예방하고 체액을 맑게 하는 좋은 방법이라니 함께 시도해도 좋을 듯합니다.

 

저의 경우 편도선 수술자리는 여전히 툭하면 염증이 생기고 있습니다. 수년 간 극심했던 비염 발작도 아직 있긴 한데, 그래도 퍽 드물어졌습니다. 류마티스는 아침에 일어날 때 통증과 경직이 있지만 최근에는 관절의 변형이 진행된다거나 부종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아직 자가면역이상증세들이 완전히 잡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제는 스스로 관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은 드니, 앞으로도 도전을 계속 해보겠습니다.

 

▲ 미나리무침  © 황선

 

▲ 쑥버무리  © 황선

 

최근 밥상 한 컷.

경북 청도의 미나리. 청도는 해독에 좋은 한재미나리 생산지입니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뉴스에 자꾸 나오니 안타깝지만, 그곳은 신천지 성지가 아닌 유기농 미나리 산지로 더 오래 기억될 것이고 서민의 밥상에 약이 될 것입니다.

도심을 벗어나면 어디에나 쑥이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쑥버무리(쑥털털이), 쑥국 끓여 먹기 좋은 계절입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종종 해주시던 버무리가 생각나 소금 간 한 쌀가루에 대충 굴려서 한 김 쪄 먹어봤습니다. 예전엔 뉴슈가 넣는 게 유행이었는데 그걸 빼니 좀 심심하지만, 덕분에 쑥 향에 집중됩니다.

해독에 좋은 청도 미나리와 몸을 따뜻하게 하는 제철 약초 ’, 문제의 바이러스를 이기는 것에도 제법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 물에 담가두면 금방 자라나는 미나리  © 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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