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하는 미국식 민주주의

백남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1/06/04 [07:35]

붕괴하는 미국식 민주주의

백남주 객원기자 | 입력 : 2021/06/04 [07:35]

미국 민주주의가 붕괴하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리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31일(이하 현지시간) 메모리얼데이(미국의 현충일) 기념식 연설에서 “미국과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민주주의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등을 겨냥한 발언이긴 하지만 자국 내 민주주의 시스템 역시 위태롭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이다.  

 

6월 1일에는 <역사의 종언>으로 유명한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 등 100여명의 학자가 집단성명을 내어 “우리(미국) 민주주의가 근본적으로 위태롭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보수 성향 주(州)들이 앞 다퉈 투표권을 제한하는 법 제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부정이 있다는 주장을 공화당 내 상당수의 정치세력들이 받아들이고 있는 결과다. 

 

최근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에서는 투표권을 제한하는 법안이 주 의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텍사스의 새 투표법안은 ▲드라이브 스루 투표 폐지 ▲24시간 투표 금지 ▲우편투표 규제 등 투표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평일 투표는 오전 6시에 시작하지만 일요일 투표만 오후 1시 이후에 시작한다는 조항은 주말마다 교회에 모이는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 조직화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나아가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올해 5월까지 반년 동안 조지아, 플로리다, 앨라배마, 아이다호, 인디애나, 캔자스, 켄터키 등의 주에서도 투표 문턱을 높이는 법률을 제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6월 2일 뉴욕대 브레넌정의센터의 집계결과를 인용해 5월 중순 현재 14개 주에서 22개의 투표 제한법이 통과됐고, 18개 주에서 61개 투표권 제한 법안이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 내용들은 우편투표를 위한 신원 확인 요건을 강화하고, 부재자투표 신청 기간이나 투표 시간을 단축하며, 투표함 설치를 제한하는 것들이다.  

 

미국 민주주의의 기둥이라 평가되는 투표권 자체를 억누르는 시도들이 벌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자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공언하고 나섰지만 쉽지 않아 보이다. 

 

이번 선거결과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는 미국인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대로 부정선거로 인해 공화당이 패배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5월 26일(현지시간) 퀴니피액대가 지난 18~24일 성인 1,31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층의 66%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합법성이 없다고 답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민주주의 등을 내세워 ‘가치동맹’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 내부에서부터 그들의 ‘가치’가 붕괴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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