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푸트니크Ⅴ’ 도입을 적극 검토하자

박준의 | 기사입력 2021/04/28 [16:21]

‘스푸트니크Ⅴ’ 도입을 적극 검토하자

박준의 | 입력 : 2021/04/28 [16:21]

▲ 스푸트니크 V 간략한 소개. 백신 효능은 91.4%, 1회 접종 비용은 10달러, 운송 및 보관은 2~8℃. [사진 출처- 스푸트니크 V 홈페이지]    

 

세계적으로 코로나 백신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겪고 있는 고난의 극복은 인류 공통의 과제이다. 그러나 진정한 국제적 호혜 협력 질서가 서 있지 않은 조건에서, 백신을 먼저 개발한 나라들은 ‘생명안보 수단’을 이용해 자국의 이익을 최대로 추구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패권 확대에 백신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우리는 미국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닐 것이 아니라 국민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정부는 4월 24일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 2,000만 명분(4,000만회 분) 추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 7,900만 명분에서 화이자 백신이 추가되며 전체 도입 물량은 총 9,900만 명분으로 늘어났다. 한국 전체 인구의 약 1.9배, 11월 집단면역 형성(70%)을 위한 접종목표 3,600만 명의 2.75배에 달하는 물량이다. 아스트라제네카(AZ)·화이자·모더나·노바백스 등 2회 접종이 필요한 백신 9,300만 명분(1억8,600만 회분)과 한 번 접종으로 면역 형성이 가능한 얀센 백신 600만 명분(600만 회분)이다.

 

정부가 백신 확보를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고 상당한 물량이 확보됐다. 그러나 현재 확보된 백신이 코로나 극복을 가장 빠르게 앞당기는 방법인지, 미국산 백신과 러시아 백신의 장단점은 무엇이고 우리에게 뭐가 더 좋은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지금 모든 국민들, 특히 자영업자 등 방역지침으로 인한 규제를 직접 받는 서민들은 하루라도 빨리 방역 위기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있다. 치열한 ‘백신 전쟁’에서 우리 국민들의 생명, 안전, 생활을 지키는 것을 기준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 검토해야 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러시아산 스푸트니크Ⅴ 백신 도입 검토를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미 접종 중인 AZ 이상의 안전성만 검증된다면 러시아산이라고 제외할 이유가 없다. 쥐만 잘 잡으면 되지, 고양이 털 색깔이 무슨 상관이겠느냐”며 “백신 문제 논의 시에는 국민생명을 지키는 데 유용한 지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정부가 백신을 추가로 확보했지만, 스푸트니크Ⅴ 도입은 여전히 검토할만한 사안이다. 

 

첫째, 현재 계약된 백신의 공급 시기가 늦다.

 

상반기 도입이 확정된 물량은 총 1,808만 8,000회 분으로 모두 AZ와 화이자 백신이다. 7월부터 AZ·화이자 외에 노바백스·모더나·얀센 백신이 본격 공급될 예정으로, 오는 9월 말까지 총 5,000만 명분(1억만 회분) 공급이 계획돼 있다고 한다. 현 일정도 늦을 뿐만 아니라 변수도 발생할 수 있다. AZ와 얀센이 부작용 논란이 일면서 화이자와 모더나가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됐는데, 공급을 다변화하는 것이 능동적 대처에 유리하다. 

 

스푸트니크V는 국내에서 생산, 공급이 가능하다. 국내 바이오기업 지엘라파의 자회사 한국코러스는 러시아 국부펀드(RDIF)와 스푸트니크V 백신을 국내에서 위탁생산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다음 달부터는 상업 물량 생산에 들어간다. 이 지사의 제안처럼 지방정부에 백신 접종 자율권을 준다면 백신 공급을 다양화하고 수급을 안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둘째, 스푸트니크Ⅴ의 효능이 입증되었고 가격, 관리에 큰 장점이 있다.

 

스푸트니크Ⅴ에 대한 서방의 의구심이 있었으나 지난 2월 세계적 의학지 랜싯을 통해 3상 중간결과에서 91.6% 예방효과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고, 최근 자체 조사 결과 97.6%의 예방률을 확인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스푸트니크V는 현재 벨라루스와 베네수엘라, 헝가리, 이란, 베트남, 인도 등 60개 나라에서 사용 승인을 받았고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푸트니크V는 1회 접종에 10달러 수준으로(2회 접종) 다른 백신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무엇보다 영상 2~8도 상온에서 보관이 가능하다. 일반 가정 냉장고에 보관할 수 있다. 그에 반해 지금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는 화이자 백신은 초저온 냉동 보관이 필요해 설비를 갖춘 전국 200여 개 접종센터에서만 접종이 가능하다. 접종 속도를 높이기 어렵다. 

 

셋째, 미국의 백신 패권 행태에 농락당할 필요가 없다.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 극복은 전 인류 공통의 과제이고 나라와 나라의 협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미국은 백신의 기술권을 독점해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또한 백신을 지렛대로 다른 나라들에 압력을 가해 세계 지배와 패권 전략을 실현하려고 한다. 우리가 미국의 백신에 전적으로 의탁하고 매달리면 우리의 외교는 ‘국익수호’가 아니라 미국 이익으로 편향될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은 우리에게 한미일군사동맹, 대중 포위망인 쿼드에 참여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사드도 추가배치 하려고 한다. 미국의 백신 독점이 허용되면 우리의 선택지는 더 줄어든다.

 

역으로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스푸트니크Ⅴ를 도입하면 초조, 다급해지는 것은 미국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4월 21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쓴소리를 했다.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중국과 협력하라는 메시지였다. 우리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자주적으로 실리적으로 판단하면 된다. 보건 위기를 이용해 패권을 확대하려는 미국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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