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칼럼] 초단기 ‘긱 노동’의 증가..어떻게 볼 것인가

알바 노동자 | 기사입력 2021/11/25 [15:39]

[노동칼럼] 초단기 ‘긱 노동’의 증가..어떻게 볼 것인가

알바 노동자 | 입력 : 2021/11/25 [15:39]

알바노동이 우리 사회에서 대유행, 급증하는 속에서 최근 ‘긱 노동’이라고 하는 초단기노동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알바노동문제가 심화하는 오늘날, 초단기노동은 알바노동문제를 더 극단으로 악화시킬 수 있어 ‘긱 노동’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긱 경제’가 4차 산업혁명시대의 대세라면서 ‘긱 노동’이 늘고 있다. ‘긱 경제’는 임시직을 고용해 일을 맡기는 경제형태를 말하고, ‘긱 노동’은 초단기노동을 일컫는다. 긱(gig)은 일시적인 일을 뜻하며, 1920년대 미국 재즈클럽에서 단기적으로 섭외한 연주자를 ‘긱’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

 

최근에 하루짜리, 심지어는 몇 시간짜리, 알바노동자를 구하거나 혹은 자신의 능력, 노동력을 팔려고 내놓는 일자리 앱들이 유행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대세가 되고 있다는 실감이 난다.

 

현재 긱 노동자에 대한 통계가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2019년에 한국고용정보원이 우리나라 긱 노동자가 54만 명에 이른다고 언급한 이후 각종 플랫폼 노동 형태들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와 단기노동자들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청의 조사를 참고했을 때 긱 워커로 일컬어지는 초단기노동자의 규모가 상당한 속도로 늘고 있으리라 유추해 볼 수 있다.

 

긱 노동이 최근 증가한 데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 코로나19로 인해 고용과 소득이 어려워지면서 단기, 임시 일자리를 병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제 상황이 긱 노동 증가에 한몫했다. 오죽하면 ‘N잡’이라는 말까지 유행하겠는가.

 

이와 함께 긱 노동 증가 원인으로 플랫폼 기술의 발달을 이야기하곤 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플랫폼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인터넷상에서 자유롭게 관계를 맺고 거래를 하는 환경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 물건을 구매할 때 온라인 구매가 편한 세상이 된 것처럼 이제 일을 구하고 사람을 구하는 것도 온라인과 플랫폼이 대세가 되었다. 새로 형성된 플랫폼을 통해 단기직, 임시직, 계약직, 프리랜서(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고용시장이 재편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객관적 요인들에 더해 더 근본적으로는 국가와 사회가 임시노동, 긱 노동을 허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에서 노동시장을 자유화하여 우버나 업워크 등의 플랫폼을 적극 수용했다. 처음부터 이런 플랫폼과 이를 받쳐주는 노동관계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독립 계약자’와 같은 직종을 만들어주고, 플랫폼 운영이 가능한 방향으로 직종을 해석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택시업계와의 마찰 등으로 지금은 없어졌지만, 신개념 이동플랫폼이라고 정부가 강한 촉진 의지를 가졌던 ‘타다’가 택시업계의 반대에도 출발이 가능했던 것은 정부가 이 플랫폼사업을 적극 수용하고 뒷받침해 줬기 때문이다.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산업이라고 거창하게 포장한 이면에는 ‘타다 드라이버’라는 단기, 임시직 노동자가 있었다. 국가가 플랫폼사업 활성화를 구실로 임시노동, 초단기노동을 허용하고 양산한 것이다.

 

긱 경제의 장점으로 일자리 창출을 많이 이야기한다. 긱 노동이 고용에 쉽고 자유롭게 접근해 근무시간을 짧은 시간 단위로 쪼개거나 급하게 쓸 추가인력, 대체인력을 구하는 것이니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효과라 하겠다. 그런데 이 일자리가 어떤지는 생각해 볼 문제이다.

 

이와 함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특정 기업에 소속되지 않고, 스스로 자유롭게 시간활용을 하면서 편한 시간에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이러면서 ‘알바도 길다’라고 선동하고 재능과 취미 등을 살려 일할 수 있다는 것으로 유혹해 개인의 자율성을 부각한다.

 

하지만 긱 노동은 대체로 보조적인 소득원에 불과하고 많은 긱 노동자들은 원하지 않지만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긱 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상기해야 한다.

 

개인의 선택, 자율성이라는 핑계로 고용과 일자리의 책임을 온전히 개인에게 떠넘기다가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약육강식 같은 고용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이 재능과 실력이 부족해서 생긴 개인이 못난 탓이라는 것이다. 국가는 국민이 행복하고 안정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할 의무가 있다. 그래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긱 경제를 통해 국가가 이 의무와 책임을 회피할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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