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634] 코로나19 관련 낭설들과 수자

중국시민 | 기사입력 2020/03/11 [10:06]

[정문일침 634] 코로나19 관련 낭설들과 수자

중국시민 | 입력 : 2020/03/11 [10:06]

코로나19 사태를 두 달 남짓이 겪으면서 희한한 체험을 많이도 한다. 그중 하나는 낭설들을 여러 가지 언어로 접한다는 것. 2월에 중국에서 중국어로 작성되어 파다하게 퍼졌다가 요사한 말임이 밝혀진 낭설들이 3월에는 한국어로 한국에서 퍼졌다가 가짜라고 알려지는 정도는 애교 수준이다. 숨을 길게 들이그었다가 얼마 동안 참느냐로 뭔가를 검사한다는 설은 우선 일본어로 보았다가 중국어판을 접했고 3월에는 한국어판을 접했다. 어떤 설이 국제적으로 퍼진다면 모종 보편성을 띰을 알 수 있다. 

 

한국어로만 접한 설들도 있다. 누군가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준다면서 문을 두드리면 열어주지 말라, 코로나19 확진자인 신천지 신도들이 병을 퍼뜨리려고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문을 열면 기침하는데 열지 않으면 손잡이에 침을 발라놓는다... 이런 설도 일부 조선족들이 위챗(카카오톡과 비슷함)에서 서로 경계하라면서 퍼 날랐는데, 중국에 사는 사람들이 그런 걸 나를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마스크가 부족한 중국에서 누가 공짜로 마스크를 나눠준다고 돌아다닐 리가 없거니와 그런 말을 믿고 문을 열어줄 만큼 어수룩한 사람이 몇이 될까 싶었다. 한국에서도 먹혀들까 말까 하는 설이 중국에서는 먹혀들기 어렵고, 누군가 일본어, 영어로 옮겨서 일본, 미국에서 퍼뜨린다면 웃음거리로나 되기에 십상이다. 

 

여러 나라의 상황을 살펴보면 한국에서 이른바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기는 했으나 사재기나 황당한 치료법, 치료제에 매달리기는 생겨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보도됐다시피 홍콩, 타이완을 거쳐 일본, 호주, 미국에서 요언 때문에 화장지 사재기가 벌어졌고 이탈리아에서는 마카로니 따위 일상식료품 사재기가 벌어졌으나 한국에서는 그런 바람이 전혀 불지 않았다. 또한 인도에서는 요가가 코로나19를 막는다느니, 쇠오줌을 마시면 감염되지 않는다느니 등 주장이 버젓이 보도되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생강을 먹으면 코로나19를 예방한다고 사재기가 벌어졌으며 러시아에서는 들나물 먹기 대형행사가 진행되었고 일본에서는 화강암을 욕조에 넣고 목욕하면 코로나19를 막는다고 알려져 별 볼 일 없던 돌 값이 껑충 뛰어올랐다. 한국에서는 그런 기현상들이 생겨나지 않았다. 하긴 중국에서 “할레루야 목사”로 알려진 전광훈 목사처럼 병에 걸려도 하나님이 다 낫게 해준다는 광신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인간들이 한국인들 다수를 대표하지는 못한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필자가 조금 놀란 건 일부 한국인들의 무식함이었다. 예컨대 이름이 세균인 자가 총리로 되니 중국에서 세균이 몰려온다는 댓글을 단 이는 딴에는 재치를 부렸다고 여겼을 텐데, 코로나19의 원인은 바이러스로서 세균과 전혀 다르다. 정보폭발 시대에 어느 분야에서의 무식은 잘못이 아니지만, 무식을 자랑하면 잘못이고 심한 경우에는 죄이다. 

 

사태가 길어지면서 점점 놀라는 건 일부 한국인들의 숫자개념이었다. 예컨대 정부의 처사를 공격하던 초기에는 중국에 줬다는 마스크 수가 300만 장이었는데 어느 시점에서인가 3억 장으로 바뀌더니 급기야 3~7억 장으로 올라갔다. 우한 교민 철수를 위해 전세기를 파견하기 전후에 한국 정부가 언급한 300만 장은 우한과 관계되는 한국 주재 중국인 단체들이 지원하려던 수 자로서 그 단체들이 마스크를 구입했고 한국 정부는 운수를 도와줬으며 총수 자가 전세기를 두 번 띄우도록 300만 장에 이르지 못했음은 보수언론들도 보도한 바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한국이 마스크 300만 장을 비롯한 물자들을 지원했다고 알려져 한국 정부와 한국인들을 고맙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이 이러한데도 이른바 “마스크 대란”이 이어지니 중국에 마스크를 퍼줬기에 한국인들이 쓸 마스크가 부족하다는 프레임이 씌워져 수 자가 껑충껑충 뛰어 올라갔다. 한국 정부가 거듭 밝혔고 언론들도 확인했다시피 한국의 마스크 공장들을 폴 가동해도 1일 생산량이 1,000만 장을 웃도는 정도이다. 마스크 7억 장 마스크란 한국 마스크 공장들이 2년 가까이 폴 가동해야 생산해내는 물량이고 3억 장이면 1년 가까이 폴 가동해야 생산해내는 물량이다. 그렇게 많은 마스크를 누가 쌓아둘 수 있고 누가 수출할 수 있겠는가? 인천시가 마음먹고 자매결연도시 웨이하이시에 보낸 마스크가 2만 장에 불과했음을 보더라도 2월 당시 한국에서 조달할 수 있었던 마스크가 얼마나 되었겠는지 짐작이 간다. 확실한 정보들에 기초하여 간단한 계산을 해보면 거짓임을 알 수 있건만, 일부 한국인들은 믿고 싶은 것만 믿는지 마스크 몇 억장 설을 지칠 줄도 모르고 퍼 나른다. 혹시 “아니면 말고”도 아니고 일단 총선을 앞두고 정부와 여당을 까는 효과를 내면 그만이라는 논리인가? 

