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지금] 예술로 본 러시아

이인선 통신원 | 기사입력 2021/03/12 [14:25]

[러시아는 지금] 예술로 본 러시아

이인선 통신원 | 입력 : 2021/03/12 [14:25]

▲ 러시아 영화 '친애하는 동지들!' 한 장면  © 이인선 통신원

 

러시아가 문화 예술 분야에서 세계에 미친 영향은 크다. 특히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세계 공연예술의 성지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러시아에서는 남녀노소, 빈부 구별도 없이 모두가 예술을 즐긴다. 러시아인은 예술을 삶의 일부분으로 느끼고 덜 먹고 덜 입더라도 공연예술을 감상하면서 행복을 경험한다.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문화부 장관은 2019년 11월 14일 제8회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문화포럼 개회식에서 “러시아 국민 중 문화생활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약 30% 증가해 89%에 이르렀다”라고 말했다. 메딘스키 장관은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9명은 정기적으로 영화관, 극장, 콘서트장, 박물관에 간다”라며 “공연예술은 다른 문화 여가 중에서 여전히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의 40%는 시간이 있으면 극장에 갈 준비가 되어있다. 러시아 문화 전반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지난 5년 사이 19%에서 30%로 약 1.5배 높아졌다”라고 언급했다.

 

이번 글에서는 러시아 예술을 이야기하며 러시아인의 특성을 알아본다.

 

 

1.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은 예술 활동(창작, 감상)과 예술작품(문학, 음악, 미술, 무용, 연극, 영화 등)을 총칭하는 말이다. 예술은 사람들을 결합하고 사람들에게 감정이나 사상을 전달한다. 그래서 예술은 과학과 함께 역사의 큰 축으로 자리 잡았다. 과학이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이라면 예술은 어떠한 형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 이르러서는 예술의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고 일부 전문가만이 창작하고 일부 상위계층만이 소비하던 예술의 경계는 허물어진 지 오래다.

 

러시아 문화와 예술은 넓은 의미로 살펴보면 오랜 역사 속에서 러시아인이 이루어 놓은 모든 정신적·물질적 성과물을 총칭한다. 러시아의 지리적 환경, 역사와 결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으며 의식주 문화나 문학, 러시아인의 의식 구조와도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우리가 익히 들어보았을 러시아 작가의 이름, 레프 톨스토이. 톨스토이는 ‘예술이란 무엇인가’에서 예술을 전문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보고 감명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술을 사람 간의 소통·교류 수단으로 보았다.

 

예술가는 현실을 반영함과 동시에 현실을 스스로 평가한다. 니콜라이 체르니솁스키(19세기 러시아의 비평가·소설가·철학자·경제학자)는 예술작품이 예술가의 사상적, 정서적 태도뿐만 아니라 사회 속의 무엇이 아름다운지, 무엇이 추한지 등을 함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술은 사람이 나와 사람과 사회 집단을 위해 표현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겠다.

 

2. 러시아 예술은 사람을 향하고 있다

 

러시아는 봉건제 사회와 사회주의 사회, 자본주의 사회를 모두 거쳐 온 나라이다. 사회가 전변하면서 수많은 굴곡이 있었지만, 오히려 러시아 국민은 피폐해지지 않고 발전을 거듭했다. 러시아 국민은 소련 해체 당시 급증한 범죄, 실업, 빈곤화, 무상 의료와 무상 교육 등의 축소, 그리고 삶의 불확실성 증대, 민족 갈등 등을 경험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푸틴을 중심으로 다시 국민이 단결하며 이전의 명성을 회복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였던 시기의 러시아 예술은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들은 19세기 문학과 이들의 작품이 더 익숙하다. 하지만 러시아의 예술은 러시아와 러시아 사람들을 잘 담는 방향으로 꾸준히 발전해왔다. 예술 분야 중에서도 발레, 영화, 문학을 통해 러시아 예술이 러시아 사람의 어떤 모습을 담고 있는지 이야기해보자.

 

(1) 발레

 

▲ 발레  © 이인선 통신원

 

러시아의 발레는 러시아 예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분야이다. 발레가 러시아에서 싹트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표트르 대제 시대다. 표트르 대제는 러시아의 서구화에 힘을 기울여 프랑스를 본 따 무용을 장려했다. 그것이 러시아 발레 발전의 토대가 되었다.

 

그 후 러시아에서 고전무용의 기초로 교육하는 바가노바 교수법이 나왔으며, 발레의 다양한 기법이 만들어졌다. 

