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예감 472] 두 개의 군기가 보이지 않는 사연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1/12/13 [08:11]

[개벽예감 472] 두 개의 군기가 보이지 않는 사연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입력 : 2021/12/13 [08:11]

<차례>

1. 11년 만에 새로 나온 미국 국방부의 전략기획지침

2. 방대한 무력이 집결되는 오스트레일리아

3. 국제정세변화 속에 변방군대로 전락한 한미련합군

4. 작전계획 5015를 갱신하려는 주한미국군사령부

5. 비공개로 진행된 정치국 회의

6. 두 개의 군기가 보이지 않았다

 

 

1. 11년 만에 새로 나온 미국 국방부의 전략기획지침 

 

2021년 12월 2일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SCM) 회의가 서울 용산구에 있는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되었다. 양측을 대표하여 서욱 국방장관과 로이드 오스틴(Lloyd J. Austin) 국방장관이 참석했다.

 

주목되는 것은, 이번 회의에서 새로운 전략기획지침(Strategic Planning Guidance)이 채택되었다는 사실이다. 이전 전략기획지침은 2010년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제42차 한미안보협의회 회의에서 채택되었는데, 그로부터 11년 만에 새로운 전략기획지침이 나온 것이다. 원래 전략기획지침에는 한미련합군 작전계획(OPLAN)을 작성할 때 주는 지침이 담겨있다. 이번에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는 “이 전략기획지침이 한미동맹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보다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필요시 대응을 위한 군사작전계획에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고 명시되었다. 이 공동성명에 나오는 ‘군사작전계획’은 한미련합군 작전계획을 뜻한다. 

 

한미련합군 작전계획은 한국군 합참본부와 주한미국군사령부가 대등한 자격으로 검토하고 작성하는 게 아니라, 한국군 작전통제권을 장악한 주한미국군사령부가 한미련합군 작전계획을 일방적으로 작성하고, 한국군 합참본부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식으로 확정된다.  

 

미국 국방부는 전략기획지침을 작성하여 미국군 합동참모본부에 내려보내는데, 미국 국방부는 자기들이 마치 한국 국방부와 합의하여 전략기획지침을 채택한 것처럼 외부에 보여주기 위해 이번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 회의에서 양측 국방장관들이 그 지침을 ‘채택’하는 요식행위를 연출한 것이다. 남측 언론매체들은 이번에 미국 국방부가 한국 국방부에 새로운 전략기획지침를 채택하자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는데, 이것은 미국 국방장관이 전략기획지침을 가지고 서울에 가서 한국 국방장관에게 보여주고 그것을 채택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국군 합동참모본부는 미국 국방부로부터 받은 전략기획지침에 의거하여 전략기획지시(Strategic Planning Directions)를 작성하고, 그것을 주한미국군사령부에 내려보낸다. 그러면 주한미국군사령부는 전략기획지시에 의거하여 새로운 작전계획을 작성하고, 그것을 미국 국방부에 제출하여 승인을 받게 되는 것이다. 

 

현재 한미련합군이 북침전쟁연습에서 사용하는 작전계획은, 2010년에 작성된 미국 국방부의 전략기획지침에 의거하여 주한미국군사령부가 2015년에 작성한 것이다. 그래서 ‘작전계획 5015’라는 이름이 붙었다. 5015라는 숫자에서 50은 전쟁지역을 뜻하고, 15는 작전계획이 수립된 연도를 뜻한다. 

 

미국 국방부가 작성한 새로운 전략기획지침에 의거하여, 미국군 합참본부가 새로운 전략기획지시를 내오고, 주한미국군사령부가 새로운 전략기획지시에 의거하여 새로운 작전계획을 작성하기까지 1~2년 정도 걸린다. 

 

