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대선 주자들이 꼭 봐야 할 통일 이야기 - 『통일로 평화를 노래하라』

박한균 기자 | 기사입력 2021/09/01 [21:11]

[서평] 대선 주자들이 꼭 봐야 할 통일 이야기 - 『통일로 평화를 노래하라』

박한균 기자 | 입력 : 2021/09/01 [21:11]

▲ 김광수 박사가 최근 출간한 통일 담론집 『통일로 평화를 노래하라』(도서출판 우리겨레) 표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각 당이 후보 경선에 돌입했다. 하지만 당선 가능성이 높은 여야의 유력 후보들 가운데 통일에 대해 제대로 된 정책공약을 내놓은 후보는 보이지 않는다. 국힘당의 윤석열 후보는 아예 내놓은 정책공약이 없으니 말할 것도 없고,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조차 통일정책이라기보다는 분단관리정책에 가까운 정책공약을 내놓은 형편이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한국 사회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출구가 통일에 있음에도 과감한 통일정책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과연 통일은 철지난 이야기일까? 아울러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열어놓은 평화, 번영, 통일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김광수 박사가 최근 출간한 통일 담론집 『통일로 평화를 노래하라』(도서출판 우리겨레)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북한 연구와 통일, 한반도 문제를 두고 많은 집필작업을 해왔던 저자는 통일이 흘러간 옛이야기가 아니라 미래의 이야기임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공통의 과거에 기반을 두면서도 거기에만 머무르지 말고 공통의 미래를 어떻게 개척하고 만들어나갈지를 항상 묻고, 그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 이 민족사적인 대여정을 함께 실천으로나 이론적으로 소화해 내어야”한다면서 “민족통합과 재구성은 우리 민족이 원래 갖고 있었던 민족공동체 복원과 함께 민족 부흥의 개념까지 통일 문제 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국힘당은 물론이고 여당 유력 주자조차 제대로 된 통일정책을 내놓지 못하는 배경을 짐작케 하는 주장도 하고 있다. “명색이 6·15 남북공동선언의 정치적 자산을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민주당 집권의 문재인 정부하에서도 흡수통일 원칙이 계속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국힘당의 이준석 대표가 흡수통일 발언을 해서 지탄을 받았지만, 속마음은 지금 정부여당도 다르지 않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저자는 “아마 지금 대한민국 정치권의 대부분은 북과 합의한 연방연합 방식의 통일보다는 흡수통합이 전제된 독일식 통일에 집착하면서, 이를 본보기로 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성싶다”, “보수수구 세력들에게는 흡수통합으로, 햇볕정책으로부터 시작된 민주당 중심의 남북교류·화해협력 정책도 사실상은 평화·번영 정책으로 잘 포장되어서 그렇지 ‘힘의 우위 정책’과 하등 다르지 않다. 서독과 똑같은 방식으로 남북통합, 혹은 한반도 통일을 꿈꾸고 있을 뿐이다”라며 냉정한 평가를 하였다. 

 

저자는 통일논의를 가로막는 주된 원인 중 하나인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기존 시각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확증편향은 정말 우리의 인식을 이렇게 많이 왜곡한다. 북핵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와의 상관관계도 그중 하나다. 현재까지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알고 있는 것과는 하등 상관관계가 없고, 직접적이지도 않다”라며 마치 북핵문제를 해결해야 한반도 평화가 오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미국과 분단적폐세력들이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가공된 정치·군사적 이데올로기일 뿐”이라고 단언한다. 

 

저자는 북핵문제의 해법도 제시했다. 이 대목은 현 정부는 물론 대선 후보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우리 정부가 북핵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면서 “집착을 버려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북이 핵을 가지고자 했던 이유가 너무나도 명백하고, 급한 쪽은 미국이니 미국 스스로가 북의 핵 보유를 용인하는 쪽으로 정책을 대전환해 북과의 관계 정상화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라며 결국 미국이 ‘결자해지’, 즉 알아서 문제를 풀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 정부가 중재자니 운전자니 하면서 끼어들어 봐야 우리 입장만 난처해지고 상황만 복잡하게 꼬일 뿐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몇 달 전 논란이 된 북한의 대남정책, 통일정책 변화에 대해서도 나름의 분석을 하고 있다. 

