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혁명은 경이로운 길"

박금란 | 기사입력 2020/04/09 [16:07]

시 "혁명은 경이로운 길"

박금란 | 입력 : 2020/04/09 [16:07]

혁명은 경이로운 길

                 

- 박금란

 

 

혁명을 한다면서

자만자족의 웅덩이에 빠져

자기만이 잘 낫다고 한사코 우기는 사람에게는

혁명이라는 이름을 빼야 하는지 모른다

 

사람 속을 자세히 보면

잘난 면이 너무 많아

인간의 만남이 새로운데

참된 만남은 경이로움으로

이런 사람이 무슨 일을 못해내랴

가능성의 창문이 활짝 열리는데

 

이런 창문을 쾅쾅 닫아버리는 심술꾼

지만 잘 낫다고 우기는 사람은

열려진 세상으로 나가는 경이로운

무수한 사람들을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스스로 지은 폐쇄된 감방 속에 자신을 가둬놓고

빛줄기 찾아 나아가는 사람

분출하는 힘을 믿지 못하고

인간의 본성인 자주성을 억압하며

발목 잡는 일을 한다

그것, 소영웅성의 실체는 결국 주관적 욕망이다

 

항상 배우려고 하는 겸손한 새로운 사람

새로운 일을 하므로

경이로운 세상 열리는데

봄싹 같은 경이로운 사람

봄꽃 같은 이쁨이 뭉쳐

너도 잘나고 나도 잘나고

보름달도 춤추는 강강수월래가 혁명일 텐데

 

새로운 사람이 열어가는

새로운 길을 한사코 막지마라

너는 이미 이념이 관념으로 고형화 된

산 사람을 보지 못하고 폄하하는 형식주의

책상머리 낡은 말뚝을 박는 낡은 사람

 

새로운 사람이 새 것을 창조하는

경이로운 길 열어 간다

우리는 항상 구태의연하지 않은

새로운 사람이 되어야

혁명을 제대로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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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도 박금란이다 2020/04/20 [20:26] 수정 | 삭제
  • 그래도 100년 식민지 남한땅에서 박금란이 같은 시를 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다 개혁 개가죽을 소리높여 외칠때, 자칭 민주투사, 통일전사, 민중의 전위를 자처하는 대단히 꼴값잖은
    그 수많은 인사들이 득실대는 이 되먹지않은 개혁 혁신의 난장판에서

    그래도 혁명이라는 말뜻을 곱씹고 또 전하려는 시인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도 고마울 뿐이다.
    혁명은 과격하니 개혁이라는 애매모호한 말을 써서 자신도 홀리고 세상도 홀리는 재미가 쏠쏠할 터인데도
    우리 박시인은 혁명을 이야기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그 혁명이 우리 당대에 꼭 실현 안되더라도 그 혁명이 필요하다고 외친 시인은 기억될 것이라 난 판단한다
    오늘 문득 김남주 선생의 시집을 들고 읽어봤다.. 시가 아니라 혁명의 포고문을 읽는거 같았다, 지금 민노당 민노총 떨거지들의 어중간한 자기딸딸이 치는 게먹물들을 그리도 간단한 시 몇구절로 조져버리는 김남주 선생님이 난 좋더라.

    말이든 시든 성명서든 전쟁포고문이든 진실한 뜻은 간단하면서 명백해야 하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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