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도 제재도 다 실패, 이젠 핵 보유 북한과 공생 공존뿐

이흥노 재미동포 | 기사입력 2022/06/14 [16:14]

무력도 제재도 다 실패, 이젠 핵 보유 북한과 공생 공존뿐

이흥노 재미동포 | 입력 : 2022/06/14 [16:14]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은 핵미사일 발사 유예(모라토리엄)를 했다. 하지만 미국이 싱가포르 북미선언을 걷어차고 대북적대정책을 계속하자 북한은 3년 만에 핵미사일 유예를 철회하고 올해 들어 6월 5일까지 18번 미사일 발사를 했다. 조만간 핵실험도 재개될 걸로 예상된다. 한미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고 새로운 유엔 대북추가제재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그래서 지난 6월 8일 중러의 대북추가제재 반대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한 총회가 열렸다. 여기서 한미와 북중러 간에 불꽃 튀는 공방전이 벌어졌다. 결국 대북추가제재 실패만 재확인됐고 입장차만 부각됐다.

 

조현 유엔 주재 한국대사는 “심각한 도발에 대응을 못 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 걱정스럽다면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CVID) 대화에 나서라고 했다. 북한의 핵실험을 걱정하는 거야 시비할 것이 못 되지만 이미 낡고 한물간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생뚱맞게 꺼내든 건 시빗거리가 된다. 이건 적대정책 은폐를 대화 타령으로 덮겠다는 아주 교활하고 기만적 선전술이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한편 제프리 드로렌티스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한국과 입을 맞춘 듯 전제조건 없는 대화 타령을 했다. 아무런 조건 없이 무작정 대화를 하자는 것은 여론몰이 선전술 외에 다른 의도가 없다는 게 여실히 드러났는데도 계속 이를 복창하고 있다.

 

가장 먼저 장쥔 유엔 주재 중국대사가 발언했다. 그는 3년이나 핵미사일 발사 유예라는 긍정적 조치를 무시한 미국이 대북제재를 강화하면서 대화라는 공허한 구호만 외친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외면하고 ‘북미 대화를 완전 교착상태’로 몰아넣었다고 했다. 제재 해제와 한미연합훈련 중단 선언이 시급하다면서 끝을 맺었다. 중국 측은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핵심을 찌르는 발언을 했다. 

 

이어서 러시아 차석대사가 추가 제재는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제재를 통한 비핵화란 무모한 짓이라고 일갈했다. 또한 그는 지역에 미, 영, 호주의 안보 블록이 구축되는 것은 심각한 의심을 불러일으킨다고 미국을 비판했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제재는 불법행위라며 “자위권 행사는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주권국가의 적법한 권리”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의 무기 현대화는 미국 위협에 맞서 안보와 이익 수호를 위한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김 대사는 “우리의 미사일 발사는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안보리가 시비를 걸고 들면서 미국의 발사는 안보리가 한 번도 문제시하지 않았다. 이것은 유엔의 이중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유엔 역사에 없던 초고강도의 대미 규탄 성토에 불을 뿜었다. 김 대사는 “2차 대전 후 10번 이상 침략하고, 50개 이상 합법정부를 전복했고, 수십만 명의 시민을 죽인 유일한 유엔 회원국이 바로 미국”이라고 외쳤다.

 

김 대사가 작심하고 날린 직격탄은 미국의 오금을 저리게 했을 뿐 아니라 미국의 양심을 찔러댔을 게 분명하다. 이렇게 해서 처음으로 미국 주도의 유엔 대북제재가 속절없이 실패하고 말았다는 것이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대북제재가 이제 수명을 다해 더 이상 작동할 수 없다는 유엔 신호가 마침내 떨어졌다. 그래도 미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또다시 추가제재를 추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로써 무력, 제재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서도 북한을 굴복시킬 수 없다는 게 백일하에 드러났다. 북핵이 없을 때도 북침을 매번 포기한 미국이 핵보유국이 된 북한을 무슨 재주로 ‘작계 5015’에 따라 괴멸시킬 수 있을까?

 

1968년 ‘푸에블로 미 해군 간첩선’을 원산 앞바다에서 북한 인민군이 나포했을 때 미국은 육해공군 입체작전에 의한 북침 준비를 완료했다. 하지만 공격 개시 직전에 미국 측 피해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근거해 결국 북침을 포기한 바 있다. 1994년 북핵 위기에도 침략계획이 완성됐지만, 시뮬레이션 결과가 예상을 뒤엎고 미군 피해가 엄청나다는 발표 때문에 결국 포기한 바 있다. 사실상 북핵 폐기란 2019년 하노이에서 물 건너가고 말았다. 이제는 이를 인정하고 시인할 때가 됐다. 바꿔 말하면, 거의 불가능한 북핵 폐기에 목을 매지 말고 이제는 북핵에 대한 사고의 전환을 해야 할 절박한 시점이 됐다. 이것을 빨리 알아차리면 차릴수록 미국이 손해를 더 줄일 수 있다. 

