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군 기지에 미 대사관 제공은 조공이다

이상윤 통신원 | 기사입력 2020/03/24 [10:07]

용산 미군 기지에 미 대사관 제공은 조공이다

이상윤 통신원 | 입력 : 2020/03/24 [10:07]

  © 이상윤 통신원

 

주한 미대사관이 용산기지 이전하는 것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월 27일 주한 미대사관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지구단위계획 결정(안)과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열람공고를 내면서 용산기지 내 용산동1가 1-5 일원 97,259.5m²(29,421평)를 주한미대사관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신설한다고 밝혔다.

 

이에 23일 오전 11시 남영동 주민센터 앞에서 용산기지 온전히 되찾기 주민모임(이하 주민모임), 민중당 용산구위원회, 정의당 용산구위원회, 녹색당 용산, 용산시민연대 등 용산주민들이 미대사관 이전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민들은 이번 주한 미대사관 부지로 발표된 97,259.5m²(29,421평)는 한미 양국이 처음 합의한 2005년의 79,000m²(23,939평)에 비해 18,259m² 늘어났다고 규탄했다. 이 늘어난 부지는 미대사관 주변 도로 확장에 사용될 예정이며, 도로 확장에 사용되는 부지는 미국 측 부지를 떼어서 해결해야 함에도 공원 조성 부지를 떼어서 해결하는 것은 주객전도라 비판했다.

 

기자회견에는 오는 총선에서 용산구에 출마하는 김은희 민중당 후보, 정연욱 정의당 후보도 참가하여 규탄 발언을 진행했다.

 

먼저 발언한 정연욱 정의당 후보는 “이곳 후암동 일대는 고도제한으로 개발이 묶여 있었고, 주둔 미군으로 인해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는 해당 지역 주민의견을 청취하여 이전 문제에 대해 당당한 협상을 하기를 바란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은희 김은희 후보는 “용산기지 안 미대사관 직원 숙소 7만평을 불법적으로 비용도 내지 않고 사용해왔으며, 광화문에 있는 미대사관도 무상으로 사용해왔다”라고 규탄했다. 

 

계속해 그는 “캠프 코이너 3만평 부지에 12층짜리 미대사관 건물이 들어오게 되고, 곳곳에 미대사관 보안을 위한 감시시스템이 들어오게 된다고 상상해보자. 민족공원, 생태공원, 평화공원이 될 수 있겠냐”라고 반문했다.

 

▲ 발언을 하는 용산구 정의당 정연욱 후보    ©이상윤 통신원

 

▲ 규탄발언하는 용산구 민중당 김은희 후보(용산기지 온전히 되찾기 주민모임 대표)  © 이상윤 통신원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용산공원은 민족·생태·평화 공원이 되어야 하며 그동안 미 대사관 무상사용, 미 대사관 직원 숙소 불법 사용 문제는 덮어놓고 도로 확장 등 특혜만 주는 지금 이전협정을 폐기하고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은 미 대사관 이전 반대 현수막을 예정 부지 앞에 거는 상징의식한 뒤에 끝났다. 

 

▲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한남공원지키기 시민모임 간사  © 이상윤 통신원

 

▲ 참가자들은 미대사관 이전반대가 적혀있는 현수막은 미대사관 예정부지 앞에 게시하고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이상윤 통신원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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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국대사관의 용산기지 이전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2월 27일 서울시는 ‘주한 미국대사관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과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열람공고를 냈다. 이에 따르면 남영동 주민센터 앞 용산동1가 1-5 일원 97,259㎡를 주한 미국대사관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신설한다고 밝혔다. 

 

2005년 한미 당국이 체결한 ‘미국대사관 청사 이전에 관한 양해각서’에서 제공하기로 한 부지는 79,000㎡이지만, 어느새 슬금슬금 18,259㎡ 더 늘어났다. 늘어난 부지는 미국대사관 진입로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도로 확장은 대사관 건물 신축으로 인한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므로 당연히 미국 측 부지를 떼어서 해결해야 함에도 공원 조성 부지를 떼어서 해결하는 것은 주객전도가 따로 없다.

 

현재 광화문에 있는 미국대사관은 80년부터 국제개발처 활동이 사라지면서 무상사용 근거가 사라졌다. 그런데도 미국 측은 아직까지 단 한 푼의 임대료를 내지 않았다. 또한, 미국 측은 용산기지 내의 대사관 직원 숙소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한미 SOFA의 적용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불법이며, 이 또한 단 한 푼의 임대료를 내지 않았다. 

 

현재의 미국대사관 청사 이전 양해각서는 미국 측이 불법적으로 무상사용했던 건물과 부지의 임대료 문제는 덮어놓고, 도로 확장 등 특혜만 주고 있기에 반드시 재협상 되어야 한다.

 

용산공원은 일제 강점과 분단 등으로 인해 110여 년간 외국 군대가 주둔하던 곳으로 민족의 아픈 역사가 서려 있는 곳이다. 앞으로 만들어지게 될 용산공원은 이와 같은 역사적 맥락에 기초하여 민족의 아픈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민족·생태·평화공원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미국대사관이 용산공원에 들어서게 된다면, 그것도 가장 접근성이 좋은 초입에 들어서게 된다면, 용산공원이 민족공원인지 미국공원인지 알 수 없으며, 누더기 공원이 되고야 말 것이다. 

 

용산공원은 민족의 아픈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민족공원, 서울시민 누구나 찾아와서 자연 속에서 휴식할 수 있는 생태공원, 분단과 대결로 점철된 민족사를 뛰어넘어 평화를 되새길 수 있는 평화공원이 되어야 한다. 

 

우리 용산주민들은 미국 측의 미국대사관 임대료 문제, 도로 확장 등 특혜가 넘치는 미국대사관 이전에 관한 사항들은 반드시 재협상 되어야 하며, 용산기지로의 이전을 결사반대한다. 

 

2020년 3월 23일

주한 미국대사관 용산기지 이전 반대 주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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