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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은 ‘이태원 행정참사’의 공범”

강서윤 기자 | 기사입력 2022/11/01 [18:34]

“윤석열 정권은 ‘이태원 행정참사’의 공범”

강서윤 기자 | 입력 : 2022/11/01 [18:34]

“모두를 죄인으로 몰아 국가의 책임을 희석시키려는 작태는 단호하게 거부한다. 이 정권을 탄생시킨 주역들은 내 나라 젊은 군인들에게 욱일기에 경례를 하게 만들어도 환호하는 자들이고 나라를 팔아먹는다 해도 미래세대에 대한 다정한 연대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단언컨대 젊은이들의 넋이 스러지게 만든 공범들이다.”

 

 

 

 

소셜 칼럼니스트 강미숙 씨가 “(윤석열 대통령이) ‘안전을 중시하는 관료적 사고를 버리라’라고 주문한 결과가 ‘이태원 행정참사’”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강도 높게 규탄했다.

 

강 씨는 지난 10월 31일 페이스북에서 “이번 이태원 참사는 일상의 공간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세월호보다 더 끔찍하고 더 잔인한 행정참사”라며 “작년까지는 경찰의 통제를 받았던 이태원 축제가 왜 올해는 무정부 상태가 되었는가. 경찰청이 행안부의 지휘를 받는 기관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태원 행정참사가 극명하게 보여주었다”라고 일침을 놨다.

 

 

 

 

그러면서 “월북한 사람을 전 정부 때려잡기에 이용하는 것이 정치질이고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말이 정치질이며 국민에게 이래라 저래라 훈계하는 것이 정치질”이라면서 “함부로 ‘정치적’이란 말을 내뱉지 마라”라고 윤석열 정권의 행태를 신랄하게 꼬집었다.

 

강 씨는 “대통령, 행정안전부 장관, 서울시장, 용산구청장, 경찰청장, 용산경찰서장 당신들의 직무유기를 국민은 철저히 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래는 전문이다.

 


 

 

“안전을 중시하는 관료적 사고를 버리라” 주문한 결과가 이태원 행정참사

 

아마추어이거나 공권력으로 사적 이익을 취하고 국민에 대한 진정성이 없는 자들에게 권력을 맡기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이명박, 박근혜 때 다기다양하게 경험한 바 있다. 그러나 인간은 종종 망각의 동물인지라 겨우 빠져나온 터널의 끝에서 어처구니없게도 또다시 그들에게 고스란히 국가를 상납하는 어리석음을 범했다. 그런 점에서 그 누구도 이 사회적 참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두를 죄인으로 몰아 국가의 책임을 희석시키려는 작태는 단호하게 거부한다. 이 정권을 탄생시킨 주역들은 내 나라 젊은 군인들에게 욱일기에 경례를 하게 만들어도 환호하는 자들이고 나라를 팔아 먹는다 해도 미래세대에 대한 다정한 연대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단언컨대 젊은이들의 넋이 스러지게 만든 공범들이다. 당신들의 노후를 짊어질 154명 젊은이들의 창창한 숨을 빼앗은 날 지지율 상승으로 목에 힘주게 만든 바로 당신들 말이다. 최소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것을 인정하기라도 했다면 오늘의 참사는 없었을 것이다. 

 

정치인들은 말로 자신을 드러낸다. ‘말’은 실수가 아니라 평소의 소신과 철학을 드러내는 바로미터다. 이태원 참사 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대통령과 집권여당, 치안책임당국인 공직자들이 뱉어낸 말들이다.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단 말이야? - 윤석열

**경찰이나 소방인력을 미리 배치했어도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서울 시내 곳곳에서 여러 소요와 시위가 있었기 때문에 경찰병비 병력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다, - 이상민 행안부 장관

***윤석열 퇴진 중고생 촛불집회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 - 장상윤 교육부 차관

****국민적 슬픔을 당파적 분노로 전도시켜서는 안 된다. 추모를 정쟁으로 변질시켜서도 안 된다. - 권성동

*****지금은 추궁의 시간이 아니라 추모의 시간이다. 슬픔을 나누고 기도해야 할 시간이다. -정진석

*이태원 참사 원인규명에 총력을 다하겠다. 부상자, 목격자, 문잠근 상인과 종업원 44명 조사를 마쳤다. 475명의 인력을 투입하여 SNS 영상까지 정밀하게 수사하겠다 –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밀어’ 외친 남성과 문을 걸어 잠근 상인을 조사, 필요하면 강제수사하고 결과에 따라 사법처리하겠다. - 김희중 경찰청 형사국장 

 

미치지 않고서야,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지 않는다면 절대 할 수 없는 말들이다. 대통이 저렇게 말하니 아래에서도 함부로 지껄인다고 볼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에서 저렇게 말하는 고위공직자를 본 적이 있는가. 기강은 위로부터 세워지는 법이다. 

 

윤석열은 대선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국민이 세금을 내고 전쟁이 났을 때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는 것은 내가 필요할 때 국가가 나를 지켜준다는 믿음을 전제로 하는 것”, “국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국민의 안전보호”라며 자신을 밀어주면 국정의 최우선과제로 삼겠노라 한 바 있다. 지난 서울 강남 침수사고 때에도 “국민안전에 대해 국가는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윤석열의 말’은 어디까지나 임기응변식 수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전후 행동이 대변한다.

