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마중
-황선
청춘이여 그대들이. 저 음흉하고 육중한 문을 막아선 미군들을 바람처럼 지나쳐 너무나 오래도록 밟아보지도 못한 우리 땅 그곳으로 훌쩍 날아갔을 때.
미제 군용차거나 혹은 그들의 가랑이를 기꺼이 기는 사람만이 닿을 수 있었던 기지 깊숙히 자리한 구중궁궐 한미연합사 앞에 마침내 다다랐을 때.
우리도 그대들과 똑같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확신했다 이 긴 전쟁도 분단도 이렇게 끝이 나는구나. 가장자리를 헤매며 더듬거리던 분노들 이토록 절절히 사랑하기를 포기하지 않은 이들로 인해 과녁의 중심으로 중심으로 가고야 마는구나.
머리 위 마름들의 갑질을 그 마름의 주인의 그 주인의 원청의 갑질을 견디느라 그간 무겁게 억눌린 얼룩진 무명옷 어깨며 눈물과 한숨 스민 흰 옷고름이여, 치욕을 강요하는 저 첩첩의 갑질을 이렇게 벗어나는구나.
전 세계의 양심있는 손가락도 자존 높은 무기들도 모두 하나의 과녁을 향하고 있다. 도처에서 불을 지르던 ’죽음의 천사-아메리카‘ 거대한 제국 안팎에서 무너지는 소리.
그래, 마침내 봄 오시는 길목. 먼저 봄으로 핀 꽃이었다, 청춘이여.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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