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 지역 주민들 민원 편지 “대북전단 살포 강력히 대응해달라”

남영아 통신원 | 기사입력 2021/05/24 [22:16]

접경 지역 주민들 민원 편지 “대북전단 살포 강력히 대응해달라”

남영아 통신원 | 입력 : 2021/05/24 [22:16]

▲ 연천군민이 보낸 민원  © 남영아 통신원

 

▲ 김포 주민이 김포시에 넣은 민원  © 남영아 통신원

 

경기도 김포시와 연천군에 사는 주민들이 각 지자체에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강력 대응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금요일(21일)과 토요일(22일) 정하영 김포시장, 김광철 연천군수에게 국민신문고와 전자우편을 이용해 민원을 접수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얼마 전 경기도에서 발표한 대북전단 살포에 강경 대응한다는 입장에 정말 감사드리고 적극 지지”한다면서 “글로 미처 전달하지 못하는 불안감과 부탁드리는 마음을 직접 만나서 전달”하고 싶다며 면담을 요청했다.

 

김포시장에게 민원을 접수한 주민은 “대북전단금지법을 통과”를 진심으로 환영했는데 “탈북단체들은 이 법을 비웃기라도 하듯 ‘감옥에 가더라도 전단을 살포하겠다’며 전단을 살포하고 있다”라며 “접경 지역 주민들이 마음 편히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동원해 전단 살포에 대응해달라”라고 요청했다.

 

또한 연천군에 사는 대학생 ㄱ 씨는 “민통선 안에서 한철 농사짓는 아버지께서 대북전단 때문에 피해를 입을까, 민통선 안에 사는 제 친구가 혹여나 다치고 목숨을 잃지 않을까 항상 불안하고 너무 무섭다”라며 대북전단 살포 대한 단속과 강력대처를 요구했다.

 

아래는 주민들이 김포시장과 경기도지사에게 보낸 민원 편지이다.

 

------------------------아래 --------

 

정하영 김포시장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김포시 월곶면 군하리에서 나고 자라 지금도 김포에서 가정을 꾸리고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이엄마입니다.

 

김포는 탈북단체들이 종종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곳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기 어디 산골짜기에서 몰래 대북전단을 살포한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들은 문수산과 김포조각공원 등에서도 대북전단을 살포해 왔습니다. 

문수산이 어떤 산입니까? 김포의 명산이고 자랑입니다.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과 맞서 싸웠던 성곽이 자리하고 봄이면 연산홍과 진달래 군락을 이루고 가을 단풍도 제법이라 사시사철 등산객이 많이 찾는 산입니다. 

김포조각공원은 어떤 곳입니까? 평화를 주제로 한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청소년수련시설이 들어서 있는 곳입니다. 여름이면 김포의 많은 아이들이 수영장을 찾고 겨울이면 눈썰매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김포시가 조성한 공원입니다.

 

이 공원 바로 아랫마을인 군하리가 제 고향마을이자 부모님이 작은 농사를 지으며 평생을 살고 계시는 곳입니다. 외세에 맞섰던 평화를 사랑하는 문수산과 아이들을 품어주는 김포조각공원이 탈북자들의 전쟁놀음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인구 50만의 김포는 전 지역이 30분 생활권입니다. 북녘과 실질적 접경을 이루는 월곶과 하성 뿐만 아니라 전 지역이 접경지역입니다. 

 

시장님께서 지난 5월 10일에 발표하신 ‘대북전단살포자 처벌요구 성명문’에 깊은 지지와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시장님도 아시다시피 접경지역 주민들은 이 법이 시행되기 훨씬 이전부터 대북전단의 살포를 금지해 줄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보다못한 주민들이 직접 감시단을 꾸리기도 하고 몸으로 막아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런 주민들의 요청에 화답해 국회는 대북전단금지법을 통과시켰고 이 법의 통과를 진심으로 환영했습니다.

 

탈북단체들은 이 법을 비웃기라도 하듯 ‘감옥에 가더라도 전단을 살포하겠다’며 전단을 살포하고 있습니다. 접경지역주민들이 마음 편히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동원해 전단살포에 대응해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탈북단체의 표현의 자유보다 접경지역 주민들의 평화가 더 소중합니다. 시민들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대북전단살포를 적극적으로 막아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요청드립니다. 


