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종합병원은 인민을 위한 '명당자리'

박한균 기자 | 기사입력 2020/03/31 [17:26]

평양종합병원은 인민을 위한 '명당자리'

박한균 기자 | 입력 : 2020/03/31 [17:26]

▲ 평양종합병원.  

 

“전원회의에서 자기 나라 수도에마저 온전하게 꾸려진 현대적인 의료보건시설이 없는 것을 가슴 아프게 비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월 17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가해 이렇게 토로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예정에 없었던 착공식 일정에 참가해 연설을 통해 올해 계획됐던 많은 건설사업을 뒤로 미루고, 평양종합병원을 당 창건 75돌까지 완공할 중요대상으로 선정하고 세밀하게 준비사업을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북이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고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방역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전해진 소식이어서 세계의 관심이 쏠렸다.

 

북은 왜 이토록 평양종합병원 건설에 집중하고 있는 것일까?

 

북은 올해 당 창건 75돌까지 삼지연시 3단계 공사를 완료해야 하며, 이 밖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비롯한 여러 건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불과 200일밖에 남지 않은 기간에 평양종합병원이라는 대규모 공사를 완료해야 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공사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자기의 본성으로, 신성한 정치이념으로 하고 있는 우리 당에 있어서 인민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시키는 것은 조건의 유리함과 불리함에 관계없이 반드시 걸머지고 실행하여야 할 최급선무이며 또한 가장 영예로운 혁명사업으로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양종합병원이 일떠서면 우리는 우리 인민의 소중한 건강과 안녕을 보다 믿음직하게 지킬 수 있는 또 하나의 귀중한 재부를 얻게 될 것이며 이를 중심적인 기지로 하여 나라의 보건 부문을 크게 비약시킬 수 있게 됨으로써 사회주의보건 제도를 공고 발전시키는 데서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종합병원건설을 통하여 오늘의 정면돌파전을 인민에 대한 멸사복무로 일관시키며 병원 건설과정에 창조되는 결사관철의 정신, 건설속도가 사회주의 건설의 모든 부문에 파급되게 하려는 것이 당의 기본의도이다”라고 밝혔다.

 

북은 모든 사업에서 인민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

 

부모 없는 아이들을 위한 평양육아원과 애육원, 문수물놀이장과 류경원, 인민야외빙상장, 여명거리, 미래과학자거리, 창전거리, 마식령스키장,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삼지연시 등 모든 것이 인민을 위해 새로 만들어지고 현대적으로 꾸려졌다.

 

북이 함경북도에 재난 피해를 본 주민들을 위해 살림집을 건설한 것에서도 ‘인민중시’를 엿볼 수 있다.

 

2016년 여명거리 완공에 여념이 없던 북은 함경북도 수해 피해를 본 주민들을 위해 1만1천900여 세대의 살림집들을 불과 2개월 만에 건설하는 기적을 이뤄냈다. 재난 피해로 살집을 잃은 주민들을 위해 북은 완공을 앞둔 여명거리 건설을 중단하고 ‘200일 전투’의 주력부대들을 투입했던 것이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착공식에서 “우리 인민들과 후대들이 사회주의 보건의 혜택 속에서 가장 선진적인 의료봉사를 마음껏 받으며 모두가 무병 무탈하고 문명 생활을 누리면 우리 당에 그보다 더 기쁘고 힘이 되는 일은 없다”라고 한 발언은 북에서 ‘인민중시, 인민존중, 인민사랑’의 정치가 펼쳐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 구글 어스를 통해 살펴보면 평양종합병원은 당창건기념탑 바로 앞 광장에 들어선다.  


평양종합병원은 인민을 위한 명당자리

 

“평양시 안에서도 명당자리인 이곳에 우리 인민을 위한 현대적인 종합병원이 크게 건설되는 것을 아시면 아마도 우리 수령님(김일성 주석)과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제일로 기뻐하실 것이고 우리 인민들도 남녀노소 모두가 다 좋아할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종합병원 건설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곳을 ‘명당자리’라고 언급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명당은 풍수지리상의 좋은 입지를 말한다. 구글 어스를 통해 살펴보면 평양종합병원은 당창건기념탑 바로 앞 광장에 들어선다.

 

평양 중심부에는 대동강을 중심으로 양옆에 북을 상징할 만한 주요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는데, 평양시 문수거리의 문수 광장에 자리 잡고 있는 당창건기념탑도 이 중 하나이다.

 

북은 조선노동당의 역사를 길이 전하기 위해 1995년 10월 당 창건 50돌을 기념해 이곳에 기념탑을 세웠으며, 당 창건 50돌을 상징해 탑의 높이를 50m로 했다고 한다. 북 주민들은 매년 당 창건을 기념해 이곳에서 다양한 기념행사와 축제를 진행하곤 한다.

 

민경태 통일부 통일교육원 교수는 평양종합병원의 위치가 특이하다고 분석했다.

 

민경태 교수는 동평양 문수거리 주변의 위성사진을 관찰한 결과 평양종합병원 계획 투시도의 배경으로 그려진 건물군 배치와 비교하여 병원 용지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평양종합병원은 당창건기념탑 광장에서 서쪽으로 대동강 방향에 있는 지역으로, 문수거리와 주체사상탑거리 사이에 있다.

 

민 교수는 “평양에는 대동강을 가로지르는 2개의 경관 축이 있는데, 하나는 김일성 광장과 주체사상탑을 연결하는 축이며 다른 하나는 만수대 언덕과 당창건기념탑을 연결하는 축이다”라면서 “이렇게 중요한 두 번째 축선 상에 건물을 지어서 경관을 막아서는 것은 이례적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민 교수는 “사실상 이곳은 조망을 위해 비워두었던 공간이라서 길쭉한 장방형이기 때문에 대규모 시설이 들어서기엔 통상적 기준으로 적합하지 않다”면서 “하지만 이런 제약을 극복하고 설계된 건물은 오히려 상당히 현대적인 스타일을 갖추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민 교수는 “그래서인지 고층부에는 두 개의 타워를 배치하고 브릿지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바람길을 내어 시선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도록 설계했다”면서 “이런 정도의 파격적인 도시계획상 변화를 감수하면서 단기간에 평양종합병원 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강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기존에는 만수대 김일성·김정일 동상에서 대동강 건너편 당창건기념탑이 바로 내려다보였지만, 앞으로는 평양종합병원이 보이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북 매체에서도 평양종합병원 위치는 김정은 위원장의 뜻에 따라 선정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 선전매체 서광은 28일 ‘시대를 대표할 평양종합병원건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직은 경애하는 원수님(김정은 위원장)의 종합병원 건설구상을 받아 안고 해당 부문의 일꾼들이 제안하였던 처음의 위치가 이곳이 아니었음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며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숭고한 뜻에 의해서만 인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현대적인 종합병원이 수도의 중심축에 자리 잡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매체는 “온 세계가 급속히 퍼져가는 전염병에 대한 위구로 불안과 공포에 잠긴 때에 조선에서는 인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증진시키기 위한 거창한 건설 전투의 포성이 울린 것으로 하여 그 의의는 더욱 부각되고 있다”면서 “가장 완벽한 높이에서 떠밀어나가는 조선의 신성한 정치이념을 건축의 대화폭으로 새기게 될 평양종합병원은 아마 전 인류사의 기념비로 구가될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평양종합병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인민중시' 정치가 가장 높게 발현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평양의 중심부에 ‘현대적인 첨단설비’가 갖춰진 평양종합병원이 세워지는 그 순간, 세계의 눈은 또다시 평양을 주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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