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는 미-중 권력투쟁의 승부처가 될까?

정욱 | 기사입력 2020/10/22 [09:45]

코로나 위기는 미-중 권력투쟁의 승부처가 될까?

정욱 | 입력 : 2020/10/22 [09:45]

평화이음이 월간 '민족과 통일' 10월호를 발간했다. 

우리사회와 한반도 정세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코로나 위기는 미-중 권력투쟁의 승부처가 될까?

 

저는 코로나 팬데믹이 왔을 때부터 중국이 백신 개발에 가장 앞설 것이며, 서구권을 중심으로 중국 백신의 성능에 대한 시비가 일 것이라 봤습니다.

 

중국은 가장 먼저 코로나를 겪었고 체제와 사회 특성 상 신속한 대규모 임상 실험에도 유리하며, 또한 중국은 의약 생산 능력에서 노하우와 기술을 충분히 축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중국은 미국, 유럽의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생산기지 역할을 해왔고, 중국산 약이 없으면 미국 내 의약 공급은 심각한 타격을 받기 때문에 중국의 대미 공격카드로도 꼽히는 부분입니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제약사의 현지생산 대행을 시작으로 복제약을 거쳐 신약 개발까지 기술을 축적해온 경험과 유사합니다.

 

실제 코로나 백신 개발 경쟁에서 중국이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며 11월 상용화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러시아에서 백신 개발 선언했지만 임상 3상을 거치지 않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친미 국가인 아랍에미리트도 이미 중국 백신에 대한 긴급승인을 했네요. 목숨이 오가는데 진영이 뭐 대수겠습니까.

 

중국은 속도에서 가장 앞섰을 뿐만 아니라 숙련된 저가 대량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 백신을 국제무대에서 우군을 확보하는데 활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동남아(아세안) 국가들에 적극적으로 우선 공급할 것을 공언하고 나섰네요.

 

세계사에서 ‘No.1 권력’이 평화롭게 이동한 경험은 없습니다. 큰 희생을 치른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미국이 제1강대국으로 부상한 것이 가장 최근의 역사적 사실입니다.

 

미-중은 관세로 시작해서 기술, 군사, 외교 등 전방위로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 싸움은 중국이 승리하여 새로운 최강자로 등극하거나, 플라자 합의를 변곡점으로 쇠락의 길을 걸었던 일본의 전철을 밟으며 만년 2등 국가로 찌그러지느냐 결정이 날 때까지 계속될 겁니다.

 

역사적 경험을 보건데 미-중의 헤게모니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지구상 가장 커다란 ‘파워’가 걸려있고 가장 복잡한 이해관계를 다투는 세계 권력 ‘타이틀전’은 평화로운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결국 거칠고 폭발적이며 폭력적이거나 많은 이들의 극심한 고통이 요구되는 과정을 거칠 개연성이 매우 높습니다. 전쟁이거나, 엄청난 재해거나 전염병 같은 과정 말입니다. 

 

지구를 파괴할만한 양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 간의 전면전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세계 권력을 쥐고 있거나 쥘 것으로 예상되는 쪽은 세계 권력 자체를 소멸시킬 행위를 선택할 수가 없습니다. 

 

전쟁이 아니라면 뭘까… 어쩌면 이번 ‘코로나19 위기’가 미-중 간 헤게모니 싸움의 중요한 ‘전장’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인류 문명은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강제 받고 있습니다. 국가 간 협상이나 담판으로 해소할 수도 없고 심지어 언제 끝날 지, 인류사회가 겪을 후유증은 얼마나 크게 남을 지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제1강대국 미국이 만든 그간의 세계질서의 여러 부분에서 커다란 훼손 또는 변화가 촉진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고대 아메리카를 호령했던 마야와 잉카 문명도 바이러스로 멸망했으며, 유럽 역사 상 최고의 제국 로마의 멸망에도 천연두가 깊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하기도 합니다.

 

미-중 헤게모니 싸움의 ‘승부처’일 수도 있는 ‘코로나 위기’ 국면에서 미국은 내부적으로는 전염병 대응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제도, 나아가 정치 사회적인 다양한 문제점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백신 독점 등 자국 이기주의를 더욱 강화하며 글로벌 리더십, 소프트 파워를 스스로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그 어느 때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물리적, 사상적 공격에 직면해 있습니다. 더불어 경제규모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국제사회의 신뢰도 및 리더십 등 취약한 소프트 파워가 약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인 코로나 방역과 경제 활성화 등 위기 대응 능력을 보임으로써 체제의 경쟁력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나아가 발 빠른 백신 개발과 저가 대량 공급, 원조를 통해 외교력을 강화하고 우군 확대를 도모하여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 시도할 것입니다.

 

누가 최종 승리를 쟁취할 지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어느 결과가 우리 민족에게 유리할 지, 아니 이 싸움의 깊고 긴 과정에서 우리는 얼마나 큰 고통과 혼란을 겪게 될 지도 가늠이 안 되는 세계사의 큰 굴곡을 맞이하고 있음을 짐작할 뿐입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 선지자 2020/10/23 [11:19] 수정 | 삭제
  • 매우 정확한 예견이나 어두웁군요. 얼마나 큰 고통과 혼란을 겪게될지...? 혹시 미래를 밝게 내다보는 나라, 국민들은 없나요? 독일이나 영국이나 일본이나 심지어 북한이나...중국이나...그들은 미래를 어떻게 볼까요? 어두울까요? 밝을까요?
국제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