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북 비핵화 이슈는 이제 판이 뒤집혀

유선민 | 기사입력 2020/07/31 [15:36]

[감옥에서 온 편지] 북 비핵화 이슈는 이제 판이 뒤집혀

유선민 | 입력 : 2020/07/31 [15:36]

* 21대 총선에서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 낙선운동을 했던 유선민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현재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되었습니다.

감옥에서 온 편지에서는 구속된 학생들이 보내오는 글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미국의 대북 고립압살 정책은 정치, 경제, 군사적인 측면에서 전 방위적으로 장시간 지속되어 왔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정치적 봉쇄의 일환으로 테러지원국 지정, 인권문제 제기, 북핵 폐기를 끊임없이 주장해 왔으며 경제적으로는 대북제재를 지난 수십 년 동안 지속해 왔습니다. 2010년대 들어서도 유엔 안보리를 활용하여 경제제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군사적으로는 북한 선제타격 전략에 기초한 많은 작전계획을 수립하여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벌이고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배치하며 군사적 위협을 지속해왔습니다. 이를 지탱해온 것은 군사력과 경제력을 앞세운 미국의 패권적 힘이었습니다.

 

그런데 수십 년간 유지되어온 미국의 대북 고립압살정책에 파열구가 생기기 시작했으며 더 나아가 미국을 역포위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는 장면을 우리는 두 눈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지난 3년 사이에 말입니다. 미국의 군사적 위협은 2017년 11월 북한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며 파탄이 났습니다. 북한에 2017년은 핵전력, 전쟁억제력을 강화하는데 총집중한 한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매달 새로운 기술을 공개하며 SLBM시험 발사, 수소폭탄 시험, 화성 13형, 15형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전략자산을 계속 공개하며 군사적 위력을 국제 사회에 알렸습니다. 지난 수차례의 핵시험에도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았던 미국이 결국 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으며 미국 정부 당국자는 북의 핵보유와 전략자산을 실질적 위협으로 두려움과 위기감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새로운 길'을 두려워 할만큼 북한의 군사적 위상은 미국에 공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미국의 경제적 봉쇄는 ‘자력갱생’ ‘자력자강’의 정신으로 돌파해오다 올해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면돌파전’을 제시하며 미국의 집요한 제재봉쇄를 뚫고 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북한 경제가 발전하고 있다는 여러 경제지표들을 통해 확인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정치적 봉쇄 특히 미국의 계속되는 북핵 폐기, 북 비핵화 공세는 2019년 하노이 회담을 기점으로 힘이 빠졌습니다. 하노이 회담의 의제는 영변 핵시설 폐기와 민수 분야의 대북제재 해제였고 미국의 입장에서는 완전 대박 협상안이었는데 볼턴이 영변 플러스알파를 제기하면서 다시없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북한의 핵중추에 해당하는 핵심 핵시설을 없앨 수 있었는데 스스로 밥그릇을 걷어차는 꼴이 되어 버렸습니다. 거기에 더해 2018~2019년 3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되면서 북한은 국제 사회에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북한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핵 시험장 폭파를 단행했습니다. 그리고 핵무기 사용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고 지금까지 핵무기 사용, 이전 등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북한의 조치들을 통해 누가 비핵화 의지가 있고 실제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지를 확인시켜 준 것입니다. 미국이 대북제재 해제 조치로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는 기회를 걷어찬 어리석은 결정은 왜 했을까요.

 

일부 대북제재 해제로도 계속 경제발전을 해나가고 있는 북한이 더 빠르게 발전하는 것이 두려워서일지, 아니면 북미 관계가 진전되는 것 자체를 파탄 내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지키고자 한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거부하면서 더 이상 북한 비핵화 주장의 명분을 잃었습니다. 이제 비핵화 논의는 미국의 불가역적인 중대조치가 동시에 실시되어야 가능해졌습니다. 불가역적인 조치는 주한미군 철수와 종전, 평화협정체결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한 비핵화 이슈는 이제 판이 뒤집혔습니다. 비핵화 주장을 하려면 미국의 상응 조치가 취해져야 하는데 이는 미국의 한반도 패권 붕괴로 이어지는 전략적 문제이기 때문에 미국은 더 이상 북한에 대한 비핵화를 주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대북 포위 전략은 이렇게 파탄이 났으며 이제는 북한이 미국을 역포위하며 국제사회에서 그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최근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뉴스가 언론에 자주 오르내렸는데 방위비 인상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기도 하겠지만 미국의 군불 때기의 일환이기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지난 총선에서 오세훈 후보 낙선운동 했다는 이유로 구속되어 있는 유선민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     

  • 도배방지 이미지

북미관계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모범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