 

저자는 북한이 대남정책을 ‘대적사업’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남측의 정부는 이제부터 북미문제에는 빠지고, 대신 4·27 판문점선언에서 우리 민족 서로가 확인했듯이 우리 민족 내부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민족 자주와 민족 공조의 관점에서 남북문제를 풀 것인가, 말 것인가를 분명히 하라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그 어떤 정부라 하더라도 동족 적대정책만 펼치지 않으면, 즉 민족 공조에 의해 다시 남북관계가 재가동만 된다면 정부 중심의 남북관계는 언제든지 복원될 수 있다”라는 희망 섞인 분석도 내놓았다. 

 

또 “앞으로 평화적인 방법에 의한 통일은 불가능하고, 통일이 비평화적인 방법으로만 이뤄진다고 보는” 일각의 시각을 두고는 ‘좌편향’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여전히 평화통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4.27 판문점선언이 열어놓은 판문점 시대에 자주통일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제언도 하였다. 

 

저자는 2018년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열어놓은 장밋빛 미래를 미국이 가로막은 것을 상기시켰다. 미국 반대 없이는 통일도 없다는 게 명백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저자는 “향후 자주통일운동은 반드시 이 자주를 중심에” 놓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근본 방도를 두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전국적 범위에서 전 민족이 단합하고 단결하여 미국의 내정간섭과 무력적 침탈을 이겨낼 정도의 자주적 역량을 비상히 강화해내는 방향으로 조국통일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당연히 여기에는 북의 자주 역량도 포함되어 있다.”

 

“둘째, 남을 예속·강점하고 있는 미국의 정치·군사적 지배 기제인 한미동맹을 완전 해체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주한미군 철수와 평화협정 체결이 전제된 한반도 평화체제가 수립되어야 한다.”

 

그러면서 “선평화·후통일 담론 체계를 반드시 극복해 분단극복·자주통일 담론체계로 재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여당 내에 널리 퍼진 선평화·후통일론, 평화공존·분단관리론에 경종을 울린 셈이다. 참으로 고구마처럼 답답한 속에 사이다를 부어준 기분이다. 

 

하지만 판문점시대에도 불구하고 자주통일운동이 지지부진함은 현실이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여기서 저자는 박근혜 탄핵 촛불로 등장한 촛불 시민의 변화에 주목하였다. 

 

저자는 “한미동맹 체제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촛불 시민들이 던지기 시작했다”라며 “한미 간에 존재하는 각급 조약과 협정들은 평등한가? 방위비 분담금이 적정하게 책정되었는가? 북핵문제가 북만의 문제인가, 아니면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및 한반도 비핵화의 문제인가? 한반도 평화문제를 분단 구조와 상관없는 안보 중심의 문제로만 볼 것인가, 아니면 전 사회적 영역으로 포괄시켜 통일의 담론 체계와도 연동해서 볼 것인가? 등 수많은 의제와 연관 지어 그렇게 묻고, 결론을 우리 사회 모든 것의 중심을 관통하는 한미동맹 체제에 아주 심각한 문제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해 들어갔다는 것, 그것 자체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촛불 시민의 성장은 “민주와 반북이 양립될 수 없고, 불평등한 한미동맹과 자주가 양립될 수 없으며, 또 평화와 분단도 양립될 수 없다는 인식”의 확산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촛불 시민이 전면에 나서는 자주통일운동이야말로 판문점 시대의 진정한 희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한국 사회의 희망이 필요한 사람, 통일을 앞당기고자 하는 사람,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 촛불 정부를 계승하겠다는 사람, 시대 변화를 읽고 싶은 사람, 그 누구든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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