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책임자 처벌하고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라!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1/01/06 [13:29]

진짜 책임자 처벌하고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라!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1/01/06 [13:29]

민주노총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가 6일 공동으로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이번 임시국회 회기(8일) 안에 제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국회에서 논의하는 안은 10만 국민동의 청원으로 만들어진 안에서 후퇴한 ‘누더기 안’이라 비판받고 있다. 

 

▲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 내용들 [사진출처-매일노동뉴스]  

 

민주노총과 운동본부는 공동입장문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꼭 명시되어야 할 내용을 짚었다. 

 

민주노총과 운동본부는 법안에 명시해야 할 것으로 ‘▲경영책임자 처벌 명확히 할 것 ▲원청 처벌과 발주처 처벌 명확히 할 것 ▲사업장의 차등 없이 전면 적용할 것 ▲시민재해 대상 축소기도 중단과 공무원 책임자 처벌 명시할 것 ▲처벌 수위 지나치게 낮추지 말 것’ 등을 제시했다.

 

민주노총과 운동본부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재계 눈치 보며 말도 안 되는 법안 깎아먹기를 중단하고, 이 법의 제정 취지를 제대로 담은 법을 제정하라”라고 촉구했다.

 

아래는 공동입장 전문이다.

 

----------------아래--------------------------

 

진짜 책임자 처벌하고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라!

 

-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를 앞둔 민주노총,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의 입장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1월 8일 임시국회 본회의를 열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소식이 반갑지만은 않다. 31일, 27일, 10일째 단식 중인 유가족과 시민사회, 노동계 대표 역시 논의할수록 후퇴되는 정부와 국회의 법안에 분노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법안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경영책임자 처벌이 명확히 되어야 한다. 현재 국회의 논의는 안전담당이사를 방패막이로 내세워 대표이사가 처벌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 두고 있다.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영책임자 처벌이 명시되어야 한다.

 

둘째, 원청 처벌과 발주처 처벌이 명확히 되어야 한다.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망사고를 비롯한 건설업과 조선업의 중대재해는 발주처의 공기단축 요구에 의한 혼재작업 투입으로 발생하고 있어, 발주처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렇게 안전보건문제를 사실상 좌지우지할 수 있는 관계에는 임대, 용역, 도급이라는 다양한 형식으로 위치하는 ‘진짜 원청’이 있다. 이들을 처벌할 수 있어야, 이들이 안전보건조치를 위한 자신의 책임을 다할 것이다.

 

셋째, 사고가 아닌 질병사망도 똑같은 기준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일터괴롭힘으로 인한 자살과 정신질환, 과로로 인한 사망과 뇌심혈관질환, 만성중독으로 인한 암과 희소질환 발생 역시 모두 산업재해이고, 사업주의 보건조치로 막을 수 있는 비극이다. 이 역시 사고와 같은 기준으로 반드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

 

넷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사업장 차등없이 전면 적용되어야 한다. 사람의 목숨에 사업장 규모별로 차등이 있을 수 없다. 소규모사업장에서 안전보건조치를 당장 적용하기 어려울수록, 이를 어떻게 가능하게 할지 정부의 예산과 인력 지원 계획을 시급히 세워야 한다. 이런 계획을 미뤄두고 산업안전보건 행정력은 제자리걸음하는 사이, 소규모사업장에서 더 많은 노동자가 죽어가고 있다. 적용유예 꼼수 부릴 생각 말고,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보건 증진을 위한 행동에 즉각 나서라.

 

다섯째, 시민재해 대상 축소 기도를 중단하고, 공무원 책임자 처벌을 명시하라. 노래방, pc방, 주점 등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화재 등으로 수십 명의 시민이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했으나, 그 동안 책임자 처벌은 제대로 되지 못 했다. 소규모사업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규모를 근거로 차등 적용할 경우 계속해서 시민재해 위험의 사각지대가 남을 것이다. 관련하여 시민재해의 경우, 관련한 인허가나 관리감독의 책임을 지는 공무원 처벌도 반드시 필요하다. 국토부, 교육부, 지자체장 등 다양한 부처에서 적용제외를 요청하고 있다. 적용제외를 요청할 시간에 어떻게 이들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안전,보건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인지 실행 계획을 수립하라.

 

여섯째, 처벌수위를 지나치게 낮춰서는 안 된다. 두 당의 잠정합의 내용을 보면, 노동자가 사망한 경우 경영책임자 처벌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하한형이 생겼지만, 부상과 질병의 경우에는 하한형이 없다. 법인에 부과하는 벌금 역시 하한형이 없다. 우리가 하한형 도입을 주장한 것은, 검찰과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었다. 처벌의 상한선이 높아봤자, 노동자 사망 사업장에 500만원 미만의 벌금이 부과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일곱째, 반복적 사고 발생한 경우 혹은 사고 은폐기업에 인과관계 추정은 도입되어야 한다. 우리가 제출한 법의 인과관계 추정은 사고 발생시 무조건 유죄로 추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조치를 위반하는 일이 반복적인 경우나 사고 원인을 은폐하려고 한 경우에 그 법 위반이 재해의 원인이 되었을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보자는 것이다. 옥시레킷벤키저가 가습기 살균제 유독성을 은폐했고, 이후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위헌적인가?

 

애초 이 법의 제정 과정은 정치인들의 선의와 재계의 양보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사업주가 안전보건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목숨을 잃은 노동자의 동료와 가족들의 울분에서, 언제까지 매일 일하다 죽고 다치는 노동자의 소식을 들어야 하는가라는 동료 시민들의 분노와 탄식에서 시작된 것이다.

 

국회는 재계가 아니라 압도적으로 이 법안을 지지하고 있는 노동자, 시민의 눈치를 봐야 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재계 눈치보며 말도 안 되는 법안 깎아먹기를 중단하고, 이 법의 제정 취지를 제대로 담은 법을 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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