 

20세기 초부터 러시아 발레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중심으로 무용학교, 극단, 예술감독 및 지휘자, 고전적인 춤, 캐릭터 댄스, 마임 등으로 발전해왔다. 볼쇼이 발레단은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러시아 발레단으로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볼쇼이는 러시아어로 ‘크다’라는 뜻이다)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러시아 발레가 세계에서 찬사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유럽의 발레가 귀족적인 탐미주의에 빠져서 장식적인 아름다움만을 강조하였던 것에 비해 역동적이고 정력적이다. 또한 러시아의 전통적인 분위기와 색채를 담고 있다. 

 

차이콥스키의 유명한 음악에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로 러시아에서 초연된 ‘백조의 호수’는 고전발레의 3대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원래 이 백조 이야기는 러시아에 널리 알려진 전설을 재구성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나무꾼과 선녀와 흡사한 이 전설의 내용은, 여인으로 변해 호수에서 목욕하는 백조의 옷을 한 사냥꾼이 감춰 결혼했으나 몇 년 후 백조는 옷을 찾아 날아갔다는 내용이다. 요정이나 천사와 같은 환상적 존재를 창조하려는 발레의 목표와 예술가들이 꿈꾸던 숙명적 여성의 마력이 결합해 탄생한 것이 바로 발레 ‘백조의 호수’다.

 

러시아 발레는 러시아 사람들의 섬세함을 잘 보여준다. 백조가 깃털을 가지런히 하기 위해 목을 둥글게 돌리는 움직임, 접혀있는 날개처럼 양쪽으로 팔을 굽히는 동작, 날개치는 듯한 가슴, 날개 끝이 파르르 떨리는 섬세한 움직임, 다리의 물방울을 톡톡 털어내는 모습 등 새의 동작에서 응용한 시적 표현이 대표적이다. 작품의 결말도 오데트, 왕자, 로트바르트가 모두 죽는 비극과 지그프리트가 로트바르트를 물리치는 희극 등 그 시대의 관객 분위기나 사회 분위기에 따라 달라진다.

 

러시아 사람들의 섬세함을 보여주는 러시아 발레 작품으로 ‘호두까기 인형’, ‘스파르타쿠스’, ‘돈키호테’,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이 있다.

 

(2) 영화

 

▲ 영화 '친애하는 동지들!'의 한 장면  © 이인선 통신원

 

러시아 영화는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다. 1980년대부터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닥터 지바고’, 제52회 칸 영화제에서 개막작품으로 상영되었던 ‘시베리아 이발사 : 러브 오브 시베리아’ 등을 통해 러시아 영화 중 일부만 우리에게 알려져 있을 뿐이다.

 

러시아인의 손으로 영화가 제작되기 시작한 것은 1908년부터지만 상당 부분을 유럽에 의존했다. 러시아의 영화 산업은 소련 시기 국가적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활성화되었다. 러시아 영화는 서구처럼 단순한 재미추구나 오락물이 아닌 러시아 사람들을 위한 교육과 선전의 중요한 매체로 등장했고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빠르게 성장했다. 이후 러시아 영화의 탁월한 예술성과 치열한 주제의식으로 세계영화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해왔고 오늘날 러시아 영화는 세계영화사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레닌은 1919년 ‘영화 산업의 국영화 법령’에서 “영화는 대중선동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에 모든 예술 분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예술”이라고 평가했다. 20년대 중후반 무성 영화(예이젠시테인 ‘전함 포템킨’, ‘10월’, 푸돕킨 ‘어머니’ 등)가 다양한 영화의 표현 방식을 선보이면서 러시아 영화는 이전보다 많은 것을 담아낼 수 있게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조국을 위해 영웅적으로 투쟁하는 민중들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와 뉴스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다. 극영화에서는 전쟁으로 인한 사람들의 의식 구조의 변화, 전쟁의 상황, 병사들의 영웅적 행위 등이 주요한 주제로 다루어졌다. 다큐멘터리 영화답게 그 속에는 소련 사람들의 용맹함과 조국과 고향,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잘 드러났다.

 

스탈린 사후 러시아 사람들의 생활을 담은 영화도 계속해서 나왔지만 점차 국가적 지원이 끊기면서 침체기를 맞았다. 당시 대표적인 영화로는 그리고리 추크라이 감독의 ‘병사에 대한 발라드’가 있다. 소련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자신들이 겪어 온 고난과 역경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쏟아냈다.

 

러시아의 영화는 푸틴 대통령 집권 이후 다시 발돋움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다양한 문화 정책을 추진하며 러시아 영화 시장의 70% 이상을 잠식하고 있던 할리우드 영화에 맞서 자국의 영화 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러시아 사람들의 단결과 함께 다시 러시아 사람들을 담은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안드레이 콘찰롭스키 감독의 ‘친애하는 동지들!’이 2020년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친애하는 동지들!’은 1962년 소련에서 벌어진 공장 노동자 파업 사건을 다룬 역사 영화다.

