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의 치유하는 삶] 27. ‘단 거’는 ‘danger’

황선 | 기사입력 2021/04/23 [08:29]

[황선의 치유하는 삶] 27. ‘단 거’는 ‘danger’

황선 | 입력 : 2021/04/23 [08:29]

학창 시절 danger(위험, 위기)라는 단어를 농담인 듯 실수인 듯 ‘단 거’라고 읽던 기억이 있으실까요? 그 당시에는 깔깔 웃으며 지나쳤을지 모르겠는데, 요즘 건강한 식생활과 관련된 공부를 하다 보면 ‘단 것’이야말로 ‘위험’한 음식이라 그 시절의 장난이 떠오르곤 합니다.

 

인체의 기본임무는 생명 유지입니다. 

이것은 비단 인체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의 임무이자 본능입니다. 가장 단세포적 생물도 영양의 섭취와 종족 번성을 위한 기능을 합니다. 얼마나 고등의 생명체인가에 따라 생명 유지와 종족 번성뿐 아니라 다양한 육체 활동과 고매한 정신적 활동까지 가능하게 하는 기능들이 점차 추가되고 고도화되지만, 가장 단순한 생물도 영양분을 섭취하고 그것을 생명 유지에 활용하기 위한 대사작용을 하기 위해 나름의 기관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도 애초에 ‘살기 위해 먹는, 먹을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식물 하나, 물고기 한 마리를 키워도 생물이란 것이 얼마나 먹을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몸도 사실 물고기와 다르지 않습니다. 먹이에 반응하고 먹을 수 있을 때 양분을 비축해 기아를 대비합니다. 

 

특히 당분이 들어오면 인체는 예민하게 반응해 당장 필요가 없는 것들도 비축하느라 바쁩니다. 다른 생명이 늘 굶주림과 싸워왔듯 인류도 상당히 오랫동안 그래왔고, 오늘날도 상당한 인류가 굶주림과 자연재해 앞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음식이 들어왔다는 신호가 오는 순간, 우리의 몸은 그 음식에 들어있는 영양분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모든 촉수를 발동합니다. 특히 에너지원인 당은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 흡수해 지방으로 전환시켜 내장지방 피하지방으로 비축하지요. 사실 굶주림과 추위 속에서도 견디고 태아를 보호할 수 있었던 것은 이 피하지방과 내장지방 덕이 큽니다.

그렇게 필요에 딱 맞게 역할을 해오던 당대사기능이 최근 사회 문제가 될 정도로 고장이 잦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부터 당대사질환에 시달리고 있고, 일단 당뇨 등 문제가 오면 식생활 개선보다 쉽게 약물에 의존하면서 평생 고질병을 지고 가기도 하고 그에 따른 심각한 합병증을 겪기도 합니다. 

문제의 핵심은 지나친 음식물 섭취, 특히 단당류의 섭취로 우리 인체의 주요한 위기 대응 시스템이 오작동 된 것입니다. 기아를 대비해 지방을 비축하던 인체가 늘 과도한 당이 밀려들어 오자, 더 이상 재난을 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착각을 하면서 당흡수와 대사 일을 태만하게 되는 과정이 인슐린 분비가 줄어들거나 사라지는 과정이자, 당뇨증세라고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 

 

당 중에서도 정제된 당은 특히 몸에 잘못된 신호를 보냅니다. 전통적으로 꿀이나 사탕수수 사탕무우 등을 통해 그 맛을 즐길 때는 그것에 있는 단맛 외에도 각종 무기질과 영양분, 유익균, 섬유질 등을 함께 취할 수 있었으나, 단맛만을 뽑아내면서 그나마 화학처리까지 하고 난 그것은 혀끝의 즐거움을 빼고는 백해무익한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심각한 것은 요즘 사회를 둘러보면 우리 아이들이 이 정제당의 홍수에 휩쓸려 있다는 것입니다. 소아비만 소아 당뇨의 빈발은 이후 세대에 큰 짐이 될 것입니다. 

 

오랜 세월 재난에 맞설 수 있게 진화 발전해 온 우리의 몸을 단지 시장의 요구 때문에 망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돌아볼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안타깝지만 ‘단 거’는 ‘위험’ 맞습니다.

 

*연재글 중 ‘영양과잉은 영양실조를 낳는다(http://www.jajusibo.com/49655)’를 함께 읽으시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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