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저희 아이들이 모 프랜차이즈 버거 전문 가게에서 특별 할인 판매 상품이라면서 버거 세트를 각 하나씩 품고 들어왔습니다.
그 내용물은 이랬습니다.
햄버거, 닭강정, 감자튀김, 치즈볼, 그리고 콜라.
채식을 강조하는 엄마 밥상에서 가끔 일탈하고 싶은 마음을 모르지 않지만 이건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에 잔소리가 터지려는 찰라, 아이들은 자기 방에 들어가 그 음식들을 유명 유튜버들의 먹방처럼 펼쳐두고 열심히 먹어 치웠습니다.
그런 후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 명은 장염, 한 명은 편도선염으로 며칠간 고생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어머니 말씀을 잘 들어야 겠다’라는 근원적인 깨달음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으나 소극적이나마 그 회사 버거 및 세트 메뉴는 앞으로 못 먹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자신의 몸 어느 부위가 가장 약하고 염증에 취약한지 알아보려면 튀김요리를 과식해보면 대략 티가 납니다. 튀김요리는 우리 몸의 염증반응을 격화시키는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튀김요리는 정말 맛있습니다. 고열로 가열하는 과정에서 식품의 수분은 증발하고 식재료는 팽창하고 그 사이사이 빈자리를 고소한 기름이 스며들어 채우니 그 질감과 생김생김 향미까지, 튀김요리가 맛없기는 정말 힘든 노릇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당장 치유해야 할 고질병을 갖고 있거나 꼭 그렇지는 않더라도, 건강한 여생을 꿈꾼다면, 튀김 앞에서 손과 입이 먼저 움직이기 전에 꼭 이성을 발동시켜야 합니다.
앞서 말했듯, 열을 가하고 기름에 담금으로써 원재료의 결결이 얼마나 많은 기름이 흡수되었을지,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이라는 것이 고온처리 되면 얼마나 유해한 물질이 되는지, 비타민은 또 얼마나 파괴되는지, 우리가 평소 익히 들어온 상식들을 발동시키는 것만으로도 순간 눈멀었던 식탐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온갖 건강프로그램에서 경고하고, 온갖 건강식품에서 함유하지 않았다고 광고하는 포화지방, 트랜스지방을 가장 풍부하게 적극적으로 흡수하는 방법이 바로 튀겨서 먹는 것입니다.
게다가 그 기름! 우리 식탁에서 기름이 흔해진 시점은 정확하게 콩을 대량으로 수입해 온 시점과 일치합니다. 이제는 미국산 GMO대두나 GMO옥수수, 그리고 GMO카놀라유가 들어가지 않은 가공식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그럴진대 튀김에 쓰는 기름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또 제아무리 유기농 식물성 기름이라 해도 기름을 끓인 후에는 그 어떤 기름도 몸에 좋은 작용보다는 해악이 크고 말입니다.
이래저래 튀김을 멀리해야 할 이유는 명백한데 오직 한 가지 이유, 가끔 명석한 두뇌보다 한참 위에 군림하곤 하는 우리의 혀끝, 그것이 문제입니다.
결국 혀를 주인으로 모실 것인가, 뇌를 주인답게 작동시킬 것인가에 달렸습니다.
이것이 답이 될 수는 없지만 식생활과 관련한 자신의 상태를 분석해보는 것은 행동을 통제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초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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