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문 대통령, 이명박·박근혜 사면에 어정쩡한 태도 버려야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1/04/22 [15:26]

[논평] 문 대통령, 이명박·박근혜 사면에 어정쩡한 태도 버려야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1/04/22 [15:26]

이명박·박근혜 사면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은 21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박근혜 사면론을 언급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전직 대통령들이 어쨌든 한때는 국민을 대표했던 최고시민들”이라는 표현을 썼다. 박 시장은 모든 권력이 국민에서 나온다는 헌법을 무시하는 발언이다. 대통령이 최고시민이면 국민은 하급시민인가? 국민을 무시하고 권력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박 시장의 평소 인식이 드러난 것이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김태흠·서병수 의원도 사면론을 꺼내 들었다. 심지어 서 의원은 박근혜 탄핵은 잘못되었다는 발언까지 했다. 

 

그런데 김 의원은 사면론을 꺼내면서도 “이 부분(사면)을 우리(국민의힘)가 요구하는 것이 국민들이 볼 때에 어떻게 비칠지에 대해 우려스럽고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라며 국민들의 반응을 우려하며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했다. 즉 국민들이 이명박과 박근혜 사면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것을 김 의원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국민의힘은 이명박·박근혜 사면론을 지속해서 제기하는 것일까.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어정쩡한 태도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초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가 사면론을 언급했을 당시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젠가 적절한 때가 오면 깊은 고민을 해야 될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을 했다. 

 

문 대통령이 적절한 때가 오면 사면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둔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오 시장과 박 시장이 사면론을 거론하자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수감돼 있는 일은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명박과 박근혜는 범죄를 저질렀기에 법적 처벌을 받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가슴 아프다’라는 말은 이명박과 박근혜의 범죄 행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가슴이 아픈 것보다 이들로 인해 고통을 받은 국민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또한 문 대통령은 사면에 대해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통합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여건이 마련되면 사면을 하겠다는 의미로도 읽힐 수 있다. 

 

이런 대통령의 반응에 국민의힘은 어떤 생각을 할까. 

 

“어떻게든 이명박과 박근혜에 대한 동정론을 불러일으키는 여론을 만들자. 그러면 사면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국민의힘이 의도한 대로 문 대통령이 이명박과 박근혜를 사면하게 되면 어떤 상황이 올 것인가.

 

올해 초 이낙연 전 대표의 모습을 보면 예상할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사면론을 거론했다가 국민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 후 대권 주자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문 대통령은 이명박과 박근혜 사면에 대해 어정쩡한 태도를 버리고 단호하게 반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두고두고 이 문제로 시달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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