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생진보연합(아래 대진연) 예술단 ‘빛나는 청춘’(아래 빛청)의 박민아 단원은 지난해 ‘제1회 신혜원 상’을 받았다.
‘신혜원 상’은 고 신혜원 작가의 ‘강직한 신념, 투철한 조직관, 왕성한 실천력, 높은 실력’을 따라 배우는 데서 모범을 보인 문예 일꾼에게 주는 상이다.
박민아 단원은 계속 서울에서 활동하다가 2021년 대전지역 노래 동아리 활동 강화를 위해서 대전으로 활동 지역을 옮기고 성과를 냈다. 그리고 창작 활동, 실천 활동에서도 모범을 보였으며 최근에는 대전지역에서 촛불집회를 담당하고 있다.
박민아 단원과 인터뷰를 했다.
신혜원 선배님의 사진을 보면서 매일 정신을 차립니다
[기자] 신혜원 작가는 박민아 단원에게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박민아] 사실 신혜원 선배님과 얘기를 나눠본 게 몇 번 되지 않았지만 신혜원 선배님은 제 마음속에 깊이 남아있는 분입니다. 처음 ‘민들레’ 신입회원으로 혜원 선배님과 ‘그려주는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만나면서 제가 사람들을 대할 때 혜원 선배님과 어딘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또 제가 부족한 부분에서 선배님을 닮아가고 싶은 모습이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속마음도 더 많이 얘기했어요. 선배님과 나눈 대화와 선배님의 투쟁 모습은 제 활동의 고민과 어려움을 털어낼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죠. (민들레는 신혜원 작가가 생애 마지막까지 몸담아 활동했던 진보예술인 모임이다. 그려주는 인터뷰는 신혜원 작가가 민들레 회원을 만나서 인터뷰하고, 그 사람에 대한 느낌을 마지막에 그림으로 그려 선물로 주는 인터뷰이다.)
[기자] 신혜원 상을 받았을 때 마음이 어땠어요?
[박민아] 솔직히 상을 받을 때 너무 부끄러웠어요. 신혜원 선배님의 삶을 따라 배우고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크게 들어 반성했습니다. 상을 받으면서 더 정신 차릴 수 있는 계기였어요. 제가 대전지역에서, 대진연 문예 일꾼으로서 역할을 더 맡는 것에 주저하지 말아야겠다, 더 믿고, 더 헌신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죠. 사실 이 다짐을 순간순간 잊어버릴 때도 있죠. 그때마다 방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있는 신혜원 선배님의 사진과 상패를 보면서 다시 정신을 차리곤 합니다. ‘동지의 모습 속에서 신혜원 동지의 모습을 봅니다’라는 말에 더 큰 책임감과 더 크게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박민아 단원은 신혜원 작가 추모곡 「목련을 닮아」를 창작해 지난해 신혜원 1주기 추모제에서 빛청 단원들과 함께 공연했다.
[기자] 신혜원 작가 추모곡을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해주세요.
[박민아] 신혜원 선배님의 부고를 듣고 너무나도 비통하고 허망한 마음으로 걸어가던 중이었어요. 파란 하늘에 흰 목련이 피어있었는데 아직 춥지만 아름답게 핀, 참으로 깨끗한 목련의 모습이 마치 혜원 선배님 같아서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었죠. 이후에 시간이 지나 혜원 선배님 추모 전시회에서 목련꽃 그림과 환히 웃고 계시는 선배님의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요, 그때 가슴에 콱 와닿았습니다. 단단한 꽃망울 속에서 피어난 하얀 목련꽃이 마치 혜원 선배님의 신념 같다, 그래서 목련꽃 같은 포근한 웃음으로 나의 결심을 응원해주시겠구나, 대전으로 가려는 마음도 먹었죠. 그렇게 대전에 오게 되고 1주기가 가까워지면서 또다시 핀 목련꽃들이 혜원 선배님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1년 전의 마음이 되살아나 노래를 만들었어요.
신혜원 상은 문예 일꾼들에게 주는 상이니만큼 문예 실력도 뛰어나야 한다. 빛청 단원들은 박민아 단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박민아 단원은 세심해요. 연습 과정에서 작은 실수나 문제들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완벽한 연습을 위해 노력하죠. 의견을 내기 어려울 수 있지만 동지를 위해서 집단을 위해서라는 자각을 하고 의견을 줍니다. 또 신혜원 선배님 추모곡 「목련을 닮아」를 들으면 신혜원 선배님이 생각이 날 만큼 좋은 곡이라 생각해요. 노래를 듣고 누군가를 또는 어떤 상황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은데 실력도 갖춘 동지입니다.” (임대한 단원)
“박민아 단원은 노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데요, 2019년인가...박민아 단원과 친해지기 전이었어요. 그때는 모임 뒤풀이를 하면 저나 임대한 단원은 기타를 붙잡고 밤새 노래를 불렀어요. 그때 박민아 단원도 밤이 새도록 민중가요를 같이 불렀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가사를 곱씹으며 의미를 생각하는 모습이었죠. 가사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는 모습을 보니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며 더 좋은 세상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구나, 노래로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어요.” (안산하 단원)
굳센 의지와 투철한 조직관을 지닌 사람
대진연 회원들은 동아리 활동도 하지만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해 치열한 투쟁을 한다. 박민아 단원은 실천 투쟁에서 빠지는 법이 거의 없었다.
