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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으로 보는 북한-서문] ‘자주·평화·친선’ 내세우며 161개 나라와 수교한 북한

nk투데이 | 기사입력 2022/06/24 [16:24]

[헌법으로 보는 북한-서문] ‘자주·평화·친선’ 내세우며 161개 나라와 수교한 북한

nk투데이 | 입력 : 2022/06/24 [16:24]

북한 사회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한 사회 구조와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교재는 북한 헌법이다. 

헌법을 분석하다보면 북한 사회의 기본 이념과 국가 정체성, 사회 구조와 작동 원리, 국가 정책과 노선을 잘 알 수 있다. 

이에 nk투데이 편집부는 북한 헌법을 하나하나 파헤쳐보는 연재를 기획하였다. 

분석할 북한 헌법은 현재 한국에서 입수할 수 있는 가장 최신판인 2019년 8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에서 수정보충한 헌법을 기준으로 한다. 

또한 표기법은 한국의 맞춤법을 따르되 불가피한 경우 북한 표기를 그대로 두었다. 

북한 헌법은 통일부, 법무부, 법제처가 공동 운영하는 통일법제 데이터베이스(https://unilaw.go.kr)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7) 대외이념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대외정책의 기본 이념을 밝히시고 그에 기초하여 나라의 대외관계를 확대 발전시키시었으며 공화국의 국제적 권위를 높이 떨치게 하시었다. [서문14]

 

북한의 대외정책 기본 이념은 ‘자주·평화·친선’이다. 이는 헌법 17조에도 명시되어 있다. 

 

 

‘자주·평화·친선’ 이념은 1980년 10월 6차 당대회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김일성 주석은 「조선로동당 제6차대회에서 한 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자주·친선·평화’를 대외정책 이념으로 공식 천명했다. (국토통일원, 『조선로동당대회자료집』 제4집, 국토통일원, 1989, 73~75쪽) 

 

김일성 주석은 1988년 9월 ‘공화국 창건’ 40주년 경축보고대회 연설에서는 ‘자주·평화·친선’으로 순서를 바꿔 새롭게 제시하기도 했다. 

 

이후 북한 문헌을 보면 ‘자주·평화·친선’과 ‘자주·친선·평화’가 혼용됨을 알 수 있다. 

 

한승대는 북한이 당면 정세에 맞게 더 강조해야 하는 부분을 앞세우는 것으로 해석했다. (한승대, 「2012년 북한 외교정책의 기본이념 변경과 혼합에 관한 단상」, 『북한학연구』 17권, 동국대학교 북한학연구소, 2021.)

 

북한은 ‘자주·평화·친선’ 이념에 기초해 외교관계를 확대하였다. 

 

북한 문헌에 따르면 북한은 자국을 우호적으로 대하는 모든 나라와 “완전한 평등과 자주성, 상호존중과 영토완정(통일), 내정불간섭, 호혜의 원칙에서 국가적 또는 정치, 경제, 문화적 관계”를 맺으며, “자주성을 옹호하는 세계 인민들과 단결하며 온갖 형태의 침략과 내정간섭을 반대하고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적, 계급적 해방을 실현하기 위한 모든 나라 인민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 성원”하는 대외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수교국 변화를 보면 1953년 12개, 1960년 16개, 1971년 35개, 1980년 98개, 1990년 105개, 2001년 138개, 2010·2020년 161개 나라로 늘어왔다. (통일부 북한정보포털, 외교부 외교백서 참조) 

 

▲ 북한의 연도별 수교국 수 변화

 

또 200여 개의 국제기구에 가입해 있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는 세계 정치의 원로로서 자주의 새 시대를 개척하시고 사회주의 운동과 블록불가담운동의 강화 발전을 위하여, 세계 평화와 인민들 사이의 친선을 위하여 정력적으로 활동하시었으며 인류의 자주 위업에 불멸의 공헌을 하시었다. [서문15]

 

북한이 ‘자주의 새 시대’, 짧게는 ‘자주시대’라고 부르는 시대는 인류 역사에서 자주성을 위한 투쟁이 분출한 격동의 시대를 뜻한다. 

 

이 시대에 우리 민족을 포함해 여러 식민지 민족이 자신을 지배하던 제국주의에 맞서 싸워 독립을 이루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자주시대의 지도사상인 주체사상을 창시하고 주체적인 노선을 제시하였으며, 제국주의에 맞서 혁명을 승리하는 모범을 창조하였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전 세계 사회주의 운동 강화 발전에도 관심을 보였다. 

 

북한은 소련의 흐루쇼프가 수정주의를 앞세우자 사회주의 원칙과 어긋난다며 비판하였으며, 90년대 동구권 사회주의가 붕괴하자 사회주의 부활을 전면에 내건 ‘평양선언’을 발표하고 전 세계 사회주의 정당을 규합하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사회주의는 과학이다」(1994년 11월 1일 노동신문에 발표한 논문)와 같은 논문을 여러 편 발표해 세계 사회주의 운동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였다. 

 

북한은 ‘비동맹운동’(북한에서는 ‘블록불가담운동’이라 부른다)에도 많은 힘을 기울였다. 

 

이 운동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진영, 소련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진영에 속하지 않은 제3세계 국가들이 독자 세력화를 추구한 운동이다. 

 

김일성 주석은 비동맹운동의 계기가 된 반둥회의 10주년을 기념해 1965년 4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비동맹회의에 참석하였다. 

 

또, 1974년 5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위원회 확대회의에서 비동맹운동 정식가입 방침을 확정하였다. 

 

북한은 1975년 8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비동맹외무장관회의(리마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비동맹운동의 정식회원국이 되었다. 

 

북한은 비동맹운동을 통해 반미·반제국주의 운동을 확대하려 하였다. 

 

북한은 이상과 같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활발한 대외 활동이 ‘인류의 자주 위업’에 ‘불멸의 공헌’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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