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간 패퇴로 힘 얻는 유럽군 창설 논의

백남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1/09/03 [08:32]

미국의 아프간 패퇴로 힘 얻는 유럽군 창설 논의

백남주 객원기자 | 입력 : 2021/09/03 [08:32]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혼란스럽게 패퇴하자 유럽연합(EU)에서는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인 방위력을 키워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유럽대외관계청(EEAS)에 따르면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2일(현지시간) EU 27개 회원국 국방장관들과의 비공식 회의에서 아프간 철군 과정에서 빚어진 혼란은 유럽의 방위 역량 강화 필요성을 일깨운다고 강조했다.

 

보렐 대표는 “오늘처럼 더 강한 ‘유럽 방위’의 필요성이 명백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국방장관들이 아프간 사태 이후 어떻게 새로운 상황을 마주하며 미래의 도전을 준비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프랑스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몇몇 국가들은 미국이 지나치게 아프간 철수를 서두른다며 조건부 철수나 시한 연장을 주장했다. 하지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들의 제안을 일축하며 8월 31일 철군을 강행했다. 

 

그러자 EU국가들은 미국이 철군 과정에서 동맹국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EU국가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간 철수 결정이 EU의 난민 사태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은 미군의 아프간 철수를 두고 ‘배신’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보렐 대표는 전날 뉴욕타임스(NYT) 기고 글에서도 “(아프간) 철수 시기와 유형은 미국이 결정했다. 우리는 카불 공항 대피뿐만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범위에서 미국의 결정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대서양 동맹을 걱정하는 모든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유럽의 미국 동맹국들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정부 시기부터 미-EU간 갈등이 표출되자 독자노선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며 ‘미국이 돌아왔다’고 선언한 바이든 정부마저 아프간 철수 과정에서 자국 입장만을 고수하는 모습을 보이자 미국과의 동맹에 회의를 느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나토 회원국들은 2001년 9·11 테러 후 미국이 주도한 아프간 전쟁에 군대를 파견했다. 아프간 전쟁은 나토가 유럽이 아닌 미국에 대한 공격에 대항해 상호방위 조항을 발동한 유일한 사건이다. 

로그인 후 글쓰기 가능합니다.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