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는 현대차·기아 등 한국 대기업이 생산한 전기자동차에 보조금을 주지 않겠다며 한국의 뒤통수를 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한 불신이 높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미국 대기업 애플이 한국인을 대놓고 ‘호구 취급’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민심의 분노가 폭발했다.
“진짜 엄청 비싸다.”
“이게 합법적 양아치가 아니면 뭔가.”
“같은 디자인에 색깔 놀이만 하는 것 같다.”
“불매운동 가자. 아이폰 버린다.”
“한국 무시하는 애플 아이폰 안 사면 그만이다.”
위는 지난 8일 애플이 출시를 예고한 신작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아래 아이폰14)를 두고 온라인 광장에서 솟구치는 댓글 여론이다. 애플이 전작인 아이폰13 대비 한국에서 출시되는 아이폰14의 가격을 최고 17%나 올리겠다고 확정 지으면서 터져 나온 민심이다.
애플은 한국에서 출시되는 아이폰14에 달러 대비 1,500~1,600원대 환율을 적용해 가격을 매긴 것으로 알려졌다. 날마다 출렁이는 환율에 따라 다소 가격이 달라지긴 하지만, 국내에서 출시될 아이폰14의 가격은 대체로 전작인 아이폰13과 비교해 적게는 16만 원에서 많게는 33만 원이나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기준 국가별 애플 홈페이지에 공개된 각국의 아이폰14 출고가는 다음과 같다. 먼저 애플이 한국에서 출시하는 아이폰14 가격에 매긴 출고가를 살펴보자. 각각 125만 원(일반 아이폰 14), 135만 원(플러스), 155만 원(프로), 175만 원(프로맥스) 순이다.
반면 미국에서 출시되는 아이폰 14의 출고가는 다음과 같다. 약 109만 8,000원(일반 아이폰14), 약 123만 6,000원(플러스), 약 137만 3,000원(프로), 약 151만 8,000원(프로맥스) 순이다.
이와 관련해 애플은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환율 영향으로 한국 등 북미 이외 지역에서는 지난해보다 가격이 20%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율이 올라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렸으니 이해해달라는 취지다.
하지만 애플의 말은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 다른 국가와 비교해봐도 한국에서 출시될 아이폰14의 가격이 유독 비싸기 때문이다. 애플은 일본에서도 가격을 올렸는데 한국과 비교할 바는 아니다. 일본에서 출시될 아이폰14의 가격은 한국과 견주어보면 9만 원~16만 원가량이나 더 싸다.
일본에서 출시되는 아이폰14의 출고가는 다음과 같다. 약 115만 7,000원(일반 아이폰14), 약 130만 2,800원(플러스), 약 144만 7,000원(프로), 약 159만 2,000원(프로맥스) 순이다.
애플은 자국인 미국에 이어 중국에서 출시될 아이폰14의 출고가를 지난번과 똑같은 수준으로 동결했다. 인구 대국 중국이 ‘큰손’임을 고려해도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최근 들어 바이든 행정부가 군사, 경제 등 여러 측면에서 중국과 대결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출시되는 아이폰14의 출고가는 다음과 같다. 약 119만 6,000원(일반 아이폰14), 약 139만 6,000원(플러스), 약 159만 5,000원(14프로), 약 179만 5,000원(프로맥스) 순이다.
중국의 경우 가격이 비교적 싸서 많이 팔리는 일반 아이폰14의 가격이 한국보다 약 6만 원 정도 낮은 점이 눈에 띈다.
게다가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보면 한국은 출시일에서도 꼴찌로 밀렸다. 14일 국립전파인증원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4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반드시 필요한 기기 적합성 평가(전파인증)를 아예 신청하지 않았다.
국립전파인증원은 전파인증과 관련해 “방송 통신 기자재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로 인한 방송 통신 기자재 기기 간 전파간섭과 오동작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한다. 이런 중요한 절차를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국을 후순위에 둔 애플의 속내를 엿볼 수 있다.
아이폰14의 한국 출시일은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8일 애플은 미국·유럽·일본 등을 9월 16일 1차 출시국, 말레이시아·튀르키예 등을 9월 26일 2차 출시국으로 확정했지만 한국은 그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아이폰14의 국내 출시는 10월 중후반으로 미뤄질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가격은 세계 최고가로 매겨놓고 출시는 최대한 뒤로 늦추는 모습에서 한국을 대놓고 ‘호구’로 여기는 애플의 횡포와 갑질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돌이켜보면 한국에서 출시되는 아이폰 신작의 가격과 출시일은 늘 다른 국가보다 유독 비싸고 늦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그런데 애플의 만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애플은 한국에 출시되는 아이폰 앱 기반 지도에서만 ‘독도’라고 표기하고 다른 국가에서는 일본이 주장하는 ‘다케시마’라고 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한국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지 않는 미국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통과되면서 국내에서는 미국을 향한 역대급 불신과 분노에 활활 불이 붙은 모양새다.
여기에 애플의 도 넘은 횡포까지 정면으로 맞닥뜨린 국내 민심이 앞으로 어떤 반응과 행동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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