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5대 과제] 2. 국가보안법 철폐는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

백남주 | 기사입력 2020/05/15 [15:15]

[21대 국회 5대 과제] 2. 국가보안법 철폐는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

백남주 | 입력 : 2020/05/15 [15:15]

<평화이음>이 월간 '민족과 통일' 5월호를 발간했다. 

우리사회와 한반도 정세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국가보안법 철폐는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

 

이번 총선은 국민들의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줬다. 국민들은 적폐집단이 더 이상 발목을 잡지 못하게 집권여당에 의석을 몰아줬다. 더불어민주당은 개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법안을 독자적으로 처리할 거대 여당이 됐다. 

 

국민들은 이제 집권여당이 얼마나 적폐청산에, 사회대개혁에 나설지를 지켜볼 것이다.  

 

개혁문제와 관련해 최근 국가보안법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적으로 상상의 날개가 돋는다”며 “국가보안법 철폐도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적은 바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당장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런 희망을 저도 가질 수 있고, 누구나 다 가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2004년 총선에서 과반이 넘는 152석을 차지하고 4대 개혁입법을 추진했는데, 그 중 가장 첫머리에 오른 것이 국가보안법 폐지였다(나머지는 사립학교법 개정안, 언론개혁법안, 과거사진상규명법). 

 

4.27 시대와 동떨어진 국가보안법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국가보안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진 않았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4.27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공약했다. 

 

국가보안법은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법이다. 

 

판문점 선언은 “냉전의 산물인 오랜 분단과 대결을 하루 빨리 종식시키고 민족적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과감하게 일어나가”라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천명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냉전의 산물’, ‘오랜 분단과 대결’의 상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국가보안법이다. 

 

나아가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은 “남북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진전”시키자며 다양한 협력 사업들을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번 총선에서 통일경제특구 설치, DMZ 평화벨트 조성 등의 경제협력을 포함해 다방면의 교류사업들을 공약했다. 

 

하지만 대화의 상대방을 적으로 규정해 놓고 어떻게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할 수 있으며 공동의 평화를 추구할 수 있겠는가. 

 

현재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은 남북관계 개선, 평화경제를 이야기 하면서 뾰족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은 총선용 구색 맞추기 그 이상 이하도 아닌 것이 된다. 더군다나 ‘평화경제’에 대한 요구성은 제대로 된 경제위기 극복책을 찾기 힘든 한국의 상황에서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분야다. 

 

이러한 때 우리가 주도적으로 국가보안법을 폐지한다면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하고, 정체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보안법 폐지는 더불어민주당 평화공약 이행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코로나19사태’ 이후 대비의 걸림돌 국가보안법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는 우리가 새로운 미래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새로운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 전혀 새로운 사고와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도 확인시켜 주고 있다. 

 

각 국가들은 상상할 수 없었던 규모의 재정을 쏟아 부어 기업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의 부실(부채)을 모두 정부가 떠안겠다는 모습이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 기업들의 최대주주는 정부가 될 것이다. 이른바 국유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많은 국가들이 위기에 대응한다며 기본소득 등 자국 국민들에게 현금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들에게 돈을 퍼주는 것에 비하면 그 액수는 미미한 것이지만 말이다. 

 

이런 정책들은 그동안 ‘사회주의적’이라며 주류 정치권에서 배척을 받아오던 것들이다(물론 한시적인 국유화와 기본소득이 사회주의적 정책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나아가 사람들은 소위 서구 선진국들이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취약한 모습을 보며 그들이 내세우던 시스템, 그들이 지향해온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취약한 것인지를 확인하고 있다. 공공성을 내팽개친, 자본의 논리로 운용되는 의료시스템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위협적인지를 미국이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개인주의’로는 공동의 사회적 문제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을 사람들은 체험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동감하듯 인류는 더 이상 코로나19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 더 심각한 경제위기도 예고되고 있다. 결국 기존의 정책, 기존의 철학으로는 닥쳐올 새로운 시대를 헤쳐 나가기 힘들다. 

 

이런 측면에서 국가보안법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준비하기 위한 우리의 정책대응 능력을 제한하게 될 것이다. 

 

국가보안법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사상과 생각을 검열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로인해 사람들의 상상력은 제한되고, 새로운 것이 창조되기 힘들다. 

 

일례로 이번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우리는 쿠바가 의료진을 해외에 파견하는 모습, 북한이 국경을 전면 폐쇄해 대응하는 모습(국경을 폐쇄해도 국가경제를 운용할 수 있는 모습)을 보았다. 물론 이들의 모델을 일면적으로 평가할 수 없고, 한국에 바로 적용할 수도 없다. 

 

하지만 새로운 가치관과 정책들에 대해 열린 입장으로 접근해야 사고의 지평이 넓어진다. 실제 복지국가, 복지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사회주의진영에 대응하기 위함이었으며, 사회주의적 아이디어를 많이 차용해 온 것이 사실 아닌가. 

 

그러나 국가보안법이 우리의 사고를 통제하는 한 사회주의적 정책은 여전히 거부해야 할 정책이고, 특히 북한이 하는 정책들을 ‘무조건 악’이어야 한다. 이런 사회에서 보다 진일보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만 냉전적 시각에 머물러서는 뒤쳐질 수밖에 없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총선승리 후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한다며 “항상 겸허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먼저 살펴 일해야”한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총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급락으로 2006년 지방선거, 2007년 대선 등에서 연이어 참패한 바 있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왜 당시 민심이 열린우리당을 떠났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열린우리당이 무리하게 4대 개혁입법을 추진하다 지지율이 급락했다고 한다. 

 

하지만 국민들이 열린우리당에 등을 돌린 것은 개혁입법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개혁추진에 결단성 있는 자세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수세력 눈치를 보며 어정쩡한 입장들을 취해오다 결국 대연정 등을 추진하며 국민의 힘을 믿지 못하고 수구세력과 손을 잡으려 했다. 

 

이런 과오는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집권여당이 국민들의 적폐청산 의지를 무시하고 미적거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또다시 회초리를 들게 될 것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