2021년 12월 8일 미국 군사전문매체 <디펜스 원(Defense One)>이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에 의거하여 작성된 새로운 국방전략(National Defense Strategy)을 2022년 초에 발표할 것이고, 그에 기초하여 새로운 핵태세검토(Nuclear Posture Review)와 새로운 미사일방어검토(Missile Defense Review)를 각각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은 국방부가 아니라 백악관이 작성하여 발표하는데, 트럼프 행정부 시기의 백악관은 2017년에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그에 따라 미국 국방부는 2018년에 국방전략(NDS)과 핵태세검토(NPR)를 각각 발표했고, 2019년에는 미사일방어검토(MDR)를 발표했다. 그런데 바이든 정부는 국가안보전략, 국방전략, 핵태세검토, 미사일방어검토를 모조리 새로 바꾸고 있다. 국제정세가 완전히 달라졌으니, 미국의 안보전략과 군사전략이 모조리 바뀌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21년 3월 조 바이든(Joseph R. Biden Jr.) 대통령은 임시국가안보전략지침(Interim National Security Strategy Guidance)을 발표했는데, 이것은 지금 백악관이 임시국가안보전략지침에 의거하여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작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위에 서술한 사정을 보면, 2022년 초에 백악관이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할 것이고, 그 뒤를 이어 미국 국방부가 새로운 국방전략, 새로운 핵태세검토, 새로운 미사일방어검토를 줄줄이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2021년 12월 9일 영국 언론매체 <파이낸셜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2021년 12월 10일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소집한 국가안보호의 회의에서 2022년 1월에 발표할 핵태세검토에 관한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2. 방대한 무력이 집결되는 오스트레일리아

   

주목되는 문제는, 미국 국방부가 주한미국군사령부를 통해서 한미련합군의 새로운 작전계획을 작성하려는 배경과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파악하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1년 2월 5일 미국 국방부는 국제정세변화에 따라 해외주둔미국군을 재배치하는 세계배치검토(Global Posture Review)를 2021년 중반까지 완료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그로부터 약 9개월이 뒤인 2021년 11월 29일 미국 국방부는 세계배치검토가 완료되었다고 하면서, 그 내용 가운데서 몇 가지를 미국 언론에 공개했다. 해외주둔미국군을 재배치하는 문제는 군사기밀이므로 미국 국방부는 그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에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세계배치검토에 관한 언론보도자료를 보면, 해외에 분산배치되었던 미국군 병력과 무장장비가 인도-태평양지역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배치된 미국군 병력과 무장장비가 인도-태평양지역의 미국군기지들로 이동하여 재배치되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해외에 분산배치된 미국군 병력과 무장장비가 이동, 재배치되고 있는 새로운 해외군사전략거점은 오스트레일리아에  구축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남측에서는 호사태나리아(濠斯太刺利亞)라는 19세기식 한자음역을 줄여서 호주(濠洲)라는 이상한 국호를 제멋대로 쓰는데, 그 나라사람들이 사용하는 오스트레일리아라는 정식 국호를 써야 옳다.) 

 

이번에 미국 국방부가 공개한 세계배치검토에 관한 보도자료는 미국이 오스트레일리아에 방대한 무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미국은 자국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모든 종류의 작전기들을 전부 오스트레일리아에 배치하고 있는데, F-22 스텔스전투기, F-35 스텔스전투기, B-2 스텔스전략폭격기, B-52 장거리전략폭격기 등이 오스트레일리아 북부의 항공기지에 집결되고 있다. 미국이 그처럼 방대한 규모의 항공무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하려면, 오스트레일리아 항공기지를 현대적인 시설과 설비로 개조해야 한다. 오스트레일리아 항공기지의 항공관제시설, 통신시설, 병참시설, 연료공급시설, 탄약-미사일보관시설 등을 새로 건설하거나 기존 시설을 현대화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많은 시간과 경비가 요구된다. 

 

2021년 9월 15일 미국은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를 끌어들여 3국 군사동맹체인 오커스(AUKUS)를 창설하면서, 미국과 영국의 핵추진잠수함 기술자들을 오스트레일리아 남부 애들레이드항에 있는 군함건조사에 파견해 핵추진잠수함 건조기술을 이전해주겠다고 공약했는데, 그렇게 하는 것도 성에 차지 않아 방대한 규모의 항공무력을 오스트레일리아에 집결시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항공무력만이 아니라 상륙무력도 오스트레일리아에 집결시키고 있다. 2021년 4월 미국군 해병대 병력 2,200명은 중무장 장비를 싣고 오스트레일리아 북서부에 있는 다윈(Darwin)야전훈련지역으로 날아가, 코로나바이러스 전파를 예방하기 위한 2주간의 격리를 마치고, 2021년 8월 말까지 현지에서 섬점령작전연습과 인도주의 및 재난구호활동연습을 실시한 다음, 오스트레일리아군과 함께 합동상륙연습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수직이착륙기, 공격헬기, 수송헬기, 무인항공기, 전술차량, 장갑차, 155mm 곡사포, 7톤 군용화물차, 사거리가 300km인 277mm 6관 방사포, 로벗개(robot dog) 등 최신 무장장비들이 총동원되었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보면, 미국은 오스트레일리아에 새로운 군사전략거점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그것은 중국을 공격하기 위한 인도-태평양지역의 새로운 군사전략거점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은 일본과 오스트레일리아에 양대 군사전략거점을 구축하고, 반중국군사전선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3. 국제정세변화 속에 변방군대로 전락한 한미련합군

 

이제 관찰의 시선을 주한미국군에게로 돌려보자. 미국이 해외주둔 미국군을 이동, 재배치하여 반중국군사전선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주한미국군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일까? 

