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버그 주한 미대사와 윤석열 정부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5/06 [12:30]

골드버그 주한 미대사와 윤석열 정부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2/05/06 [12:30]

미국 상원이 5일(현지 시각)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가결했다.

 

미 상원 외교위가 인준안을 승인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상원 본회의에서 구두 표결로 가결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미국의소리(VOA)는 짚었다.

 

골드버그 주한 미대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 임명을 받으면 오는 21일 한미정상회담 이전에 한국에 부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1년 넘게 공석이었던 주한 미대사를 골드버그를 지명한 것은 한국의 정권 교체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은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대사가 외교전문가이며, 대북 강경파라고 주되게 보도한다. 하지만 골드버그의 특이한 경력에 대해서는 거의 보도하지 않고 있다.

 

먼저 골드버그는 볼리비아 대사로 있다가 추방된 이력이 있다. 

 

골드버그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주볼리비아 대사였다. 그가 주볼리비아 대사로 있던 시기에 볼리비아의 보수진영은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을 반대하는 시위를 거세게 했다. 당시 볼리비아 정부는 골드버그를 페로소나논그라타(persona non grata, 외교기피인물)로 규정하면서 추방했다. 외교기피인물은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가 수교국에서 파견된 특정 외교관의 전력 또는 정상적인 외교활동을 벗어난 행위를 문제 삼아 ‘비우호적 인물’ 또는 ‘기피인물’로 선언하는 것이다. 골드버그가 정치 분열과 정부 전복을 모의했다는 것이 볼리비아 정부의 주장이었다.

 

그리고 골드버그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미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담당 차관보(국장)를 맡았다. 정보조사국은 국무부 산하 정보기관으로 중앙정보국(CIA), 국방정보국(DIA)과 함께 미국의 핵심 정보기관으로 꼽힌다. 미국의 핵심 정보기관 국장이었다면 정치공작에 능숙할 것이다.

 

이 두 가지 경력으로 봤을 때 골드버그는 외교관이라는 이름을 앞세웠지만, 공작 전문가의 느낌을 준다.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는 시기, 남북·북미관계가 꽉 막힌 시기에 미국이 골드버그를 주한 미대사로 임명한 것은 복잡한 시기를 이용해 미국의 정책과 이익을 한국에서 완전히 관철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아직 대통령으로 취임하지 않았으나 인선 문제, 본부장(본인, 부인, 장모) 비리 등으로 국민의 지지가 높지 못하다. 국민은 윤 당선인이 국정을 잘 운영하리라고 기대하지도 않고 있다. 벌써 국민은 윤 당선인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민심 이반이 크다.

 

국민의 지지가 떨어질수록 윤 정부가 기댈 곳은 미국이다. 

 

골드버그는 이런 상황을 전체적으로 이용해 미국의 말을 잘 듣고, 그대로 하는 한국의 정부를 만드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이런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오는 21일 한미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정상회담 전에 한국으로 부임해 가장 먼저 미국의 의도와 내용을 미리 윤 정부에 숙지시키고, 윤 정부가 해야 할 것을 짚어 줄 것이다. 한미정상회담 전에 미리 판을 정리하는 일이 골드버그 주한 미대사의 첫 번째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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