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광주항쟁 40주년]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김봄 | 기사입력 2020/05/20 [15:35]

[5.18광주항쟁 40주년]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김봄 | 입력 : 2020/05/20 [15:35]

광주항쟁 40주년을 맞아 ‘오월의 노래’를 가만히 불러본다.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 두부처럼 잘리워진 어여쁜 너의 젖가슴”

 

얼마나 지독한 학살이 벌어졌던가.

이 가사의 주인공이라고 전해지는 손옥례 씨의 시신은 총칼에 잘리고 찢기웠다.

그 모습이 얼마나 처참했던지 사체를 본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실신해서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고 세상을 떴고, 어머니 역시 충격으로 반신불수가 되었으며 오빠는 공수부대 곤봉에 두들겨 맞고 군부대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다.

그뿐이던가.

임산부의 배를 가르고 태아를 찌르고 노인의 머리를 곤봉으로 함몰시켜버린 전두환 일당의 잔인한 학살은 천하의 히틀러도 혀를 내두를 일이었다.

사람들은 이 끔찍한 역사를 오래도록 ‘광주 학살’이라고 불렀다.

 

“왜 쏘았지, 왜 찔렀지, 트럭에 싣고 어딜 갔지. 망월동에 부릅뜬 눈 수천의 핏발 서려있네.”

 

전두환은 4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발포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오리발을 내민다.

미국도 선심 쓰듯이 비밀문서라며 문서 뭉치를 던져줬지만, 발포 책임자에 대한 정보는 쏙 빼놨다.

오죽했으면 팀 셔록이라는 미국 기자가 ‘한국 언론이 미국에 공격적으로 따져 물어야 한다’고 한탄을 했을까.

그가 호명한 한국 언론들은 지금 승냥이 떼가 되어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당선자를 공격적으로 물어뜯느라 정신이 없다.

문재인 정부도 문제다.

그 문서 뭉치를 두고 무슨 큰 것을 받아온 마냥 생색을 낸다.

문재인 정부가 진정으로 5.18을 기념하려면 미국에 문서 공개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직접 조사하고 해결해야 옳다.

 

“산자들아 동지들아 모여서 함께 나가자. 욕된 역사 투쟁 없이 어떻게 헤쳐 나가랴.”

 

오월 광주는 해방 광주였다.

단 한 건의 폭력이나 절도가 없었고, 시민들은 서로서로 주먹밥을 나누어 먹으며 하나의 공동체가 되었다.

아무리 총칼로 학살을 해도 물러서지 않았으며 죽음을 무릅쓰고 도청을 지켰다.

그런 광주 시민들의 항쟁 의지는 그대로 촛불 항쟁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5.18 기념사에서 ‘진실을 고백하면 용서받을 것’이라며 적폐들의 양심에 호소했다.

분단에 기생하고 외세에 목숨을 건 저 적폐들에 양심을 기대하는 것은 순진해도 너무 순진한 발상이다.

결국 5.18의 진상규명도 무자비해야 할 책임자 처벌도 국민들의 투쟁 없이 헤쳐나갈 수 없다는 것이 혁명 광주의 외침이다.

 

“대머리야 쪽바리야 양키놈 솟은 콧대야. 물러가라 우리 역사 우리가 보듬고 나간다.”

 

1980년 5월 26일, 광주 시민들은 ‘부산 앞바다에 미군 항공모함이 왔다며 이제 우리 광주는 살았다’고 환호한다.

그러나 그 항공모함은 광주 시민이 아니라 학살자 전두환을 밀어주려고 온 것이었다.

광주 시민들은 주한 미대사 글라이스틴과 주한미군 사령관 위컴에겐 ‘들쥐 떼’에 지나지 않았으며 이번에 공개된 CIA 문서에도 적시된 것처럼 ‘반란군’일 뿐이었다. 

광주항쟁을 거친 한국의 진보진영은 전시, 평시 군사 작전권이 없는 한국 공수부대가 미국의 승인 없이 어떻게 광주에서 진압 작전을 벌였겠는가를 따져보면서 미국의 실체에 직면하게 된다.

마침내 1980년 12월 9일, 광주 미문화원에 불이 붙는다.

그 불길이 번져갈수록 미국의 흉측한 얼굴이 더더욱 뚜렷이 드러났다.

한국사회의 민주화는 미국을 몰아내지 않고는 이룰 수 없다는 피의 진실이 밝혀졌다.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솟네.”

 

40년이 지났으나 전두환은 여전히 떵떵거리고, 미래통합당은 5.18을 모독하며, 언론들은 오월 진실에 관심이 없고, 검찰은 당시의 공수부대 마냥 미친 듯이 민주를 후려치고 있다.

그들의 상전 미국은 한국의 부패사례로 조국 장관을 거론한 인권보고서를 총선 직전에 발표해 한국 정치에 개입하고, 해리스는 대통령을 조롱하며 총독행세를 하고, 트럼프까지 나서서 주한미군 지원금을 뜯어내려고 발광을 하고 있다.

피가 솟을 일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오월은 모든 길목에서 분단을 만났다.

살아남은 항쟁자들은 빨갱이라며 모진 고문을 당했고, 돌아가신 분들도 북한군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왜곡에 시달려야 했다.

오월이면 곳곳에 ‘오월에서 통일로’라는 구호가 걸린다.

 

“우리 가슴에 붉은 피! 피 !피!”

 

죽음이 임박한 순간에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했던 윤상원 열사를 비롯한 망월동의 부릅뜬 눈은 오늘 우리에게 호소한다.

이 땅의 참된 살길은 자주, 민주, 통일이라고.

오직 항쟁만이 살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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