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칼럼] 숨 막히는 노동환경, 이대로 괜찮은가?

청년 김 씨 | 기사입력 2021/11/12 [10:53]

[노동칼럼] 숨 막히는 노동환경, 이대로 괜찮은가?

청년 김 씨 | 입력 : 2021/11/12 [10:53]

알바라는 특성 자체가 시간제 노동이다 보니 같은 시간대에 여럿이 일하는 경우보다는 시간대별로 나뉘어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단체 카톡이라도 있으면 우리 매장에 일하는 사람이 몇 명쯤 되는지 알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내가 일하는 시간대 만나는 사람이 전부라 할 수 있다. 

 

맥도날드와 같은 대기업 패스트푸드점 같은 경우에는 매장에서 일하는 인원이 적게는 30명 많게는 50명이 넘지만 내 일하는 시간대 만나는 사람은 훨씬 적다. 지금 내가 일하는 매장에서도 동 시간대에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6명 정도가 전부이다. 그마저도 주방, 계산대 등에서 일하다 보니 사실상 자기 일을 하기 바쁘고, 일하면서 겪는 고충은 각자가 감당해야 할 몫으로 되어 있다. 5인 이하의 사업장, 특히 편의점의 경우는 더 심하다. 일하더라도 혼자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동료와의 만남과 대화 자체가 없다 싶을 정도이다.

 

#1 국정감사에서 언급된 장애인 노동자 사례

 

이런 상황에서 가장 참기 힘든 고충은 다름 아닌 부당한 갑질과 폭언, 괴롭힘이다. 9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언급된 맥도날드 한 매장에서 벌어진 장애인 알바노동자에 대한 폭언, 폭행, 괴롭힘은 충격적이었다. “인간 같지 않은 새끼”, “손모가지를 잘라버리겠다.” 등의 입에 담지도 못할 험한 말을 관리자가 4년여간 지속해서 했다고 한다.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알바 입장에서는 이 모든 상황을 참고 인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나마 마음이 맞는 동료가 있다면 하소연이라도 하면서 풀 텐데 그렇지 않으면 혼자 분노를 삭이게 되고, 상처 입은 마음을 혼자 치유해야 한다.

 

감정노동자 존중,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등 노동자를 위한 다양한 제도들이 마련되어 있지만, 현실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다. 

 

#2 매장 동료의 이야기

 

매장에서 일하다 한 동료와 나눈 이야기에 마음이 씁쓸했다.

동료가 하는 말이 ‘함께 일하는 동료들, 상급자들과 관계가 편해졌다고 생각하고 잠깐만 방심하면 훅 공격이 들어온다’라는 것이었다. 일하면서 서로 마음을 터놓고 가까워지는 건 어쩌면 좋은 일터를 만드는 출발일 텐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감정을 숨기며 일하게 되다 보니 각자도생이라는 말처럼 야생 속에서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설문조사에 알바를 하다가 부당한 일을 겪으면 그냥 참는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던 결과를 본 적이 있다. 부당함에 아무 말을 못 하고 참고 버티거나, 또 그 부당함이 잘못임에도 잘못은 자기에게 있다고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경우도 일하다 보면 생기게 된다. 요즘처럼 알바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환경에서는 그만두고 다른 일을 구할 엄두를 내기 어렵다 보니, 생계를 위해서라도 참고 견디는 선택을 하게 된다.

 

#3 극심한 노동강도가 미치는 영향

 

알바가 평생직장이 아닐 순 있지만 알바를 하는 만큼은 내 생활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대서 직장의 근무환경은 정말 중요한 문제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노동강도가 극심해지고 있다. 일하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해야 할 일은 늘었다. 극심한 노동강도는 육체적인 피로와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쌓이게 하고 이는 일하는 동료에게 표출되기도 한다. 불필요한 갈등과 감정 소모의 요인이 되는 것이다. 노동강도가 줄어들 수 있도록 인원 충원을 비롯한 근무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또, 사용자나 관리자의 폭언, 갑질이 일상인 환경은 불편을 넘어 심리적 압박과 공포의 일상이 될 수밖에 없다. 갑을 관계가 아닌 수평 관계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고 기다려줄 줄 아는 마음이 사용자와 노동자, 노동자와 손님, 노동자와 노동자 사이에 꽉 찰 때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 감정이 중요한 만큼 상대방의 감정도 중요하다는 것을 꼭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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