 

물론 실용적이고 이상적인 북핵 해법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첫째, 핵 보유 북한과 미국이 공생 공존, 친선우호 관계로 방향을 틀면 된다. 둘째, 핵 없는 세계 평화다. 이를 위해 먼저 세계 군축부터 시작하면 된다. 핵 없는 세계 평화를 외치고 오바마가 노벨 평화상을 탔다. 하지만 오바마의 일급 참모였던 바이든이 노벨상 외상값 지급 책임에선 자유로울 수 없다. 바이든이 오바마가 떼먹은 외상값의 공범으로 돼서는 안 된다. 2019년 하노이 북미공동선언문에 트럼프가 서명을 거부한 것은 돌이킬 수 없는 패착 중 패착이다. 이 선언은 헬싱키에서 남북미 실무진에 의해 완벽하게 조율 합의된 문건이다. 두 정상이 서명만 하면 끝나게 돼 있었다.

 

그런데 서명해야 할 최후 순간에 트럼프가 수용 불가한 요구서를 내밀고 회담장을 뛰쳐나갔다. 국제외교사에 없었던 특대형 외교 참사다. 무엇보다 남북 두 정상이 잔인하게 무시되고 모욕당한 것에 대해 분노가 치민다. 회담 결렬 직후 당시 최선희 외무성 부상(지금은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앞으로 영원히 없다”라고 비장한 발언을 했다. 당시 북한 대표들의 심정은 날강도에게 사기를 당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실은 미국이 앞에선 핵 소동을 피우고 뒤에선 이것을 즐기는 게 분명하다. 그런데도 우리는 세상 물정에 어두워 미국이 불어대는 나팔 소리에 장단 맞춰 비핵화를 염불처럼 외쳐대고 있다. 한미동맹 주술에 걸려들어 제정신이 아니다. 

 

미국의 대외정책 우선순위는 중러 포위 압박 작전이다. 중러를 반신불수로 만들어 그들의 영향력을 약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바이든은 낡은 ‘냉전’을 부활시켰다. ‘내 편 아니면 적’이라는 냉전의 잣대로 세계를 갈라치고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바이든의 ‘냉전 굿판’에 뛰어올라 충성을 과시하지 못해 환장하는 아시아 두 지도자가 있다. 기시다 일본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이다. 이들은 바이든의 아시아판 나토 구축에 경쟁하듯 끼어들어 돌격대를 자처하고 나섰다. 그 후과로 일본은 경제에서 직격탄을 맞아 비틀거리기 시작하고 있다. 한국도 미국의 반중러 전선의 전위대 노릇을 하니 무사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미 러시아의 적대국 명단에 한국이 올라간 상태다. 젤렌스키가 미러 ‘대리전’에 먼저 불을 질렀다. 물론 바이든의 작품이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 유럽 대부분이 미국 편에 줄 섰다. 그리고는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하고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5백 30억 불의 미국 무기 원조 외에도 미 무기 대여법에 따른 천문학적 지원이 있었다. 거기에 더해 서방 나토의 무기 지원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전쟁 석 달 만에 전세는 나토에 연일 불리해지고 있다. 미국과 나토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미주요 언론매체 논조마저도 싸늘해지고 있다. 이제는 공공연하게 러시아가 장악한 돈바스를 내주고 전쟁을 끝장내라고 한다. 

 

우크라이나는 패전의 기색이 역력하다. 이런 와중에 한국은 3국인 캐나다를 통해 무기 지원을 한다고 알려졌다. 거기에 더해 여당 대표 일행이 최근 키이우를 방문하고 러시아의 침략을 성토했다고 한다. 지난달 한국인 용병 둘이 전사했고 어제는 한국 용병 한 명이 러시아 측에서 재판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한편, 용병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한 이근 대위는 귀국했다고 알려졌다. 국내외 정치 분석가들이 윤석열을 가리켜 ‘제2 젤렌스키’가 될 것이라고 한다. 매우 설득력이 있는 분석이라고 보는 이유는 우선 이들이 권력을 잡게 된 배경에 미국의 일정한 역할이 있었을 것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둘 다 뼛속까지 친미라는 점이다.

 

젤렌스키가 미러 대리전의 희생양이고 윤석열은 미중 대리전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로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 때를 같이해 한반도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북한을 ‘주적’이라는 윤석열은 자주, 평화, 통일이라는 말 자체를 증오하며 대결과 적대적 언행을 일삼고 있다. 특히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보복 차원 대응조치는 불길한 예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자칫 작은 실수라도 하면 바로 전면 전쟁으로 번질 기미가 엿보인다. 세상이 변했고 시대가 변했다는 걸 우크라이나 전쟁이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 이 전쟁이 세계를 재편하는 척도가 될 것 같다. 이 전쟁에서 패배하면 미국이 가장 곤욕을 치르게 된다.

 

물론 나토의 위상도 상처만 남게 될 것이다. 이미 전 세계에서 미국은 국제 미아의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중러를 요절내려다 되레 미국이 요절 당하게 생겼다. 대량 살상이 일상화가 되고 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불평불만이 과열돼 곧 폭동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바이든의 국정 지지율이 겨우 33%다. 다가오는 중간선거에서 집권 민주당 참패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제는 바이든이 새 출발 새 도약을 시도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이 살고 세계가 평화로워진다. 대북적대정책을 당장 철회해야 미국의 안보 우려가 해소된다. 먼저 한반도 평화부터 챙기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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