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새로운 '핵억지력 원칙' 승인...“탄도미사일만 쏴도 핵으로 반격”

백남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0/06/04 [06:18]

러, 새로운 '핵억지력 원칙' 승인...“탄도미사일만 쏴도 핵으로 반격”

백남주 객원기자 | 입력 : 2020/06/04 [06:18]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현지시간) 핵억지력의 성격과 핵무기 사용 기준을 담은 새로운 핵억지력 분야 국가정책 원칙(이하 새 원칙)’을 승인하고 이를 공개했다.

 

이전의 '핵억지력 분야 국가정책 원칙'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 시절, 2010년에 10년 기한으로 채택됐었다.

 

새 원칙에는 핵무기 사용의 근거가 되는 위험한 상황들이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에 적대적인 국가들이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이나 수단, 중단거리 순항·탄도미사일, 정밀 극초음속 무기, 공격용 무인기 등을 배치하는 경우 등을 핵무기 사용의 근거로 규정했다.

 

또한 잠재적 적이 우주 공간에 미사일 방어(MD) 수단이나 공격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배치하는 상황, 핵무기나 운반 수단, 그것의 제작을 위한 기술이나 장비 등이 통제되지 않고 확산하는 상황, 비핵국가 영토에 핵무기나 운반수단이 배치되는 상황 등도 위험 상황으로 꼽았다.

 

결국 재래식 무기에 의한 공격을 포함해 러시아의 국가 존립을 위협할 만한 군사무기 배치상황에서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이다.

 

새 원칙은 핵억지력과 관련해 잠재적인 적이 러시아를 공격하면 보복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적에게 견디기 어려운 손실을 입힐 수 있는 전력과 수단을 보유해야 핵억지력이 성립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이 같은 새 원칙을 공개한 것은 새로운 핵무기 개발에 나서고 있는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가 비공개로 유지하던 핵억지력 원칙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 판 역시 내용을 공개한 적이 없다.

 

미국은 작년 8, 사거리 500~5500km인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실험과 생산, 배치를 전면 금지하기로 한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바 있다.

 

나아가 미국은 내년 2월 만료되는, 유일하게 남은 핵통제 조약인 뉴스타트(신 전략무기감축협정)도 파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0년 체결돼 201125일 발효된 뉴스타트 협정은 202125일 만료된다.

 

이 조약은 양국이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550개 이하로, 이를 운반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전략폭격기 등의 운반체를 700기 이하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러시아는 뉴스타트 연장에 찬성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미-러간의 양자 협정이 아니라 중국 등의 다른 핵보유국이 동참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며 연장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이 뉴스타트 연장에 나서지 않으면 이번에 공개한 새 원칙에 근거해 독자적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압박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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