 

(3) 문학

 

러시아 문학가 하면 가장 먼저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를 떠올릴 가능성이 100%에 가깝다. 좀 더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푸시킨, 고골, 체호프, 레르몬토프, 고리키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19세기 러시아 대문호의 명작들이 주는 영혼의 큰 울림을 부정할 수는 없다. 문학이 문화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러시아에서 작가는 시대적 질곡에 대한 깊은 성찰과 그에 따른 실천을 두려워하지 않는 지식인의 전형이었고 러시아 사람들의 정신적 지도자였다.

 

19세기 러시아 문학 작품은 러시아 사람들의 생활을 반영한 작품들이었다. 이와 관련해서 이전 글로 갈음한다. (http://www.jajusibo.com/52928)

 

게르첸(19세기 사상가, 소설가)은 “정치적인 자유를 갖지 못하는 인민에게는 문학이 그 나라 인민의 분노와 양심의 외침을 전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연단이다”라고 말했다. 게르첸의 말처럼 문학에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목소리가 들어있다.

 

소련 문학은 초창기에 볼셰비키 혁명, 전쟁, 역사를 소재로 민중들의 삶을 보여주었다. 알렉산드르 세라피모비치의 ‘철의 흐름’은 억압받던 대중들이 볼셰비키 지도자를 통해 어떻게 자신의 가족들과 나라를 지키는 병사가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개인이 아니라 집단이다. 당시 문학은 영웅적 면모를 보이는 인물도 등장시키기도 하지만 이처럼 어려움을 겪은 소련 사람들의 단결과 집단성을 보여주었다. 고리키의 ‘어머니’, 오스트롭스키의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었는가’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소련 문학은 흐루쇼프 집권 때부터 집단보다 개인을, 현실보다 환상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이러한 글을 쓴 작가들은 주로 집단의 단결보다 개인의 자유를 이야기하며 소련의 사회주의를 부정했다.

 

그렇기에 러시아의 분위기, 러시아 사람들의 삶, 민족적 특성을 담았던 문학들이야말로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품이라며 모두에게 찬사를 받고 있다. 해당 작가들의 집은 현재 러시아 문학 박물관으로 운영되면서 찾아오는 이들에게 러시아를 보여주고 있다.

 

3. 마무리

 

러시아 예술은 러시아의 민족성을 담아 왔다. 우리는 이러한 예술 작품들을 통해 러시아 사람들의 인간미, 섬세함, 고향과 동포에 대한 사랑, 가족과 이웃에 대한 사랑, 자연에 대한 사랑, 삶의 여유로움과 같은 민족성을 확인해볼 수 있다.

 

러시아 사람들은 즐거울 때나 슬플 때나 힘들 때나 어려움이 닥쳐올 때나 함께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마음에 드는 사람을 집에 초대해 성심성의껏 대접하는 행위를 즐긴다. 그들은 아무리 가난하더라도 타인을 위해 내놓는 따뜻한 사람들이다.

 

러시아 사람들이 느린 것 같고 허술하게 보이지만 그들은 기다릴 줄 알고 참아줄 줄 알고 상대의 입장을 잘 이해해준다. 이러한 특성은 러시아 사람들의 여유로움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러시아의 다차 문화  © 이인선 통신원

 

함께 하니 어려운 것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여름철이면 가족이나 친족 단위로 모여 다차(러시아 사람들의 별장)에 가기도 한다. 우리에게 별장이라고 하면 부유층의 향유물이라는 선입견이 먼저 떠오르지만 러시아에선 세 명 중 한 명이 다차를 소유하고 있다. 러시아의 다차 문화는 도시의 소음과 공해에서 떠나 아이들을 마음껏 뛰놀게 하고 채소와 과일을 재배하거나 예술 작품 속 자신들을 만나는 러시아 사람들만의 문화다. 

 

러시아 사람들의 삶이 담긴 러시아 예술을 접할 때 이러한 관점에서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았으면 한다. 러시아 예술 작품을 잘 이해하려 노력하면 러시아를 올바르게 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이키 21/03/12 [18:15] 수정 삭제
  인터넷 자료에 보니까.. 다차는 러시아인 세명중 두명 아닌가요...?
대단한러시아~~ 21/03/13 [13:48] 수정 삭제
  러시아란나라대단한나라지...나치독일을패퇴시켯고일본놈들을박살내고현재최첨단무기로무장하고있어어느국가도러시아한테깝죽대지못하지~~극초음속이방가르드로쳐바르면무엇에쳐맞앗는지도모르고뒤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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