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공수처 1호 사건’, 개혁은 주류 기득권 세력과의 전면전이다

박준의 | 기사입력 2021/05/18 [09:52]

‘황당한 공수처 1호 사건’, 개혁은 주류 기득권 세력과의 전면전이다

박준의 | 입력 : 2021/05/18 [09:52]

촛불전진(준)이 5월 17일 <‘황당한 공수처 1호 사건’, 개혁은 주류 기득권 세력과의 전면전이다>를 발표했습니다. 이 글을 원문 그대로  소개합니다.

 


 

황당한 공수처 1호 사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1호 사건’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특별채용 의혹이라고 발표되자 각계의 비난이 쏟아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박형준 부산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등의 권력형 범죄 의혹이 1호 사건으로 지정될 것이라는 국민들의 기대가 여지없이 무너져버렸기 때문이다.

 

판사 경력, 김앤장 소속 변호사 출신 인사가 첫 공수처장이 되고 윤석열의 동기이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변호사로 활동했던 인사가 공수처 차장에 임명되는 과정을 보면서 시작된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되었다. ‘이럴려고 공수처를 만들었던가’ 하는 탄식이 곳곳에서 나온다. 우리는 ‘죽 써서 개 줬다’는 평가를 받는 공수처 사태를 통해 심각한 교훈을 얻고 개혁에 대한 관점과 자세를 더 확고히 해야 한다.

 

지루하게 힘을 빼놓은 공수처 출범 과정

 

공수처 설치는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다. 정부가 출범한 후 거의 1년여 만인 2018년 4월 10일이 되어서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공수처법을 논의할 검찰개혁소위 구성이 합의되고, 다시 1년이 지난 2019년 4월 22일에 자유한국당(당시)을 제외한 여야 4당이 공수처법안 등 패스트트랙에 태울 검찰개혁 법안에 합의하였다. 다시 시간이 흘러 12월 30일이 되어서야 여야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제출한 공수처법안이 국회 본회를 통과했다.

 

2020년 7월 시행된 공수처법에 따라 전체 7명의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중 당연직 3명을 제외한 4명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2명을 추천하도록 했지만, 국민의힘이 차일피일 미루면서 이마저도 늦어졌다. 당시 박병석 국회의장은 “야당 측이 반대하면 공수처장은 선임하지 못하는 것”, “공수처 출범이 예상보다 늦어지더라도 감수해야 할 일”이라면서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주고 공수처 출범 지연에 한몫했다.

 

2020년 12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초대 공수처장에 김진욱을 임명하고 인사청문회를 거쳐 2021년 1월 21일 재가를 하면서 공수처가 공식 출범하게 되었다. 공수처 논의가 본격화된 후 약 2년 9개월 만에 지루한 공방 속에 출범하게 된 것이다.

 

개혁의 후퇴와 주류 질서의 유지

 

현 정부의 개혁 조치는 매우 부실하고 기본 취지에서 이탈된 경우가 많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TV조선, 채널A 등이 종편재승인 기준에 훨씬 미치지 못했음에도 갖가지 조건을 달아 재승인을 의결해주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통과 과정에서 기업의 요구가 반영되어 누더기 법안이 되었다.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도 결국 부패·경제·금융·선거·방산·사법방해 등 6대 중대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권을 검찰에 남겨주어 검찰의 막강한 권한이 그대로 유지되게 해주었다. 공수처가 출범하는 과정에서도 공수처 자체를 반대하는 국힘당(당시 자유한국당)의 몽니에 끌려다니며 늦장 출범을 하게 되었고, 검찰 출신들이 주요 요직을 차지하는 어설픈 공수처법으로 검찰의 논리와 입김, 이해관계가 작동되는 구조를 만들어 놓았다.

 

개혁의 변질과 후퇴는 결국 철저한 개혁의 추진이 아니라 ‘주류 기득권세력’과의 협치, 타협에서 비롯된다. 그 결과 정치적으로 국민의힘의 의도가 상당 부분 관철되고 주류 기득권의 이해관계가 침투하는 통로가 만들어져 기득권 세력들이 전면에 나서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공수처 사태가 바로 그런 것이다. 사회개혁이 변질, 후퇴할 때 주류 기득권의 질서가 이어지고 개혁 자체가 뒤집어지는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개혁은 ‘주류 기득권 세력’과의 전면전

 

주류 기득권 세력은 분단과 친일파의 권력 장악 후 70여 년 동안 권력의 상층부, 사회의 곳곳에 똬리를 틀고 한국 사회를 쥐락펴락 해왔다. 권력의 핵심부와 주위에는 온통 기득권 세력들로 둘러싸여 있고 그들이 맺고 있는 유무형의 동맹과 체계는 강고하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개혁, 검찰개혁 등등의 개혁 조치들은 주류 기득권과의 전면전일 수밖에 없고 누군가는 권력을 내려놓거나 물러나야 하고 법적, 정치적,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하는 비타협적인 싸움이다. 우리는 기득권 세력들의 활약 공간을 허용하는 불철저한 개혁이 역전과 실패, 반개혁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이명박, 박근혜 집권 기간을 통해 뼈저리게 확인한 바 있다.

 

주류 기득권 세력이 누리면서 구축해온 질서를 해체하고 국민의 개혁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서는 비상한 각오를 가져야 한다.

 

우선, 적폐-주류 기득권 세력의 힘과 권력에 대한 사활적 집착을 안일하게 대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70년을 뿌리내렸고 기득권 유지의 논리와 세계관,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으며 자본과 권력의 정점에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질서에 도전하는 개혁을 봉쇄하고 변질, 붕괴시키기 위해 무슨 짓이든 벌일 수 있다. 이런 세력과 어설픈 협치와 타협은 결국 개혁의 후퇴, 실패를 가져오며 기득권 질서를 유지하는데 복무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다음으로, 개혁은 국민의 지향과 요구, 이익을 철저하게 관철하는 것으로서 기득권 세력과의 전면전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 개혁은 애초에 국민의 요구에서 시작되었고 국민은 소수 기득권세력이 주인 행세를 하는 정치, 사회, 제도를 혁파하고 국민 스스로 주인이 되는 사회를 원한다. 정치 세력이 개혁을 표방한다면 주류 기득권과의 전면전은 필연적이며 이를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집권여당의 개혁이 지지부진한 이유가 기득권 세력과 싸움을 회피하거나 기득권의 이익을 허용하는 무원칙한 타협 정치를 해온 데 있다. 국민들이 피로하고 답답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국민들은 주류 기득권의 눈치를 보지 않는 과감하고 진정한 개혁, 사이다처럼 시원한 개혁을 원한다. 민주개혁 세력은 공수처 사태에서 심각한 교훈을 찾고 개혁의 고삐를 더 바짝 조여 2021년을 촛불개혁 완성을 향한 개혁 전진의 해로 만들어야 한다.

한심 21/05/18 [16:48] 수정 삭제
  한심하다. 이 땅에 기득권이 이토록 뿌리 박혀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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