 

3월 10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우한에 가서 시찰하니 한국 여러 언론이 “근 3개월 만에 우한 방문”을 언급하면서 “책임 회피론” 따위를 운운했다. 책임회피론의 근거로는 리커창 총리가 우한에 갔었을 뿐 시 주석은 그동안 가지 않았다는 것이고, 이제 와서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니 “성난 민심을 달래고” 손상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갔다는 것이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몇몇 중국인의 이름과 주장들도 거들었는데, 그게 중국의 민심을 제대로 반영할까? 사실 총리가 먼저 일선에 가는 건 중국에서 일종 전통이다. 2008년 원촨 대지진을 비롯해 대형재해 현장들에는 원자바오 총리가 늘 나타났고 후진타오 주석은 총화 차원에서 현장을 찾곤 했다. 10여 년 전의 상황들을 한국 언론들이 거의 실시로 보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놓고 지나친 해석을 하는 건 결국 하늘에 대고 침 뱉기다. 한편 한국 언론들이 외국 언론 기사를 베끼거나 자체로 작성한 중국 관련 기사들에는 늘 등장하는 인물들이 고작 10여 명인데, 그런 사람들은 워낙 코로나19 사태와 상관없이 중국공산당과 중국 정부를 줄기차게 비판해오는바, 중국에서 명성이 좋지 못하고 영향력도 상당히 제한되었다. 외신들이 선호하는 인물 중의 하나인 장리판(章立帆)은 한국의 변희재 씨와 비교하면 그 위상(?)을 가늠할 수 있겠다. 만약 외신들이 변희재 씨나 조갑제 씨 같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쓰면서 문재인 정부를 평한다면 그게 한국의 민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겠는가? 

 

필자는 날마다 중국 사이트들을 돌아보고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좌중우 여러 가지 견해들을 접하는데, 두 달 동안 중공과 정부에 비호감인 사람들도 시진핑 주석이 왜 우한에 가지 않느냐는 비판은 보지 못했다. 필자가 보지 못한 범위에서 그런 비판이 나왔더라도 큰 호응을 이끌어낼 리 없다. 통수권자가 일병처럼 일선에 나가 싸우지 않는다는 인식이 보편화되었고, 순춘란(孙春兰) 부총리를 조장으로 하는 중앙지도조가 1월 27일부터 하순부터 우한에 상주하면서 우한시와 후베이성의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했는데, 그동안 전국 각지에서 엄청난 양의 인원들과 물자들이 후베이성으로 가는 걸 보고 들은 중국인들은 국가주석, 군사위원회 주석의 지휘가 없이는 그런 움직임이 불가능함을 잘 알기 때문이다. 10일 시 주석 우한 시찰 관련 보도 밑에 달린 댓글들은 절대다수가 몸조심해야 한다, 희망이 보인다, 이제는 됐다 등등이었다. 그거야말로 중국의 진짜 민심을 보여주는데 한국 언론들은 중국의 진실 전달에 무척 인색하다. 

 

코로나19사태가 커지기 직전에 한국 모 대형일간지 중국 주재 기자는 중국인민대학 교수로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국제정치 전문가 진찬룽(金灿荣) 교수를 일껏 취재하고서도 한국에서 보도하지 않았다. 하여 진찬룽 교수가 자신의 웨이보 계정 “정웨이찬룽(政委灿荣)”에 1월 18일에 올린 대담 동영상만이 기록으로 남아, 진 교수의 팬들에게 일정한 영향을 끼쳤을 따름이다. 그 기자가 중도 포기했는지 편집국이 기사를 잘랐는지 알 수 없으나 열심히 대답했던 진교수의 시간과 정력이 아깝고 한국인들이 중국의 진정한 소리를 듣지 못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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