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축구선수는 왜 정형외과 의사가 되었을까?

박한균 기자 | 기사입력 2021/08/02 [20:14]

북한 축구선수는 왜 정형외과 의사가 되었을까?

박한균 기자 | 입력 : 2021/08/02 [20:14]

▲ 김희만 북한 평양의학대학병원 임상연구소 정형외과 연구실 연구사(왼쪽)와 가족들.  

 

“나는 스스로 선택한 인생의 이(의사의) 길을 돌이켜보며 많은 사람에게 생의 활력을 준 데 대하여 긍지와 자부를 안고 있다. 나의 아들도 나라의 정형외과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이 아버지가 걸어온 길을 변함없이 이어가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

 

김희만 북한 평양의학대학병원 임상연구소 정형외과 연구실 연구사가 이전에 그와 함께 축구를 하던 사람들이 ‘자기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북한 잡지 ‘금수강산’ 7월호에는 부자(父子) 정형외과 의사 이야기를 싣고서 “오늘 그들 부자는 정형외과학 분야의 실력가로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희만 연구사는 일본 도쿄의 자그마한 철공소의 한 노동자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성장기에 축구선수로 활약하다 의사가 되었다고 한다.

 

북한은 재일 동포들을 위해 교육비와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김희만도 10대 시절 당시 북한의 지원을 받으며 전망성 있는 축구선수로 활약했다고 한다. 그는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신망이 두터웠으며, 유명한 축구선수가 되는 꿈을 품고 살았다고 한다.

 

김희만은 북한에서 그 꿈을 꽃피울 결심을 품고 16살 되던 해인 1971년 귀국선에 몸을 실었다. 북한은 1959년 12월 14일 첫 북송 선박을 출발해 1984년까지 일본에 있는 재일조선인들을 일본 정부와 북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등이 협조해 북한으로 보내는 일을 추진했다. 이때 이용한 선박을 귀국선이라 불렀다.

 

조국인 북한으로 돌아온 김희만은 ‘2.8체육단’(북한 축구단, 1959년 창단)에서 축구선수로 뛰었다.

 

어느 날 팀의 한 선수가 경기 도중에 심하게 다쳤는데, 김희만은 이름 없는 한 축구선수를 위해 자기의 뼈를 이식하고 정성으로 보살펴주는 의사, 간호사들의 모습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김희만은 조국으로 돌아온 지 얼마 안되는 기간 동안, 사람의 생명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북한의 제도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인공 뼈가 없어 불구가 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정형외과 의사가 될 결심으로 평양의학대학에 입학했다.

 

김희만은 그 대학을 졸업한 후 그 대학병원 임상연구소에서 연구사·실장으로 일했다.

 

지난 30년간 10여 개의 국가발명권을 소유했으며, 인공대퇴관절(골반과 넓적다리를 잇는 관절)제작 및 수술 방법을 확립해 국가과학기술 부분의 최고상인 ‘2.16과학기술상’까지 받았다.

 

여러 권의 교과서와 참고서들을 집필하고, 수많은 제자와 학위 소유자들도 키워냈다고 한다.

 

김희만의 맏아들인 김성룡도 아버지처럼 의사의 길을 택했다고 한다.

 

김성룡은 10여 년 전 영재학교인 평양제1중학교 졸업을 몇 달 앞두고 자기도 아버지처럼 정형외과를 전공하겠다며 어릴 적부터 품어온 물리학자가 될 결심을 바꾸었다고 한다.

 

김성룡은 현대적 시설을 갖추고 있는 종합병원인 김만유병원의 정형외과 의사이다.

 

최근에는 아버지의 조언을 받아 가며 한쪽 대퇴가 심하게 부스러진 70대 노인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노인은 나이가 많고 약물알레르기가 있어 수술이 어려운 조건이었다고 한다. 인공대퇴관절을 이식을 하지 않으면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김성룡은 아버지가 국내재료로 제작해 국가발명권을 받은 인공무릎관절로 수많은 환자를 일으켜 세웠다. 이후 정형외과 의사로서의 임상검토 과정에 쌓은 경험을 체계화해 ‘대퇴상단부골절의 진단과 치료’라는 참고서도 집필했다고 한다.

 

북한은 주민들의 생명을 최우선하는 나라라고 주장한다. 주민의 생명을 위해 애쓰는 북한과 의사들의 노력이 김희만으로 하여금 축구선수의 꿈을 뒤로하고 의사의 길을 선택하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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