 

2021년 9월 미국 국방부는 주한미국군기지에 6~8개월마다 순환배치해오던 육군 공격헬기 1개 대대를 경기도 평택 험스리스기지에 고정배치했고, 미국 본토 워싱턴주에 주둔하는 육군 제2사단 포병려단 본부 병력 100명을 그 기지에 고정배치했다. 제2사단 포병려단 본부의 임무는 주한미국군 제210야전포병려단을 지휘통제하는 것이다. 

 

평택 험프리스기지에 고정배치된 미국 육군 공격헬기 1개 대대에는 어파취공격헬기 24대가 배속되었다. 경기도 동두천에 주둔하는 미국 육군 제210야전포병려단은 다련장로켓포(방사포) 3개 대대로 편성되었는데, 다련장로켓포 108문을 보유하였다. 

 

미국 국방부가 이번에 주한미국군기지에 고정배치한 어파취공격헬기 1개 대대와 다련장로켓포 3개 대대는 모두 육군 전투부대들이다. 미국 육군은 서해를 건너가서 중국인민해방군을 싸우지 못한다. 미국 육군은 군사분계선에서 조선인민군과 싸우는 전투단위이다. 이런 사정은 미국 국방부가 일본과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미국군기지들을 반중국군사전략거점으로 각각 전환시키면서도, 주한미국군기지는 반중국군사전략거점으로 전환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미국이 새로운 반중국전략을 수행하는 데서 주한미국군기지는 전략적 지위를 상실하고 변방거점으로 전락한 것이다. 

 

주한미국군기지가 변방거점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은 2021년 12월 2일 서울에서 진행된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 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서도 확인된다. 공동성명에는 기존 작전계획을 “최신화(update)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명시되었다. (업데이트[update]라는 영어단어는 최신화라는 말로 번역할 것이 아니라, 갱신이라는 말로 번역해야 더 정확하다.) 이것은 주한미국군사령부가 작전계획 5015를 폐기하고, 새로운 작전계획을 수립하는 게 아니라, 그 작전계획을 갱신(update)한다는 뜻이다. 

 

2021년 12월 8일 콜린 칼(Colin H. Kahl)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차관은 미국 온라인매체 <디펜스 원>이 주최한 화상대담에 출연하여 지난 12월 2일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 회의에서 새로운 전략기획지침이 채택된 것에 대해 언급하면서 “북조선만이 아니라 역내 다른 도전들에 의해 제기된 위협을 감소시키기 위해 작전계획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는데,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 따르면, 작전계획 5015를 폐기하고 새로운 작전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작전계획을 갱신하는 것이다. 

 

 

4. 작전계획 5015를 갱신하려는 주한미국군사령부

 

작전계획 5015는 한미련합군이 중국인민해방군을 공격하는 전쟁계획이 아니라 조선인민군을 공격하는 전쟁계획이다. 그러므로 만일 한미련합군이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을 모두 상대하여 싸우려면, 조선인민군과 싸우기 위해 작성된 작전계획 5015를 폐기하고, 새로운 작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한미련합군이 작전계획 5015에 의거하게 되면,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을 모두 작전대상으로 하는, 대폭 확대된 전쟁을 할 수 없다. 

 

그런데 이번에 미국 국방부가 작성한 새로운 전략기획지침에 따르면, 그들은 작전계획 5015를 폐기하고 새로운 작전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기존 작전계획을 수정, 보충하는 갱신작업을 하게 된다. 이것은 한미련합군의 작전대상이 종전처럼 여전히 조선인민군으로 한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한된 무장력과 허술한 전투준비태세를 가진 한미련합군은 조선인민군과 싸워도 패할 수밖에 없는데,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을 모두 상대하여 싸우는 전쟁은 생각하기 힘들다. 그래서 미국 국방부는 작전계획 5015를 폐기하지 못하고, 그것을 수정, 보충하라는 지시를 주한미국군사령부에 내린 것이다. 