[기자] 모든 투쟁에 적극 나서는 것 같은데 왜 그런가요?
[박민아] 투쟁의 현장에 많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고 하면 이상할까요?(웃음) 그만큼 그냥 일상이라서 많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아요. 동지들과 함께하는 투쟁이라 더 빠지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고요. 조금 다른 이유라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조직이 제게 준 믿음에 보답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최근에 윤석열 퇴진 집회에서 문예 일꾼으로서, 지역 일꾼으로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그 과정에서 힘든 부분도 있지만 그보다 국민의 더 큰 사랑과 힘을 받아서 매주 살아가는 것 같아요. 행복을 맘껏 느끼면서 투쟁하는 것이 보람차서 매번 나가는 것 같아요.
빛청의 단원들은 박민아 단원의 이런 모습은 의지가 굳세고 투철한 조직관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박민아 단원은 의지가 굳센 사람이에요. 대전에서 서울로 매주 오가는 일정도 빠짐없이 소화하고, 지역에서 촛불도 담당하고 노래 동아리 운영을 책임지는 상황에서 한 번도 일정을 어긴 적이 없어요. 그리고 주위에서 박민아 단원이 크게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 없어요. 무엇이든 해내는 동지이죠. 2022년 대진연에서 요구하는 투쟁과 제주 역사 기행에서 4.3 노래 강연까지 모두 잘 해냈죠.” (안산하 단원)
“박민아 단원은 투철한 조직관을 지녔어요. 박민아 단원은 노래악단 ‘씽’으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씽’ 활동을 하다가 박민아 단원이 다니는 대학교에서 새로운 노래 동아리를 만들자는 제안에 적극 나서서 동아리를 만들었죠, 그리고 그 동아리에서 몇 년 동안 활동을 했죠. 그러다 2021년 대전지역에 새로운 노래 동아리가 만들어졌는데, 이 동아리를 운영하고 함께 활동할 사람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대전으로 아예 활동 지역을 옮기는 것을 박민아 단원에게 제안했죠. 서울에서 계속 활동하다가 대전으로 모든 것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었죠. 한 학원에서 몇년 동안 하던 아르바이트도 그만둬야 했고 대전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 했어요. 솔직히 쉽지 않았을 텐데, 박민아 단원은 고민 끝에 대전으로 활동 지역을 옮겼죠. 조직의 요구를 관철해야 한다는 자세를 지녔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투쟁이든 다른 활동이든 조직이 요구하는 것에는 물러섬이 없죠.”(임대한 단원)
조직의 요구를 관철하고 실력을 부단히 높이려고 애쓰는 박민아 단원의 모습에서 신혜원 작가가 떠오른다.
[기자] 신념의 강자, 투철한 조직관, 왕성한 실천력, 높은 실력을 신혜원 4대 정신이라고 하는데요. 본인은 어떤가요?
[박민아] 무엇 하나 더 먼저 꼽을 수 없을 정도로 4대 정신을 다 따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중에서도 제게 더 절실한 것은 신념의 강자로 되는 것입니다. 무엇을 하더라도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데 아직은 그러지 못하는 것 같아요. 조직적인 역할에서도, 문예와 실천 투쟁에서도 주저하는 마음이 조금, 아니 많이 남아있는데 신념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공부도 저에게 큰 과제예요. 신념을 더욱더 강하고 흔들리지 않게 공부를 정말 꾸준히, 깊게 그리고 현실과 결부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자] 앞으로의 포부를 말해주세요.
[박민아] : 앞으로 신혜원 선배님 앞에서 자책만 하기보단 당당하게 뵈러 갈 수 있도록, 이 상의 문구들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살겠습니다. 조직이 하자는 대로, 앞뒤 재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헌신했던 신혜원 선배님의 모습을 따라가는 후배, 영원한 ‘신혜원 동지’로 살아가겠습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실력을 높여서 세계 일류가 되자는 대진연과 주 20시간 연습이라는 빛청의 목표에 견줘도 제가 많이 부족하죠. 부단한 연습과 완강한 실천으로 단련된 사람, 조국과 동지를 위해 온몸 바치는 사람, 신념으로 모든 어려움을 뚫고 나가는 사람이 되기 위해 부단히 갈고 닦겠습니다.
“오늘 나의 결심에 부끄럽지 않도록 매일을 살겠습니다”라고 마지막 말을 하는 모습에서 매일 매일 발전하는 박민아 단원의 내일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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