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피해’ 접경 지역에 필요한 ‘특별한 대책’은 무엇인가

박준의 | 기사입력 2021/04/21 [13:59]

‘특별한 피해’ 접경 지역에 필요한 ‘특별한 대책’은 무엇인가

박준의 | 입력 : 2021/04/21 [13:59]

‘민주개혁 완성, 평화번영통일을 향하여 촛불전진’을 준비하는 박준의 씨가 본지에 글을 기고했다. 아래에 전문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1. 70년간 당하고 있는 ‘특별한 피해’

 

화천뉴스(www.hcmb.news)는 지난달 “‘접경 지역 몰락’의 카운트다운은 시작됐다”라는 제목의 기획 기사를 게재했다. 화천의 한 소상인은 ‘코로나19로 장병들의 외출·외박이 금지되면서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며 강원도청 앞에서 절박한 현실을 반영한 재난지원금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전국의 자영업자, 소상공인들과 마찬가지로 접경지 주민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접경지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 문제는 더 까다롭다. 주된 소비자가 군인이기 때문에 재난지원금을 준다고 그대로 소비가 늘어나기 어렵다. 그렇다고 군대가 상인들을 위해 방역 위험을 무시하고 외출·외박을 허용할 수도 없다. 경제는 어렵고 주민은 점점 줄어가고 군인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접경 지역의 현실이다.

 

통계청의 인구 통계를 보면, 강원도 접경 지역인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 인제군, 고성군 5개 군 지역의 전체 인구는 2015년 16만 3,000명에서 2020년 15만 명으로 줄었다. 연평균 2,500명씩 감소한 것이다. 5개 군에 있는 농공단지와 산업단지 9곳의 가동률은 71%로, 강원도 전체 평균 가동률 83%보다 12% 포인트 낮다. 최근 3년 동안 고성과 철원에 기업체가 1곳씩 들어왔을 뿐, 양구, 화천, 인제는 기업 유치가 없었다. 일자리 창출 방안도, 청장년층 인구 감소를 막을 방법도 없는 게 현실이다.

 

접경 지역 시군 10개 중 김포시, 파주시는 서울 근거리에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인구가 늘었다. 그러나 그것은 일부 지역에 국한될 뿐이고 접경 지역 전반적으로 낙후상태, 경기 침체, 인구 감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천군은 1980년 6만 7천 명이었던 인구가 2020년 4만 3천 명으로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접경 지역 대부분은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집을 짓는 행위도 군부대 승인이 있어야 한다. 휴전 이후 70년 동안 국가안보 때문에 각종 규제에 묶여있고 군사 훈련과 사격장, 헬기장 소음 등으로 피해를 겪고 있다. 그에 더해서 수도권에 물 공급을 위해 대부분 지역이 상수원 보호지역으로 묶여 공장 설립도 불가하고 ‘방앗간 하나 짓는 것’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많은 지역이 산림보호구역이란 규제로 산지 개발과 재산권 행사도 어렵다. 

 

접경 지역에 가해지는 모든 피해의 근원은 분단이다. 분단으로 인해서 항상 군사적 긴장 상태에 있기 때문에 안보와 관련한 직접적 규제에 불가항력이다. 분단으로 인한 미개발, 낙후성으로 인해서 안보와 직접 관련이 없는 다양한 문제들도 딱히 해법을 찾을 길이 없다. 

 

2. ‘한반도 중심’이 되는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지만...

 

불과 4년 전 전국의 관심이 접경 지역에 집중됐다. 2018년 연초부터 시작된 관심은 4.27 이후 강렬하게 고조되었고 접경 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듯했다. 2018년 경기 파주시의 3분기까지 땅값 상승률은 8.14%를 기록,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강원도 고성군 역시 남북철도 동해선 연결 기대감에 6.51%의 상승률을 보였다. 남북 철도, 도로 연결과 접경 지역의 특화된 발전 전략, DMZ의 활용에 대한 다양한 청사진 등 ‘접경 지역 발 장밋빛 미래’가 여기저기서 그려졌다. 그러나 희망의 분위기가 침체로 가라앉는 데 걸린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협력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접경 지역이 ‘나라의 변방’에서 한반도의 ‘새로운 중심’이 되는 것은 필연이다. 남측의 7개 시군과 북한의 10개 시군이 있는 맞붙은 DMZ 지역은 한반도를 횡으로 가로지르는 긴 구간으로 남북교류협력의 중심이 된다. 서해안과 도서 지역은 황금 어장, 물류 항행의 전성기를 맞게 된다. 서울-평양을 잇는 서부 지역, 남북 농업교류협력의 중심지가 될 중부 평야 지역, 관광과 산림자원 개발, 물류로 활기를 띠게 될 동부 산악지대와 동해안 지역. 상상만으로도 즐겁고 가슴이 뛴다.