 

그러나 엄정하게 말하면, 주한미국군사령부는 작전계획 5015을 수정, 보충할 것이 아니라, 오래 전에 자진해서 폐기했어야 한다. 왜냐하면, 2016년 9월 조선인민군 전자전부대가 한국 국방부 내부전산망을 뚫고 들어가 방대한 분량의 군사기밀을 빼내가면서 작전계획 5015도 빼나갔기 때문이다. 한국군 합참의장과 미국군 합참의장이 2015년 6월에 공식 서명한 작전계획 5015에 의거하여 2016년 8월 22일 한미련합군은 을지프리덤가디언 북침전쟁연습을 시작했는데, 조선인민군 전자전부대는 한미련합군이 작전계획 5015를 적용한 북침전쟁연습을 감행하자마자 곧바로 작전계획 5015를 빼내간 것이다. 

 

원래 작전계획 5015에는 한미련합군이 평양으로 진격하여 조선의 수뇌부를 제거한다는 이른바 ‘참수작전’이 들어있고, 조선의 핵시설과 미사일시설을 파괴한다는 선제타격작전도 들어있다. 이에 격노한 조선인민군은 전자전부대의 해킹공격으로 작전계획 5015를 감쪽같이 빼내갔던 것이다. 작전계획 5015를 입수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그 작전계획을 정밀분석하여 한미련합군을 패퇴시킬 새로운 작전방도를 찾아낸 것이 분명하다.  

 

사태가 그처럼 복구할 수 없는 최악의 상태에 빠졌으면, 작전계획 5015를 자진해서 폐기했어야 하는데도, 주한미국군사령부는 폐기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주한미국군사령부가 작전계획 5015를 능가하는 새로운 작전계획을 만들어도 한미련합군은 그것을 실행할 작전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한미국군사령부는 조선인민군에게 넘어간 북침전쟁계획을 차마 폐기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5년 동안 그냥 붙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 따르면, 주한미국군사령부는 이미 5년 전에 조선인민군에게 넘어가서 아무런 쓸모가 없는 작전계획 5015을 갱신하겠다고 발표했으니, 참 어처구니없는 노릇이다. 

 

2021년 11월 30일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출발하여 서울로 날아가는 전용기에서 미국 국방부 고위관리는 동행한 취재기자들에게 작전계획 5015를 갱신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2021년 9월 이후 조선이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철도기동미사일 시험발사, 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중시험발사를 연속적으로 진행해온 것을 지적하고, 그런 미사일능력에 대응하기 위해 작전계획 5015를 갱신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하지만 그런 발언은 허무맹랑한 소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조선이 지난 9월 이후 연속적으로 시험발사한 장거리순항미사일, 철도기동미사일, 초음속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미사일방어체계로도 막을 수 없는 최첨단 타격수단들이기 때문이다. 조선은 한미련합군이 미사일방어체계로 막을 수 없는 최첨단 타격수단들만 골라서 시험발사함으로써 한미련합군을 압도하는 공격력을 내외에 과시했던 것이다.    

 

한미련합군 미사일방어체계가 막지 못하는 조선인민군의 각종 타격수단들을 그래도 막아보겠다는 발상, 그리고 이미 5년 전에 조선인민군에게 넘어간 작전계획 5015를 그래도 갱신해보겠다는 발상 자체가 현실과 동떨어진 공상이다. 미국의 새로운 반중국전쟁전략을 수립하는 데서 전략적 지위를 상실하고 변방군대로 전락한 한미련합군은 그처럼 한심한 처지에 빠졌다.  

 

 

5. 비공개로 진행된 정치국 회의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이끌어가는 최고령도기관이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김정은 총비서의 지도 밑에 가장 중대한 국가안보문제를 결정한다. 조선로동당 정치국 회의에는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 정치국 위원들 및 후보위원들이 참석한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는 2021년에 제8기에 접어들었는데, 정치국은 2021년 6월 4일 제8기 제1차 회의를 진행했고, 2021년 12월 1일 제8기 제5차 회의를 진행했다. 

