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규정 위반 처벌이 먼저다

하인철 통신원 | 기사입력 2020/09/17 [17:06]

주한미군 규정 위반 처벌이 먼저다

하인철 통신원 | 입력 : 2020/09/17 [17:06]

17일 오후 2시 반께 미군장갑차 추돌 사망 사건 SUV 차량 운전자의 부검 결과가 나왔다. 

 

지난 8월 30일, 포천시 영로대교에서 SUV 차량이 미군 장갑차를 들이받아 50대 부부 4명(남성 2명, 여성 2명)이 사망하고 미군이 경미한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포천시 경찰서 측은 정확한 사인을 알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에 부검을 요청했다.

 

포천경찰서는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검 결과 운전자는 면허취소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영로대교를 진입하기 전까지 운전하던 다른 사람도 면허취소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이번 추돌 사망 사건의 책임이 운전자에 있다고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지만, 그 전에 정확히 해야 할 것이 있다.

 

(1) 미군은 콘보이(호송 차량)가 없었다.

 

▲ 2002년 여중생 장갑차 압사 사건 이후 2003년 한미 당국의 안전조치 합의서가 체결됐다. [자료출처 = 오마이뉴스]    

 

▲ 안전조치 합의서 중 차량이동 관련 안전조치 [자료출처 = 외교통상부]     

 

2002년 여중생 장갑차 압사 사건(효순이 미선이 사건) 이후, 2003년 한미당국은 '안전조치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 합의서에는 "모든 전술 차량에 대해 운전자의 시야를 저해하는 요소가 있는 경우, 시야 최대확보, 차량 운행을 보조하도록 적절한 통신장비 및 탑승자 추가, 선두 및 후미에 호송 차량 동반 실시"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당시는 어두운 밤 시골길이기에 운전자의 시야를 저해하는 요소가 굉장히 높았던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호송 차량은 존재하지 않았다. 

 

▲ 한국 내 차량 이동의 규율이 적힌 385-11호의 일부 내용이다 [자료출처 = 미8군]     

 

또한 이 '안전조치 합의서'가 아니더라도 한국 내 차량 이동을 규율하는 385-11호 주한 미8군 규정을 보면 항상 호송 차량이 있어야 함이 명시되어 있다. (escorted at all times while traveling on public highways, roads, or trails, off installation) 또한 낮에는 100m 간격으로, 밤에는 50m 간격으로 호송 차량을 앞뒤로 둘 것을 규정했다. ((1) Will lead and follow tracked vehicles by 100 meters during the day. (2) Will lead and follow tracked vehicles by 50 meters during the night and during times of limited visibility, at slower speeds))

 

하지만 이러한 기본적인 규정을 전혀 지키지 않은 것이 미군이다. 주한미군 안전조치 합의 미이행으로 제2의 미선이 효순이 사건이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

 

(2) 지자체, 주민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 안전조치 합의서 중 미군의 사전 통보 절차 내용 [자료출처 = 외교통상부]     

 

'안전조치 합의서'에 따르면 1대 이상의 궤도차량이 이동 시 72시간 전 통보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통보된 사항은 한국군과 해당 지자체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알려주기로 되어 있다. 하지만 당시 포천시는 미군 측으로부터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천시 시민들도 전혀 통보받은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다. 주한미군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3) 규정을 어긴 것은 미군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1차적인 책임은 규정을 지키지 않은 미군에게 책임이 있다. 이번 사건은 도로 위의 스텔스 차량에 대한 문제다. 특히나 은폐 엄폐를 위해 국방색으로 덮인 장갑차가 어두운 밤길에 쉽게 보일 리가 만무하다. 경찰 측도 "앞서가는 장갑차를 발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누구라도 이 상황에서 영로대교 위를 달리고 있었더라면 장갑차를 발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 영로대교 위 가로등이 꺼진 곳에서 차량이 얼마나 보이는지 찍은 사진     

 

▲ 영로대교 위 후미등을 끄고 차량을 찍은 사진     

 

(4) 주한미군 규정 위반 처벌이 먼저다

 

그래서 이 사건은 명백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필요한 것이다. 이 사건을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일은 분명히 또 일어날 것이다. 대체 왜 주한미군이 이동 중에 호송 차량을 대동하지 않은 것인지, 마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인지, 당시 총 책임자는 누구였는지 등 이 사건에 대해 낱낱이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그래야 이러한 비극적인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다시는 주한미군의 규정 위반으로 대한민국 국민이 목숨을 잃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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