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 시각) 한국의 155밀리 포탄 10만 발이 우크라이나에 제공된다고 보도했다. 10만 발이면 우크라이나 포병부대가 몇 주간 집중 전투를 벌이기에 충분한 양이라고 한다.
11월 초 미국을 방문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을 만나 미국이 한국의 포탄을 사서 우크라이나군에 주는 것을 비밀리에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덧붙였다.
이 장관은 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로 지난 1일 미국에 갔으며, 3일 오스틴 장관을 만나 협의회를 진행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기로 합의한 것은 이를 전후한 시점으로 보인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8월부터 155밀리 포탄이 얼마 남지 않아 미 국방부가 걱정하고 있었는데 한국이 무기를 판매함으로써 한숨을 돌렸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로 윤석열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월 28일 “살상 무기를 공급한 사실이 없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우리 주권의 문제”라면서 “우리는 세계 모든 나라들, 러시아를 포함해서 평화적이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런 의견을 밝힌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말 때문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10월 27일(현지 시각) 모스크바에서 열린 ‘발다이 국제 토론 클럽’ 회의에서 “현재 우리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알았다”라며 “이는 우리(한러) 관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말한 시점이면 윤석열 정부가 우크라이나 무기 제공 결정을 내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이 장관이 혼자 결정할 리 없다. 이 장관 출국 전에 윤석열 정부 차원에서 결론을 내렸거나 최소한 무기 제공 방향으로 합의를 보았을 시점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 알려지면서, 이후 한러 관계에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서는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제공을 합리화하려고 그동안 미국이 북러 무기 거래설 의혹을 계속 제기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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