 

그런데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 <로동신문>은 제1차, 제2차, 제3차, 제5차 정치국 회의들에 관해 보도했으면서도, 유독 제4차 정치국 회의에 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제3차 정치국 확대회의는 지난 9월 2일에 진행되었고, 제5차 정치국 회의는 지난 12월 1일에 진행되었으므로, 조선의 언론보도에 나오지 않은 제4차 정치국 회의는 지난 10월에서 11월 사이에 비공개로 진행된 것이 확실하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0월 11일 국방발전전람회 개막식에 참석한 이후 11월 15일 삼지연시를 현지지도하기까지 34일 동안 최장기 비공개활동을 하였는데, 김정은 총비서가 최장기 비공개활동을 이어가던 바로 그 기간에 제4차 정치국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된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의 최장기 비공개활동기간 중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공개 회의가 진행된 것은, 그 회의에서 외부에 공개할 수 없는 최고중대사가 결정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최고중대사는 국가와 민족의 운명에 관련된 매우 중대한 문제인 것으로 생각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비공개 회의에서 결정한 최고중대사는 대만해협에서 중국 내전이 일어났을 때 대만 방어의 구실을 내걸고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는 경우 조선이 그에 대처하는 국가안보문제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만일 대만해협에서 중국 내전이 일어나면, 미국은 단독으로 중국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미일동맹군을 중심으로 편성된 다국적군을 동원하여 중국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닌 게 아니라, 미국군은 2021년 내내 일본자위대, 영국군, 오스트레일리아군, 캐나다군, 프랑스군, 도이췰란드군, 뉴질랜드군을 동중국해, 남중국해, 필리핀해에 번갈아가면서 수시로 끌어들여 중국을 상대로 하는 다국적합동군사훈련을 계속 감행해왔다.   

 

조선은 중국 내전에 일절 개입하지 않지만, 미국이 중국 내전 중에 대만 방어의 구실을 내걸고 중국을 공격하는 경우에는 사정이 전혀 달라진다.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여 중국 내전이 국제전으로 확대되면, 조선은 조중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에 명시된 대로 “모든 힘을 다하여 지체 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중국에)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 조약에 자동참전을 규정한 조항이 있으므로, 미국이 대만 방어의 구실을 내걸고 중국을 공격하면, 조선은 중국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항미원중전쟁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되면 조선인민군은 다국적군을 지휘통제하는 미국군을 제압하기 위해 주한미국군사령부, 주한유엔사령부, 한미련합사령부, 부산 해군기지, 오산 공군기지, 군산 공군기지를 기습, 점령해야 한다. 이것은 조선인민군이 이른바 ‘남조선해방전쟁’을 벌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항미원중전쟁과 ‘남조선해방전쟁’은 동일한 전쟁의 두 측면이다. 

 

대만해협에서 중국 내전이 일어날 수 있는 내적, 외적 조건들이 성숙될수록, 항미원중전쟁과 ‘남조선해방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2021년 12월 11일 중국 언론매체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인민해방군 고위지휘관의 발언과 중국인 정세분석가들의 발언을 인용하여 2022년에는 대만문제가 중국과 미국이 우려하는 가장 큰 문제로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이런 예상을 보면, 2022년에 대만해협에서 중국 내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6. 두 개의 군기가 보이지 않았다

 

위에 서술한 사정을 보면, 지금 조선인민군은 항미원중전쟁과 ‘남조선해방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격동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터인데, 외부의 시야에는 인민경제발전에 힘을 집중하고 있는 조선의 모습만 돋보인다. 하지만 조선의 언론보도를 분석적으로 고찰하면, 그와 다른 모습이 나타난다. 다음과 같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1년 7월 24일부터 27일까지 평양에 있는 4.25문화회관에서 조선인민군 제1차 지휘관-정치일군강습회가 진행되었고, 2021년 12월 4일부터 5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조선인민군 제8차 군사교육일군대회가 진행되었다. 조선의 언론매체에 실린 보도사진을 보면, 지휘관-정치일군강습회 주석단과 군사교육일군대회 주석단 뒤편에 각각 조선인민군 육군기, 해군기, 항공 및 반항공군기가 옆으로 나란히 세워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군기를 배렬한 것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조선인민군은 육군,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전략군, 특수작전군으로 편제되었므로, 조선인민군 전군 대표자들이 참석한 행사에는 반드시 5개 군종을 상징하는 5개의 군기가 세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2019년 3월 25일부터 26일까지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제5차 중대장-중대정치지도원대회 주석단에는 5개 군종을 상징하는 5개의 군기가 세워져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올해 7월과 12월에 각각 진행된 두 행사에는 육군기, 해군기, 항공 및 반항공군기만 세워졌고, 전략군기와 특수작전군기는 보이지 않았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그 까닭은 전략군과 특수작전군 소속 지휘관들과 정치일군들이 참석하지 않았고, 전략군과 특수작전군 소속 군사교육일군들이 제8차 군사교육일군대회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략군기와 특수작전군기가 주석단에 세워지지 않았던 것이다. 

