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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왕은 찬양하면서 노동자는 증오하는 조선일보”

강서윤 기자 | 기사입력 2022/09/10 [19:20]

“영국 여왕은 찬양하면서 노동자는 증오하는 조선일보”

강서윤 기자 | 입력 : 2022/09/10 [19:20]

지난 8일(현지시각) 사망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를 추모하면서 정작 힘든 삶을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노동자들을 외면한 보수 언론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선일보 등 족벌언론들은 재벌총수나 상층 지배권력자들이 사망했을 때 항상 이런 식으로 찬양과 애도, 추모가 넘치는 기사들을 쏟아내 왔다. 그들의 잘못과 책임은 가리고 기여와 공로를 아주 작은 것까지 찾아서 기억해냈다. 

 

하지만 그렇게 너그럽고 공감과 사랑이 넘치는 태도와 관점이 왜 전광판 위에서, 고공농성장에서 추석을 보내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나, 수백억 손배가압류로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절규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전혀 적용되지 않는 것일까.”

 

위는 다른세상을향한연대에서 실행위원으로 활동하는 전지윤 씨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은 말이다.

 

 

 


전 씨는 엘리자베스 2세의 사망과 관련해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한 족벌언론들이 쏟아내는 찬양과 애도, 추모가 넘치는 수많은 특집 기사들(그리고 윤석열의 조문글)을 그냥 보고 넘기기 어렵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영국의 군주제와 왕실은 아직도 남아있는 봉건시대의 낡은 유물이고 영국 제국주의와 식민지배의 어두운 역사에 큰 책임이 있다”라며 “오늘날에도 인종주의와 권위주의 등 보수적 이데올로기의 중심이자 특권적인 사치와 낭비와 수직적 위계질서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 씨는 노동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방점을 둔 노란봉투법 제정 등 국회 입법을 극렬히 반대하는 사설을 내놓은 보수 언론을 향해 “이들이 누구를 사랑하고 누구를 증오하는지 너무 잘 알겠다”라고 직격했다.

 

마지막으로 전 씨는 “군주제는 우리 역사상 가장 어둡고 무지한 시대에 인류에 대한 탐욕과 배신의 손에 의해 부과된 폭정의 산물”이라면서 “그들은 혈통으로 인한 그들의 범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아래는 전문이다.

 


 

 

아무리 상층 지배권력자이고 역사적인 죄과가 많은 사람이더라도 누군가가 죽었을 때 기뻐하면서 축하하고 그러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해 왔다. 그 누군가도 결국은 나와 다르지 않은 나약한 인간일 뿐이고 누군가의 사랑을 받았을 사람이고, 따라서 누군가는 그 죽음을 슬퍼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본으로 죽음은 기뻐하고 축하할 일이기 보다는 안쓰럽게 돌아볼 일이다. 

 

하지만, 오늘 아침부터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죽음에 대해서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한 족벌언론들의 쏟아내는 찬양과 애도, 추모가 넘치는 수많은 특집 기사들(그리고 윤석열의 조문글)을 보자니 그냥 보고 넘기기 어렵다. 사망한 영국 여왕이 “친절한”, “소탈한”, “겸손한”, “온화한”, “인간적인” 사람으로서 “사랑과 존경”을 받았고 “위대한 유산”을 남긴 “소중한 군주”였다는 등의 기사들이 흘러 넘치고 있다. 

 

진실은 영국의 군주제와 왕실은 아직도 남아있는 봉건시대의 낡은 유물이고, 영국 제국주의와 식민지배의 어두운 역사에 큰 책임이 있고, 오늘날에도 인종주의와 권위주의 등 보수적 이데올로기의 중심이자 특권적인 사치와 낭비와 수직적 위계질서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물론, 왕실을 구성하는 개별 구성원들이 모두 나쁜 인간성을 가진 악당이거나 타고난 괴물들일 리는 없다. 좋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인성이 부족한 구성원이더라도 가끔은 선행도 하고 사회에 기여도 할 것이다. 인간적인 갈등과 모습도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현대적 적응과 변화’가 21세기까지 몇몇 나라에서 아직도 군주제가 유지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따라서 아주 아주 너그러운 관점에서 그런 기여와 공로들을 굳이 찾아내서 부각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고, 군주제와 왕실이라는 구조와 제도의 본질을 가리고 그 정반대로 포장하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하는 것이다. 

 

조선일보 등 족벌언론들은 재벌총수나 상층 지배권력자들이 사망했을 때 항상 이런 식으로 찬양과 애도, 추모가 넘치는 기사들을 쏟아내 왔다. 그들의 잘못과 책임은 가리고 기여와 공로를 아주 작은 것까지 찾아서 기억해냈다. 

 

하지만 그렇게 너그럽고 공감과 사랑이 넘치는 태도와 관점이 왜 전광판 위에서, 고공농성장에서 추석을 보내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나, 수백억 손배가압류로 지옥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절규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전혀 적용되지 않는 것일까. 

 

반면에 ‘민주당이 추진하는 노란봉투법은 하반기 국회에서 반드시 막아야 할 고지’라며 특별 사설까지 쓰면서 나서는 것일까. 이들이 누구를 사랑하고 누구를 증오하는지 너무 잘 알겠다. 영국의 식민지배에 맞서 싸웠던 아일랜드의 사회주의자이자 혁명가였던 제임스 코널리의 말은 엘리자베스 2세가 사망한 오늘 아침에 우리가 기억할 가치가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상에서 인류애보다 더 신성한 것은 없다고 믿으면서 우리는 이 왕족 제도에 대한 모든 충성을 거부한다... 군주제란 무엇인가? 그것은 어디에서 그 승인을 얻는가? 인류에게 주어진 선물은 무엇인가? 군주제는 우리 역사상 가장 어둡고 무지한 시대에 인류에 대한 탐욕과 배신의 손에 의해 부과된 폭정의 산물이다. 그것은 약탈자의 검에서 유일한 승인을 얻었으며 인류에 대한 그것의 선물은 의기양양하고 파렴치한 부정행위의 해악적 사례 말고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들이 혈통으로 인해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한, 그들은 혈통으로 인한 그들의 범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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