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630] 코로나19 정국, 안철수 계산법 그리고...

중국시민 | 기사입력 2020/03/01 [09:37]

[정문일침 630] 코로나19 정국, 안철수 계산법 그리고...

중국시민 | 입력 : 2020/03/01 [09:37]

국민의 당을 창건했으나 측근들이 잇달아 빠져나간 안철수 대표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2월 29일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날이 중요한 변곡점이라면서 코로나19 환자가 더 늘어난다면 중국보다 한국이 더 심각한 상황에 접어들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에 의하면 "나라마다 인구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확진자 수만으로는 비교할 수 없"기에 "한 국가에서 감염병이 얼마나 퍼졌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는 100만 명당 확진자 수"인데, "중국의 확진자는 7만9251명이며 총인구가 13억8600만 명으로 계산하면 확진자 비율은 100만 명당 57명"이고 "우리나라의 확진자는 2,931명이며 총인구가 5,147만 명으로 계산하면 확진자 비율은 100만 명당 57명으로 오늘 아침을 기준으로 중국과 같아졌다"고 주장했다. 

 

전염병학 문외한인 필자로서는 “100만 명당 확진자 수”라는 지표가 존재하는지 알지 못하는데 2003년 사스 기간에도 2020년 코로나19 기간에도 숱한 정보들을 접하면서 그런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설사 그런 지표가 있더라도 통제와 치료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의문이다. 28일 24시까지 중국의 확진자가 8만에 가까운데 66,337명이 후베이성에 있고 그중에서도 우한시에 48,557명이 있었으므로 후베이 이외 지역은 100만 명당 확진자 수가 미미하니 단순히 중국 전체 “100만 명당 확진자 수”로 한국 상황을 가늠할 수 없다.

 

후베이성은 인구가 6천만 미만으로서 한국과 인구가 비슷한데 100만 명당 확진 자수가 1,100명을 약간 웃도는데, 그렇다 해서 그 수자가 후베이성 코로나19 사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실제로 우한시를 제외한 5000만 인구 중 17,780명 확진자가 나왔으니 100만 명당 360명 정도이고, 1,000만 인구 대도시 우한시에는 봉쇄 이후 900만 정도가 남았다니 100만 명당 확진자 수가 5,400명에 조금 못 미친다. 그리고 28일 24시까지 후베이성의 완치출원자 비례가 43%, 우한시의 완치출원자 비례가 36%를 기록하고 요즘 날마다 천 명 이상 출원하니 완치자 비례가 계속 올라가기 마련이다. 후베이성 이외의 지역들에서는 이미 70~80% 심지어 그 이상 치유율을 기록한 성, 시 자치구들이 여럿이다. 확진자가 1,272명인 허난성에서는 1,172명이 출원하여 92% 치유율을 만들었고 이제 그 비례가 더 올라가게 된다. 그것도 후베이성 이외 지역들 중 허난성 사망자 수가 제일 많아 21명이라 최종 완치 비례가 낮은 셈인데, 다른 지역들은 사망자 수가 적으니 나중에 더 높은 치유율을 기록할 추세다. 

 

양국의 코로나 19 상황을 제대로 비긴다면 인구수가 비슷한 후베이성과 한국을 비기고, 1,000만 인구 우한시와 250만 인구 대구시의 확진자 수를 4: 1 비례로 비기는 게 더 알맞지 않겠냐는 생각이다. 한편 확진자 수가 날마다 변하고 양국의 대응 방식이 다른 만큼 단순한 산술적 비교는 의의가 별로 없다는 생각이다. 중국에서는 후베이성에 파견된 의료진이 1월 하순에 수천 명, 2월 초순에 1만 명을 넘겼고 이제는 4만 명을 넘겼다고 하고, 그중 다수가 우한시에 집중되었다. 외지 유명 병원의 의료진이 우한 어느 병원의 일부 icu병실을 통째로 맡는 등 방식으로 중증, 위중증 환자 치료를 전담하는데 한국에서는 대구시 지원 호소 이후 이틀 만에 200여 명, 나흘 만에 800여 명 지원 의료진이 도착했다니까 이 역시 확진자수, 의료진 수 등등을 아무리 비교하더라도 별 의의가 없다. 