 

조선인민군 지휘관-정치일군강습회와 군사교육일군대회는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하여 직접 지도한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진 행사였는데, 왜 전략군과 특수작전군은 그처럼 중요한 행사에 참가하지 않았을까? 이 의문을 풀어줄 해답을 찾으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선인민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2021년 3월 19일 <데일리 NK> 보도기사에 따르면, 전략군은 “모든 기동수단 및 발사체를 전시체계로 유지하면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어느 때든 상부의 명령이 있으면 즉각 발사할 수 있도록 전체 부대가 초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조선인민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2021년 8월 11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공화국무력 총사령관의 특별명령이 2021년 8월 9일 전략군에 하달되었는데, 명령서에는 “적들이 무모한 전쟁도발연습을 벌리면서 조선반도와 주변정세를 위협하고, 북남관계를 악화시키고 있으므로, 전략군은 항시적 발사대기상태에서 결전준비태세를 유지하라”고 명시되었다고 한다.    

 

조선인민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2021년 7월 30일 <데일리 NK> 보도기사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남측 주요지역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3차원 군형지도를 전군에 지급하면서 특수작전군에 특별명령을 하달했는데, 명령서에는 “남조선 지형구조변경에 따른 실전대비훈련을 진행하고, 시가전을 철저히 준비하라”고 명시되었다고 한다.  

 

위에 서술한 보도내용을 보면, 올해 조선인민군 전략군과 특수작전군은 김정은 총비서가 지도하는 중요한 행사에 참가하지 못할 만큼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하면서 즉시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 전략군과 특수작전군만 격동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게 아니다. 전체 조선인민군이 실전상황을 방불한 분위기 속에서 전투정치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2021년 12월 1일부터 시작된 조선인민군 전투정치훈련은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훈련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매우 긴장된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다. 조선인민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2021년 11월 30일 <자유아시아방송> 보도기사에 따르면, 예년과 달리 올해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파견한 검열조들이 “각급 부대들의 정신적 준비, 훈련문건구비상태, 훈련기재상태, 동계피복착용상태 등을 검열”하고 있는데, 전투원들은 ”전투장구류들을 착용하고 검열을 받는다“고 한다. 

 

조선인민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2021년 12월 6일 <데일리 NK> 보도기사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투정치훈련이 시작된 첫날인 12월 1일부터 총참모부 검열조와 통신국 검열조가 예고 없이 밤 11시에 갑자기 나타나 불시검열을 했다고 한다. 불시검열에 따라 비상소집명령이 하달되자, 지휘관들과 직속 구분대 전투원들은 신속히 무장을 갖추고, 전투조직표에 지적된 각 전투진지들로 이동했고, 노인과 어린아이들을 비롯한 전체 군인가족들도 신속히 방공호로 들어갔다고 한다. 이와 같은 불시검열은 밤 11시에 시작되어 새벽 3시까지 진행되었다고 한다. 

 

주목되는 것은, 군사지휘관들과 전투원들만이 아니라 노인과 어린아이를 비롯한 전체 군인가족들까지 전투훈련에 참가한다는 점이다. 이런 사정을 보면, 지금 조선인민군이 실전상황을 방불한 분위기 속에서 전투정치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이 글의 전반부에서 2021년 12월 현재 한미련합군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지금 한미련합군은 미국의 새로운 반중국전쟁전략을 수립하는 데서 전략적 지위를 상실하고 변방군대로 전락하고 말았다. 또한 나는 이 글의 후반부에서 2021년 12월 현재 조선인민군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지금 조선인민군 전략군과 특수작전군은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하면서 즉시전투태세를 갖추었으며, 전체 조선인민군과 군인가족들은 실전상황을 방불한 분위기 속에서 전투정치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위쪽과 아래쪽에 각각 조성된 상황은 참으로 대조적이다. 그런 대조적인 상황 속에서 다사다난했던 2021년이 저물고, 정세격변을 예고하는 2022년이 눈앞에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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