 

남북협력을 통한 접경 지역의 발전은 단순히 지역의 이익이 아니다. 접경 지역의 번영은 곧 한반도의 남과 북 끝까지, 나라의 구석구석까지 희망의 햇살을 비추게 된다. 접경 지역의 번영은 스스로 떳떳하게 누릴 행복이고 온 겨레의 경사이자 기쁨이다. 70년간 특별한 피해를 당한 접경지와 그 주민들에게 특별한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응당하다.

 

그러나 이 모든 상상, 밝은 미래는 평화가 없이는 결코 현실이 될 수 없다. 그리고 남북관계를 개선해 안보상황을 변화시키지 않는 한 접경 지역의 발전, 그 해법은 한 걸음도 나갈 수 없다. 이것이 현실이다.

 

3. 접경 지역 발전의 유일한 대책, 평화번영

 

‘접경 지역 지원 특별법’은 접경 지역에 투자하거나 기업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세금 감면 등 혜택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특별법’이란 법의 이름이 무색하게 ‘군사시설보호법’, ‘국토기본법’ 등의 하위법에 머물러 있다. 안보를 이유로 규제는 철통같고 전망은 불투명하고 위험의 크기는 어마어마한데 누가 접경지에 투자하겠는가.

 

4월 8일 접경 지역시장군수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조인묵 양구군수가 전해철 행정안전부장관을 만나 ‘접경 지역 개발청’ 신설과 지역 개발 예산을 현재 2천억 원에서 5천억 원 수준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 군수의 노력은 눈물겨우나 그 내용은 안타까울 뿐이다. 개발청을 신설한들 뾰족한 수가 나올 리 만무하다. 고작 몇천억 예산으로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경기도는 지난달 공공기관 이전 3차 계획을 발표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GH에 대한 유치 경쟁이 뜨겁다. 수원과 경기남부에 집중되어 있는 공공기관을 경기북부 지역, 접경 지역, 자연보전권역에 이전하는 것으로 ‘소외지역 주민들의 특별한 희생엔 특별한 보상’을 강조해 온 이재명 지사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한다. 공공기관, 대규모 시설 이전은 지역 간 갈등을 부를 수밖에 없다. 국힘당은 공공기관 이전이 졸속이라며 이재명 지사를 공격하는 정치적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의 의지와 노력은 십분 공감할 수 있으나 이런 방식으로 경기북부, 접경지 발전을 해결할 수는 없다.

 

아무리 특별법을 만들고 개정하고 지원책을 늘려봐야 소용이 없다. 접경 지역 발전을 위한 특별하고 확실한 대책은 오직 하나이다. 평화와 번영이 유일한 정답이다. 그것은 한반도 전체의 안보와 경제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기도 하다. 

 

인천과 경기도, 강원도가 그리고 각 시군이 각자도생으로 각각 백 퍼센트 노력을 쏟아도 특별한 대책은 나올 것이 없다. 이제 그 의지와 노력을 하나로 집중시켜야 할 때이다. 남북관계를 가로막고 있는 장애를 걷어치우고 평화협력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 3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남북관계 개선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8월에도 훈련이 예정되어 있다. 8월 훈련이 강행된다면 이 정부에서 남북관계는 마지막 가능성이 사라진다. 그 후에 어떤 사태가 일어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이것이 과연 누구의 이익에 부합하는가. 한미동맹을 맹목적으로 따르고 미국의 승인정책에 끌려가는 것이 왜 우리의 선택지여야 하는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우리는 우리의 국익을 지키고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며, 우리의 자주적인 발전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접경 지역에 줄 수 있는 특별한 대책, 특별한 혜택은 오직 남북협력의 길을 택하는 것이다. 그것은 접경 지역의 혜택일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 전체의 평화번영, 동북아번영을 앞당기는 길이다. 그것은 우리의 안보와 경제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자연 21/04/21 [16:38] 수정 삭제
  이명박근혜와 이재용을 사면하라는 한국이라는 나라의 현실. 너무 썩어서 이제 회복불능이다.
너구리 21/04/21 [17:22] 수정 삭제
  박선생님 좋은글 고맙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전쟁국가 미국에 철저하게 예속되어 있는 상태에서 통일없는 한반도의 평화번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한반도의 평화번영은 우리민족이 자주통일을 이룬 후에나 가능하지 않을까요? 왜 사람들이 평화통일이 아닌 평화만 강조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 특히 글을 스시는 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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