 

중국에서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로 들어가 신증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형편에서 누군가 이제 또 그 무슨 “100만 명당 확진자 수”를 운운하면서 한국이 중국보다 더 위험해졌다고 떠든다면 방역과 치료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산술로 위기감을 조장하기보다는 헌금이라도 한 푼 내는 게 훨씬 낫겠다. 돈을 낼 형편이 못되거나 내기 싫으면 마스크를 끼고 자아보호를 열심히 하거나 입을 다무는 게 더 낫겠다. 

 

현실은 복잡하건만 단순한 산술로 대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박근혜 정부 시기의 국정원 비리가 터져 나오고, 남재준 국정원장이 부하들에게 죽기를 각오하고 2015년에 통일하자 호소하고 함께 맹세했다는 소식이 퍼질 때에는 그나마 북에 무슨 줄이라도 있어서 북을 뒤엎을 수 있다고 자신할 근거라도 있었으리라 짐작되었다. 

 

하지만 여태껏 그럴듯한 근거 하나 알려지지 않았고 오히려 엉뚱한 주장이 남재준 2015년 통일설보다 좀 늦게 알려졌다. 사회주의 종주국인 소련이 70년 만에 무너졌으니 북한이 2015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1945년 광복부터 계산했는데, 정확히 따지면 1945년에는 반도의 북반부에 정권이 없었고 1948년 9월 9일에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건립되었다. 사회주의 국가 70년 멸망설을 믿더라도 산술은 제대로 계산하여 조선(북한)이 2018년에 망한다고 우겨야 좀이나마 설득력을 갖지 않겠는가? 

 

물론 현실적으로 2018년이 이미 지나갔는데도 조선은 건재한다. 그런데 단순한 더하기로 조선의 멸망을 점치는 인간들은 아직도 있다. 조선 주재 영국 대사였던 존 에버라드는 평양 주재 경력을 책으로 냈던 사람인데 근년에는 한국 《중앙일보》에 칼럼을 연재하면서 반도문제 전문가로 행세한다. 이분이 2월 28일 발표한 칼럼의 제목은 “북한에 코로나19 퍼지면 체제 위기 맞을 수도”이고 결론은 다음과 같다. 

 

“독재 정권에서 재난 대처가 잘못되면 파국적 결과를 낳는다. 소련 주민들은 정권의 거짓말과 탄압을 수십 년간 참았지만 결국 체르노빌 사건으로 폭발하고 말았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5년 뒤 소련은 붕괴했다.”

 

결국 에버라드 씨는 조선에 코로나19가 퍼지고 조선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위기가 발생하며 5년쯤 지나 조선이 붕괴하기를 바라는 셈이다. 조선에서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고, 전국적으로 방역을 강화하며 2월 말에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가 진행되어 방역을 굉장히 강조했으며 또 방역 관련 물자들이 이미 조선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으니 에버라드 씨의 기대나 예언은 코로나19 확산부터 조선의 멸망까지 다 한국에서 수십 년 동안 헛방 친 북한멸망설들과 같은 꼴이 될 확률이 높다. 

 

특히 에버라드 씨는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사건과 소련의 붕괴를 직선으로 연결하고 소련의 해체를 소련 주민들의 폭발로 해석했는데 1991년 여론조사에서 대다수 주민이 소련의 유지를 찬성했던 사실을 무시했다. 실제로 소련 해체는 러시아 대통령 옐친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시 대통령과 함께 결정했는바 주민들의 의사가 철저히 무시되었다. 옐친 등이 그런 짓을 할 수 있은 원인 제공자는 그보다 앞서 몇 해 동안 소련의 모든 권력을 잡았으나 제대로 써먹을 줄 몰랐던 고르바쵸브였다. 

 

에버라드 씨의 칼럼을 좋게 추측하면 소련과 조선을 잘 몰라서 틀린 정보에 기초한 틀린 결론을 내렸다고 볼 수 있겠고, 나쁘게 판단하면 조선의 붕괴를 줄곧 바랐다고 볼 수 있겠다. 전임 대사의 그런 주장이 현임 대사 및 영국 정부를 대하는 조선인들의 생각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치겠느냐는 발바닥으로 생각해도 알 수 있다. 

 

현실적으로 에버라드 씨가 조선의 붕괴를 볼 확률보다 훨씬 높은 게 영국 세력 범위의 축소가 아닐까? 영국의 유럽동맹 탈퇴 전후 스코틀랜드, 아일랜드의 움직임이야말로 의미심장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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