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작금의 현실 앞에 선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제부터라도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를 모시고 희생자를 향한 진짜 추모와 애도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가 이태원역 근처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분향소를 마련하며 밝힌 설립 취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49재를 이틀 앞둔 14일, 이태원 광장에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합동 시민분향소가 마련됐다.
“아들을 보내지 못하는 어머니의 심정에 추위를 뚫고 나왔다.” “아이의 죽음을 영원히 잊지 말아 달라. 부탁드린다.‘ “참사 당일 저녁 6시 30분 시민들의 신고에 귀 기울였다면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다.” “원통하고 억울한 마음은 금할 길이 없지만 더 평안하게 갈 수 있게끔 국민 여러분들이 도와주시길 바란다.”
유가족들은 시민분향소 설치가 끝난 뒤 이날 오후 5시가 넘어 약식 기자회견에서 위처럼 말했다.
오후 5시 15분쯤 유가족들은 희생된 가족의 영정사진과 위패를 직접 들고 시민분향소로 힘든 발걸음을 옮겼다.
유가족들은 가족들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정을 정해진 자리에 놓은 뒤 영정을 쓰다듬고 헌화했다.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하는 유가족들의 모습에 현장의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시민분향소에는 희생자 가운데 유가족들의 동의를 얻은 77명의 영정과 위패가 놓였다. 영정 아래쪽에 희생자의 이름과 생년월일이 적혔다.
유가족협의회에 함께하지 않거나 영정 공개에 동의하지 않은 다른 희생자들의 자리에는 국화꽃 사진이 대신했다.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는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고 정부는 곧장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이어 정부의 지침 하에 ‘합동분향소’는 유가족의 의사는 확인하지도 않은 채 영정도, 위패도 없이 설치되어 추모하는 시민들을 맞았다”라며 “많은 시민분들이 희생자를 향한 추모 애도의 마음, 유가족을 향한 위로의 마음으로 시민분향소를 찾아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희생자들의 49재를 맞는 오는 16일 오후 6시께 이태원역 3번 출구 인근에서 ‘우리를 기억해주세요’를 주제로 시민추모제를 열 예정이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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