 

 

이재명 도지사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에서 나고 자란 대학생입니다. 저는 어릴적부터 민통선 안의 밭에서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우며 자랐고, 여름에는 임진강에서 다슬기를 잡고, 겨울에는 쥐불놀이를 하며 어린 시절을 지내왔습니다. 그렇기에 연천이라는 곳은 저에게는 아름답고 평화로웠던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조금씩 알다보니 평화보단 위험과 불안감이 도사린 곳이었습니다. 북한과의 관계가 얼어붙을 때마다 불안감에 떨었던 건 우리 연천군을 비롯한 접경지역 주민이었습니다. 군부대 훈련으로 이른 새벽, 늦은 밤에도 포탄소리를 들어야 했던 건 바로 우리들이었습니다. 지뢰매설 위험지역을 지나 밭에서 농사를 짓고, 비가 오면 목함지뢰가 떠내려올까 강가도 가지 못했습니다. 이런 곳이 바로 연천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큰 위험은 대북전단으로 인한 피해였습니다. 전쟁의 위험을 가장 뼛속깊이까지 느끼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쟁위기의 고조, 안전한 삶에 대한 위협과 같은 피해를 끼치는 것이 바로 대북전단입니다. 그런데 접경지역 주민의 고통을 이해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대북전단을 날리며 더 큰 위험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저는 고등학생때 봤던 뉴스를 잊지 못합니다. 한 탈북자가 날린 대북전단 때문에 연천군 중면의 한 동네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제 친구가 살던 동네였습니다. 이러한 사건은 그 날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작년, 대북전단으로 인해 접경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극심해서 대북전단을 살포하러 온 탈북자들을 주민들이 직접 막아나섰습니다. 의정부의 한 민가에 대북전단이 떨어져서 주택이 파손되기까지 했습니다.

 

저는 매일 불안했습니다. 민통선 안에서 농사를 짓고 계시는 아버지가 혹여나 대북전단 때문에 작게는 농작물에, 크게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피해를 입지 않을까 항상 불안하고 걱정스러웠습니다. 올해 초,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이 제정되었다고 했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더 이상 그런 불안은 겪지 않아도 되는구나 너무나도 다행이었습니다. 그런데 박상학이라는 탈북자가 처벌을 받아도 날리겠다고 하는 말에 정말 말문이 턱 막혔습니다. 어떻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접경지역 주민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침해한단 말입니까. 

 

정말 무섭습니다. 민통선 안에서 한철 농사짓는 아버지께서 대북전단 때문에 피해를 입을까 너무 무섭습니다. 민통선 안에 사는 제 친구가 혹여나 다치고 목숨을 잃지 않을까 항상 불안한 마음만 듭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상상만 하면 너무 가슴이 떨리고 눈물이 납니다. 그만큼 상상하기 싫은 모습입니다.

 

2018년에 남북정상이 만나서 악수하고 껴안을 때 너무 신기하고 가슴 벅찼습니다. 남과 북을 흐르는 임진강 옆에서 나고 자란 제가, 남쪽의 땅과 북쪽의 물이 만나 자라는 쌀을 먹고 자란 제가 두 눈으로 본 처음의 평화였습니다. 태풍전망대에서만 봐왔던 멀고 먼 북한을 두 눈으로 본 처음의 통일이었습니다. 그때의 평화, 통일의 기분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습니다. 다신 공포와 불안의 시간을 느끼고 싶지 않습니다.

 

도지사님, 제발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막아주시기 바랍니다. 얼마전 경기도에서 발표한 대북전단 살포에 강경대응한다는 입장에 정말 감사드리고 적극 지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천군민들 비롯한 접경지역 주민들을 위해, 아름답고 깨끗한 땅에서 나고 자랄 아이들이 안전한 삶을 누리기 위해 꼭 불법적인 대북전단 살포를 법적으로 단속하고 처리해주십시오. 더이상 주민들이 나서서 불법대북전단을 막는 일이 없도록 경기도에서 더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남북관계를 악화시키고 접경지역 주민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짓을 막을 수 있도록 청와대에서 강력하게 대처해달라 요구해주십시오. 

 

더해서 글로 미처 전달하지 못하는 불안감과 부탁드리는 마음을 직접 만나서 전달 드리고 싶습니다. 빠른 시일 내로 뵙기를 바랍니다. 마음 가득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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