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펠로시는 왜 윤석열을 만나지 않았나?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8/05 [15:40]

[논평] 펠로시는 왜 윤석열을 만나지 않았나?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2/08/05 [15:40]

낸시 펠로시 미 연방의회 하원 의장이 짧은 시간 한국에 왔다 갔다. 펠로시 의장은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났고 윤석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으며, 비무장지대를 방문했다. 

 

미국에서 연방의회 하원 의장은 미 행정부의 예산을 집행하는 중요한 자리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주어진 실권이 거의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펠로시 의장은 미국 민주당 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이은 권력자다. 

 

미국에서 막강한 정치력을 가진 펠로시 의장이 한국에 오는데 윤 대통령과 면담 일정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한 전부터 이런저런 말이 나왔다. 

 

펠로시 의장은 윤 대통령을 제외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일본의 정상은 다 만났다. 

 

펠로시 의장 측은 윤 대통령을 만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고 대통령실의 설명이 있었다. 

 

대통령실은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는 이유로 첫 번째 윤 대통령의 휴가, 두 번째 만날 ‘급’이 아님, 세 번째 국익 고려 등으로 설명했다.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많은 이들은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이다. 

 

왜냐하면 한미동맹을 가장 최우선으로 여기는 윤석열 정부인데 대통령이 휴가 중이어서 안 만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날 ‘급’이 아니기에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겠다고 한 대통령실의 발언은 윤 대통령이 보인 행보를 봤을 때 더 이해되지 않는 해명이다.

 

지난 4월 19일 당선자 신분일 때 윤 대통령은 방한 중인 성 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함께 만찬을 한 적이 있다. 성 김 대표는 급으로 따지면 ‘차관보’이다. 대통령보다 한참 급이 낮은 사람을 만나 술도 마신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급’을 따지면서 만나지 않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한 국익을 고려했다는 점은 중국을 의식했다는 것인데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윤석열 정부가 진짜 국익을 고려했다면 대중국 봉쇄망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지 않았어야 한다. 그리고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인 칩4도 거리를 둬야 한다. 

 

미국의 대중국 봉쇄망에 적극 참여하는 윤석열 정부가 중국을 의식해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겠다는 점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대통령실의 해명이 이해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이 만나지 않은 것을 두고 미국 측의 의사라는 주장이 나왔다. 

 

방송인 김어준 씨는 4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본인이 파악한 정보에 의하면 펠로시 의장 측이 이번 방한 기간에 윤 대통령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정보는 한국 측에서 나온 정보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김어준 씨 주장에 따르면 미국이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왜 윤 대통령을 만나지 않았을까? 

 

윤 대통령은 취임 두 달여 만에 지지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지며 민심을 잃고 있다. 국민 안에서는 퇴진, 탄핵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미국 안에서는 이런 윤석열 정부가 조 바이든 행정부에 짐이 된다는 주장이 최근 나오고 있다.

 

미 안보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는 지난 7월 29일 최승환 일리노이대 교수의 글 「바이든은 인기 없는 한국 대통령의 몰락을 멈출 수 있을까?」를 소개했다. 

 

최 교수는 글에서 “미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인기가 없는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잠재적으로 불리한 외교 정책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면서 “잘못된 정치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은 너무 빨리 미국의 골칫거리가 되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거만하게 굴지 않도록 진지하게 말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 7월 22일 최상훈 서울지국장의 기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지적하며, 이것이 바이든 행정부에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펠로시 의장이 윤 대통령을 만나지 않음으로써 미국은 언제든 골칫거리가 되는 사람, 세력과는 관계를 끊을 것이라는 ‘경고’를 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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