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미국발 대불황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0/08/24 [15:48]

다가오는 미국발 대불황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0/08/24 [15:48]

폴 크루그먼(뉴욕 주립대 교수)가 지난 5일 뉴욕 타임즈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이 2007~2009년의 금융위기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백년-열린광장 세계의 눈’에 올라온 번역본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다가오는 미국발 대불황

  

코로나바이러스의 시대를 맞이하여 한가지 주목할만한 예측의 법칙이 형성되고 있는데,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상황에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면, 실제로는 반대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코로나 확진자가 곧 제로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끔찍한 팬데믹의 결과가 진행되고 있고 (8월 10일 기준 6백만 명), 부통령인 마이크 펜스가 2차 감염유행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로 보아 2차 대유행이 임박하고 있다. 로렌스 커들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수석고문이 몇 주 전에 V-형 경제회복의 진입을 자신했지만 여전한 경기의 침체가 상당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7월의 고용현황이 발표될 것이지만, 고용동행을 알려주는 민간조직인 ADP의 사전적인 월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과 6월의 반짝-고용효과는 죽은-고양이의 반등 효과로 신규 일자리는 제자리걸음에 머물 것이다.

 

ADP의 수치는 낙관적인 편에 속하며, 다른 통계수치들은 실제 고용률이 저하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혹시 일자리가 잠시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안정적인 고용률은 2027년이 넘어서야 비로소 코로나바이러스 이전 상태로 복귀될 것이다.

 

더구나 ADP 데이터와 곧 있을 정부의 공식발표는 이미 구소식에 속하는 것으로 이는 지난 7월 둘째 주의 상황에 대한 스냅사진에 해당할 뿐이다. 이미 (코로나의 확산으로 인하여) 미국의 상당 지역에서 경제 재개가 중단되거나 취소되고 있으며, 지난 5~6월간에 고용되었던 많은 노동자가 다시 실직을 당하고 있다.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에 있다. 실제로 공화당이 구제지원에 대하여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신속하게 결정하지 않으면 경제는 더더욱 나빠질 것이다.

 

2020년의 코로나바이러스가 끼친 불황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많은 사람은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상황은 명백하고 끔찍하다. 고용은 곤두박질쳤고 GDP는 한 분기 만에 10%가 위축되었다. 물론 이들 수치는 팬데믹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상당 부문의 경제활동이 봉쇄되었던 점을 반영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한 가지 사실은 경제의 수요 위축에 따른 대규모 실직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연방정부가 적시에 구제지원을 실시하지 않았다면, 수천 만의 노동자들이 수입을 잃으면서 소비를 급격히 줄여나갔을 것이고 이로 인해 또다시 수백 만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상실했을 것이다. 연방의회가 실직자들에 대한 특별지원금을 신속히 결정하였기에 소비수요가 유지되었고 불안정한 경제를 그나마(non-quarantined) 유지할 수 있었다.

 

이제 구제지원금의 유효기간이 7월 말로 끝났다. 민주당은 구제지원금의 기한을 내년 초까지 연장하자고 제안하였으나, 공화당은 자당에서 마련한 내부의 대안조차 거부하였다. 만약 의회 내에서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조만간에 이루어질 조짐은 전혀 없지만) 다시 돈줄이 시중에 흐르는데 수 주가 걸릴 것이다.

 

구제지원의 수입이 끊긴 빈민 가계의 고통이 물론 가장 크겠지만, 경제전반에 미치는 타격 역시 광범위할 것이다. 얼마나 큰 타격을 받을 것이지 정확한 산술적 계산이 필요하겠지만 규모는 끔찍할 것이다.

 

유복한 미국 상류층과 달리 수천만의 저임 노동자들은 구제지원금이 끊기면, 현금을 찾을 저축도 없고 대출을 받을 자격도 안 되어 궁지에 몰리게 된다. 당장이라도 이들의 소비수요는 격감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경제를 그나마 유지해왔던 지원금이 중단되면, 4% 이상 시장수요의 축소가 불가피하다.

 

더구나 십 수년 전의 경험에서 보듯이 긴축정책의 결과는 상당한 승수효과를 누적시키면서 소비위축이 수입축소를 가져오고 또다시 수입축소는 소비의 추가적인 위축을 불러오는 악순환에 진입한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하면, 구제지원금의 중단은 곧바로 GDP 4~5%의 위축을 불러온다. 여기서 또 하나 고려할 것이 있다. 지방 주정부와 개별도시들도 재정적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빠져 있어 뼈를 깎는 긴축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공화당이 추가 지원을 거부하고 트럼프가 이에 동조하면, 지방의 재정위기는 코로나19와는 무관하게 진행된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서 다시 한번 확인해보자. 이는 청천벽력과 같은 재앙으로 미국이라는 대국이 잘못 대응하면서 한 분기 만에 GDP가 10% 위축되었다. 이에 더하여 우리는 금융재정 정책을 잘못 다루면서 형성되는 이차적인 경제적인 충격을 지켜보고 있다. 후자의 충격은 팬데믹과는 달리 전적으로 인위적 자책으로, 트럼프라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존재와 실제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공화당 상원의 책임자인 미치 매코널에 의해서 벌어지고 있다.

 

어찌해서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가? 2008년의 금융위기가 일어나고 아직도 후유증이 채 가셔지지 않은 불경기의 지속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곤경에 직접적이고 소중하며 가치있는 교훈을 주고 있다. 가장 소중한 경험은 대규모의 실업에 직면한 곤경에 빠져 있을 때는 재정부담(부채) 때문에 시간을 지체하여 당장의 수요를 격감시키는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백악관과 공화당에는 누구도 과거의 경험에서 배울 생각이 없는 듯하다. 사실은 과거의 위기로부터 아무것도 배울 것이 없다는 입장이 공화당 내 경제자문단의 자격요건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다시 대불황을 향해 나가고 있다, 그것도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충격이 더해져 2007~2009년의 금융위기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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