 

지난 8월 한미연합 군사훈련 나흘째 유사시 전쟁지휘부 역할을 담당하는 B-1 벙커에서 윤석열이 직접 주재한 화상회의 당시 화면이 먹통이 됐지만 상황파악조차 안 되는 참사가 벌어졌었다. 국군통수권자의 지휘가 군 지휘부에 하달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말 그대로 무정부 상태. 또 해군 구축함이 3시간이나 통신두절 됐음에도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 한달 가까이 몰랐다고도 한다. 

 

“원전업계는 전시상황이다. 전시엔 안전을 중시하는 관료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지난 6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으로 5년간 바보짓을 했다면서 윤석열이 한 말이다. 핵발전소의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관료적 사고’로 규정하는 대통령 밑에서 공직자들이 어떤 태도로 일하는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원전에 이상이 발생해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을 수도 있음이다. 안전을 우선시하는 것을 관료적 사고로 몰아가는 정부이니 자칫 문책받을 것을 두려워하여 국가적 방사능 재난이 발생해도 국민에게 쉬쉬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만에 하나 그런 사고가 난다면 이태원 참사는 비할 바가 못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언제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고 전쟁이 나도 국군통수권자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관심도 없는 나라에 살고 있다. 사람 잡는 백정마냥 마음에 안 드는 것을 범죄시하여 인질로 삼는 것 외에는 관심도 의지도 없는 사람이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나라, 방사능 재난이 일어나 피폭되어도 알지 못하며 주최자가 분명치 않은 축제 따위에는 절대로 가서는 안되고 이불 밖은 어디나 다 위험한 나라에서 자신의 안전을 각자 챙겨야 하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 생때같은 자식을 잃어도 안전을 책임지는 치안 책임자나 대통령에게 미안하다는 사과 한마디 들을 수 없는 나라, 애도와 책임을 묻는 것조차 가이드라인을 따르라는 전체주의 국가에 살고 있다. 

 

그자들이 내놓는 생색은 고작 상황파악이 안 돼 본능적으로 행동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주변에 있었던 청년들과 상인들을 강제수사하여 사법처리하겠다는 것이고 치료비를 우선대납하고 세금과 통신요금을 감면하거나 유예해 주겠으며 사망자 장례비와 최소 45만원부터 생계비를 지원해주겠다는 것이다. 이마저도 사고가 났을 뿐인데 왜 국민혈세를 마구잡이로 쓰느냐고 항의하는 목소리를 감수하면서 말이다. 아니 그럼, 국가가 작동하지 않아 자식이 죽었는데 치료비를 자부담시킬 생각이었다는 말인가.

 

그곳이 전쟁터도 아닌데 조기게양이라니, 그것으로 추궁이 아닌 추모의 시간이라며 기간을 정해 애도를 강요하는 정부라니. 조기를 게양하고 검은 리본을 다는 것으로 생색을 내는 공식 애도기간이 끝나면 또 지겹다고 할 참이더냐. 공식 애도기간 따위 집어치워라. 애도기간은 국민이 알아서 정한다. 우리는 아직도 세월호 희생자 애도기간이 끝나지 않았고 강남 침수사고로 희생된 모녀의 애도기간이 끝나지 않았으며 빵을 만들다 사망한 내 자식 같은 젊은 노동자를 추모 중이며 수많은 김용균들을 애도 중이다.

 

사회적 참사는 애도와 원인규명, 책임자 처벌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지 마치 이어달리기하듯 순차적으로 할 일이 아니다. 월북한 사람을 전 정부 때려잡기에 이용하는 것이 정치질이고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말이 정치질이며 국민에게 이래라 저래라 훈계하는 것이 정치질이다. 함부로 ‘정치적’이란 말을 내뱉지 마라. 우리의 삶에 정치적이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 오늘 저녁 식구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는 나라에 살면서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밥먹듯 하는 대통령을 매일 봐야 하는 극도의 정치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함부로 ‘정치적’이라 말하지 말라.

 

이번 이태원 참사는 일상의 공간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세월호보다 더 끔찍하고 더 잔인한 행정참사다. 작년까지는 경찰의 통제를 받았던 이태원 축제가 왜 올해는 무정부상태가 되었는가. 경찰청이 행안부의 지휘를 받는 기관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태원 행정참사가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경찰청 국수본부장은 이태원 참사의 원인규명을 즐기기 위해 현장에 있었던 죄밖에 없는 청년들과 상황파악이 안 되어 업소를 보호하고자 한 상인에게서 찾을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게 자신의 꼴을 돌아봐야 할 것이다.

 

당신들이 도입한 신자유주의 경쟁교육에 어쩔 수 없이 자식을 맡기며 금이야 옥이야 20여년을 키워낸 생때같은 자식들을 154명이나 죽여놓고 사죄 한마디 없는 후안무치한 자들. 실수로 지나가는 사람의 발을 밟아도 미안하다 사과하는 게 상식이거늘 내 나라 시민들 잠자리 옆에 미사일을 쏘고도, 집에 가서 두 다리 뻗고 주무시느라 모처럼 축제를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죽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도 사죄 한마디 안 하는 당신들이 무슨 입이 있어 국민에게 애도하라 마라 지껄이는가. 괜한 희생양 만들어 죄없는 국민을 살인자로 몰아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다면 엄청난 역풍을 맞을 것이다. 

 

대통령, 행정안전부 장관, 서울시장, 용산구청장, 경찰청장, 용산경찰서장 당신들의 직무유기를 국민들은 철저히 물을 것이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내 피와 살로 키운 자식들을 죽이다니, 내 새끼일 수도 있었던 꽃 같고 별 같은 젊은이들을 살려내라! 그럴 수 없다면 아닥하고 국민의 명령에 복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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